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재일교포 북송에 활용…외화벌이 수단될 수도

러-북 운항 시작한 ‘만경봉’호, 대북제재 빈 틈 될까?

2016년 보수, 러시아 해운업체가 운영…“중국인 관광객, 화물 싣고 운항할 계획”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05.20 13:52:23

▲ 북한 페리선 '만경봉' 호가 러시아 해운업체의 운영으로 블라디보스토크와 나진을 오가게 됐다. 사진은 나진항에 정박해 있는 '만경봉' 호. ⓒ플릭커 공개사진 캡쳐.


지난 18일 오전 8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에 북한 페리선이 입항했다. 이름은 ‘만경봉’ 호. 1970년대 일본 교포들의 북송 사업에 활용됐던, 악명 높은 배다. 이 ‘만경봉’ 호가 이제는 러시아와 북한을 오가면서 ‘외화벌이’용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지난 18일과 19일 북한 ‘만경봉’ 호의 나진-블라디보스토크 운항 소식을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만경봉’ 호 운항은 북한 당국이 아니라 러시아 해운업체 ‘인베스트 스트로이트 레스트’의 자회사 ‘로스코르’가 맡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만경봉’ 호의 첫 운항에는 승객 40여 명이 탔으며 러시아인과 중국인 관광객들이었다고 한다.

‘인베스트 스트로이트 레스트’ 측은 “만경봉 호는 앞으로 주 1회 운항할 예정”이라며 “향후 북한과 러시아 극동 지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승객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한다. 중국 관광업체들이 이미 ‘만경봉’ 호 이용을 포함한 관광 상품을 내놓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19일 대북제재 전문가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를 인용, “북한 ‘만경봉’ 호가 中훈춘, 北나진, 러 블라디보스토크를 운항하며 승객 및 화물 운송에 활용된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위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만경봉’ 호 운항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 가운데 일부가 북한으로 흘러들 경우 대량살상무기 개발 자금으로 유용될 가능성을 지적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 위원회에서 미국 측 전문가 대표를 지낸 ‘윌리엄 뉴컴’ 박사의 의견도 전했다. 러시아 해운업체가 ‘만경봉’ 호 용선계약, 선박보험, 승무원 고용 관련 사항 등과 관련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2321호를 위반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21호에는 북한이 소유·통제·운영하는 선박에 대해서는 보험과 재보험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유엔 회원국이 자국 선박 및 항공기에 북한인 승무원을 고용할 수 없다는 규정도 포함돼 있다. 북한 김정은 집단이 ‘근로자 파견’이나 선박 임대 등을 통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 통치에 필요한 자금을 얻지 못하게 하기 위한 규정들이다.

때문인지 美정부가 운영하는 ‘미국의 소리’ 방송은 러시아 해운업체가 북한 ‘만경봉’ 호를 빌려 중국인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데 대해 예의주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 2002년 9월 부산 아시안 게임 당시 북한 응원단을 태우고 다대포 항에 입항하는 '만경봉' 호와 환영 인파들. ⓒKBS 만경봉 호 관련보도 화면캡쳐.


길이 162m, 폭 20.5m, 배수량 약 1만 톤인 ‘만경봉’ 호는 1971년 북한이 건조한 선박으로, 2016년 대대적인 보수를 거쳐 다시 운항하게 됐다. 40개 객실에는 최대 200명의 승객이 탑승할 수 있다. 배 안에는 2개의 바와 상점, 사우나, 노래방 등의 부대시설을 갖췄다. 화물도 1,500톤가량 실어 나를 수 있다.

‘만경봉’ 호는 건조 직후 일본 니가타 항을 드나들며 재일교포들의 북송에 활용됐다. 북한은 ‘만경봉’ 호의 선체 노후화가 심해지자 1992년 김일성 생일 80년에 맞춰 ‘만경봉-92’ 호를 건조했다. 건조 자금은 모두 재일 조총련에서 부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러시아 업체가 사용하는 배가 바로 ‘만경봉-92’ 호다.

‘만경봉’ 호는 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 때 북한 응원단을 태우고 다대포항에 입항한 적도 있다. 2011년에는 나진-금강산 구간을 운항하기도 했다고 한다.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newdaily.co.kr
[자유민주·시장경제의 파수꾼 - 뉴데일리/newdaily.co.kr]
Copyrights ⓒ 2005 뉴데일리뉴스 -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 청소년에 유해한 댓글 과 광고/반복게재 된 댓글은 작성을 금지합니다. 위반된 게시물은 통보없이 삭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