북한군 헌병 집중단속…걸리면 최소 4개월 동안 ‘군기교육 강제노동 및 정치학습’
  • 최근 북한에서는 군인들의 장마당 출입을 전면금지했다고 한다. 사진은 북한 장마당의 일반적인 모습. ⓒ조선닷컴 프리미엄 조선 관련화면 캡쳐.
    ▲ 최근 북한에서는 군인들의 장마당 출입을 전면금지했다고 한다. 사진은 북한 장마당의 일반적인 모습. ⓒ조선닷컴 프리미엄 조선 관련화면 캡쳐.


    북한을 방문했던 사람들이 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북한에서는 군인들이 쉽게 눈에 띈다”는 것이다. 군인 수가 많기도 하거니와 북한 노동당의 지시에 따라 군인들이 건설공사 등에 강제 동원되기 때문에 도시나 장마당에서도 자주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북한 장마당에서 군인들을 보기 어렵게 됐다고 한다. 북한 노동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최근 각 지역 장마당들에 군인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인민군 위수경무부(한국의 헌병에 해당) 병사들이 진입로마다 검문을 실시하고 있다”고 지난 21일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5월 초부터 북한군 당국이 군인들의 장마당 출입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장마당 어디에서나 흔히 보이던 군인들이 최근에는 마치 빗자루로 쓸어낸 것처럼 모두 사라졌다”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북한군 위수경무부 군인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청진역에 주로 있었는데, 최근에는 모두 장마당에 진을 치고 있다”면서 청진시 주둔 육군 제9군단, 해군 제42해상전단, 청진해안경비대 보위부 간부들도 사복을 입고 장마당을 순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장마당에서 단속된 군인들은 위수경무부에서 조사를 마친 뒤 소속 부대 보위부로 넘겨진다”면서 “보위부로 넘겨진 군인들은 심한 구타는 물론 최고 4개월까지 부업 소대(강제노동 부대)에서 ‘혁명화 노동’을 하면서 정치사상 학습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北노동당과 북한군 수뇌부가 군인들의 장마당 출입을 막은 이유는 “후방물자(군수품)를 빼돌려 장마당에 내다 팔아 돈을 버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 소식통은 “장마당에서 팔리는 식량 대부분은 군부대 지휘관들이 빼돌린 것”이라며 “장마당은 부대 지휘관들에게는 후방물잘ㄹ 빼돌려 돈을 벌 수 있는 곳이고, 배고픈 병사들에게는 절도나 구걸로 허기를 달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다”고 설명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다른 함경북도 소식통은 “군인들의 장마당 출입금지령은 인민보안성의 주민동향자료를 보고받은 김정은이 당장 대책을 세우라고 명령을 내리고, 이에 따라 인민군 총정치국이 전 부대에 지시를 내렸기 때문에 시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지난 4월 말 인민보안성이 보고한 주민동향자료에는 ‘장마당에 유통되는 식량과 상품 상당수가 군부대에서 흘러나온 것’이라고 돼 있었다”면서 “실제로 장마당에 팔리는 식량, 해산물, 군복, 신발은 대부분 군 지휘관들이 빼돌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인민군 총정치국은 2013년 7군단 병사들이 집단으로 한국 영화를 보다가 발각된 사건도 장마당에서 알판(CD의 북한말)을 구입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설명까지 달아 ‘장마당은 북한 사회에서 자본주의 요소가 남아 있는 유일한 구역’이라고 지적하고, 장마당 출입금지 조치의 정당성을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북한 소식통들의 이야기대로라면, 김정은의 북한군 장마당 출입금지령은 단기적으로는 장병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장기적으로는 북한군 내부는 물론 장마당에서 돈을 벌어 생활하는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도 불만을 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 생산한 물자는 군용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품질이 매우 떨어져 주민들이 잘 찾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현실에서 장마당에 군용품을 내다 팔지 못하게 하면, 돈을 버는 것은 중국을 오가는 일부 북한인과 화교만 돈을 벌게 되고, 북한군 장병과 장마당에서 장사하는 일반 주민은 피해를 입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