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탕평은 성과無… 김동철 "개별 제안은 야당 분열 정치공작"
  • ▲ 안희정 충남지사의 측근으로 청와대 신임 대변인으로 임명된 박수현 전 의원이 16일 청와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안희정 충남지사의 측근으로 청와대 신임 대변인으로 임명된 박수현 전 의원이 16일 청와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출범 일주일째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문재인정권의 초기 인사가 친노(친노무현) 그룹 내에서 친문(친문재인)과 비문을 버무리는 소탕평(小蕩平)에서는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노무현'의 영역을 넘어선 범위까지 포함하는 대탕평(大蕩平)에는 물음표가 달린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청와대 대변인에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전 대변인, 국정기획자문위원장에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 대통령직속 일자리부위원장에 이용섭 전 건설교통부장관을 임명했다.

    이 중 이용섭 전 장관은 친문계로 분류된다. 반문(반문재인) 바람이 강하게 불었던 지난해 4·13 총선에서 광주 광산을에 출마,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에게 일격을 당한 뒤 "광주 정치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이번 '조기 대선'을 거치며 화려하게 복귀, 이번에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의 부위원장을 맡게 됐다. 일자리위원회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겸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용섭 전 장관이 사실상 위원회의 수장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박수현 대변인과 김진표 전 부총리는 비문(비문재인)계로 분류된다. 박수현 대변인은 같은 충남 출신인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측근으로, 이번 5·9 대선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안희정 지사의 편에 섰다.

    김진표 전 부총리는 노무현정권 시절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 등 내각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비문계로 분류되며, 지난해 12월에는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편에 설 것을 종용하는 이른바 '대선의 좌장' 문자 사건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경선 과정에서 다른 편에 섰거나 비문계 인사까지 등용하는 점에 비춰보면, 민주당 내의 친문과 비문의 벽을 허무는 소탕평은 일정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수현 대변인도 이날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자신의 인선 배경에 대해 스스로 "다른 당과의 협치에 앞서 우리 당의 단합과 협치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이러한 소탕평이 대탕평에 '앞선 과정'인지, 아니면 당을 친문 일색으로 재편하는 소탕평 그 자체로 끝나고 말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문제라는 관측이다. 아직까지 대탕평과 관련해서는 이렇다할 성과가 도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세력, 구체적으로 지난 5·9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도 안심시킬만한 인선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되레 조국 민정수석비서관 등 소탕평의 친문(친문재인) 쪽에 해당하는 인사들의 인선은 강경파 일색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가안보실장이나 통일부장관 등 외교·안보라인과 관련해서는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불안하게 하는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형편이다.

    결을 달리하는 보수정당(자유한국당·바른정당)은 제쳐놓더라도 "기본적으로 뿌리를 같이 하는 당"이라는 국민의당과의 협치도 제대로 굴러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당 의원을 향한 '개별 입각 제안설'이 정치권에 끊이지 않고 있다. 당과 당 차원의 협치 제안이 아닌, 개별 의원을 향한 입각 제안은 야당 와해공작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점에서 대탕평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날 국민의당의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김동철 의원은 "개별 의원이 개인적으로 (내각에) 참여하는 것은 연정이 아니다"라며 "지금의 개별 제안은 사이비 연정이고, 국민의당을 분열시키려는 정치공작"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