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차관급 인사부터 우선 단행… 일각, 코드 인사 우려
  •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오른편 뒷줄의 인사가 이번에 새로 제1부속비서관에 내정된 송인배 전 선대위 수행총괄팀장이다. ⓒ뉴시스 사진DB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오른편 뒷줄의 인사가 이번에 새로 제1부속비서관에 내정된 송인배 전 선대위 수행총괄팀장이다. ⓒ뉴시스 사진DB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 주초에 각 행정부처의 차관 인사부터 먼저 단행한다.

    수석비서관급에서는 외견상 소탕평(小蕩平)이 이뤄졌지만, 실무를 담당할 비서관급은 친문(친문재인)이 대거 전진배치된 청와대 인사처럼, 내각도 장관은 외견상 탕평하되 차관이 코드 인사 일색으로 이뤄져서는 안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18일 취재진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은 차관 인선을 다음주 쯤에 두 차례로 나눠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장관을 인사제청해야 할 이낙연 국무총리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인사청문과 임명동의 절차가 끝나려면 월말이나 돼야 한다는 점에서, 그와 같은 절차가 필요없는 차관 인사를 우선 단행해 국정 동력을 확보하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회에서 오는 24~25일 진행될 총리후보자 청문회에 앞서 일부 부처에 대해 1차로 차관급 인사를 단행하고, 청문회 이후 2차로 인사를 단행한다는 전망이다.

    단, 내달말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외무장관만은 차관급 인사 도중, 또는 그에 선행해서라도 인선이 이뤄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외무장관에 대한 인사제청은 이전 정권 인사인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하게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차관 인사가 청와대 비서관 인사처럼 또 하나의 '실무진에 숨겨진 코드 인사'가 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인사의 경우, 앞서 이뤄진 수석비서관급에는 민정수석이 PK친문본당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배정됐으나 그 외에는 대체로 외견상 탕평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후속으로 이뤄진 비서관 인사의 경우 친문계가 대거 전진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상황실장에는 윤건영 전 선대위 제2상황부실장이, 정무비서관에는 한병도 전 의원이, 제1부속비서관에는 송인배 전 선대위 수행총괄팀장이, 연설비서관에는 신동호 전 선대위 메시지팀장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건영 전 부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19대 국회의원이었던 시절, 의원실 보좌관으로 활동했던 측근 중의 최측근이다. 부산 출신으로 배정고를 나온 PK친문 핵심 인사다.

    일찍이 노무현정권 때 정무기획비서관을 지내고, 이후 노무현재단 기획위원을 맡아 문재인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다. 문재인 대통령을 항상 따라다녀 '그림자'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한병도 전 의원도 대표적인 친문 인사다. 지난해 4·13 총선에서 민주당 친문 인사를 대표해 전북 익산을에 출마했으나, 36.8% 득표에 그치면서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46.1%)에 큰 차이로 낙선했다가 이번에 정무비서관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송인배 전 팀장도 노무현정권에서 사회조정2비서관을 지낸 친문 인사이며, 신동호 전 팀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였던 시절에도 메시지를 관리했던 친문 직계다.

    수석비서관급과는 달리 비서관급에서는 대거 친문 인사가 포진하는 결과가 야기됐는데, 총리의 인사제청과 국회의 인사청문으로 어느 정도 탕평의 색채를 가미할 수밖에 없는 장관급과는 달리 차관급 인사가 이처럼 '코드 일색'으로 이뤄져서는 곤란하다는 우려다.

    정치권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 측이 상임위별로 민주당 의원들의 추천을 받아 공무원 리스트를 마련해놨다는 말이 들린다"며 "부처별로 코드에 맞는 공무원을 차관으로 끌어올리는 코드 인사가 국정 장악이라는 명분으로 진행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