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한민구·윤병세·홍용표·이병호, NSC 회의 참석해 상황 보고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소집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소집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오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일 뿐만 아니라 한반도는 물론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도전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오전 8시부터 약 20분 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문재인 대통령은 "(제가) 취임식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도발이 대한민국 신정부가 출범한지 불과 며칠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대한 깊은 유감을 표하며 동시에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소집한 NSC 회의는 청와대 벙커인 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개최됐다.

    회의에는 박근혜 정부의 외교라인인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국방부장관, 윤병세 외교부장관, 홍용표 통일부장관, 이병호 국정원장이 참석했다. 새 정부 측에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참석했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도 자리했지만 정규 멤버가 아닌 배석자 신분이었다.

    주요 장관들이 교체되기 전까지 최소 1개월 간 문재인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 인사들과 불편한 동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근혜 정부의 NSC 상임위 멤버였던 김규현 외교안보수석과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은 모두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규현 수석의 경우 앞서 사표를 내 면직처리됐고, 조태용 1차장도 청와대 직제개편에 따라 면직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신속하고 엄중한 메시지를 보낸 것은 새 정부를 상대로 기선제압을 시도한 김정은 정권에 강력한 경고를 보내는 동시에,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친북(親北) 성향 안보관을 둘러싼 불안 이미지를 해소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군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어떠한 군사 도발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기 바란다"고 했다. 또 "외교 당국에서는 미국 등 우방국 그리고 국제사회와 공조해 북한의 이번 도발 행위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각 부처도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업무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하고 북한의 도발로 인해 발생 가능한 위기를 철저히 관리해 국민들이 안심하면서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해 주길 바란다"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모두발언 이후 이순진 합참의장은 화상으로 상황을 보고했다. 이어 이병호 국정원장, 한민구 국방부장관, 윤병세 외교부장관, 홍용표 통일부장관이 부처별 대응 방안을 보고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하고, 대화가 가능하더라도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군의 3축 체계 구축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한 억제력을 빠른 시일 내에 강화하고 특히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추진 상황을 점검해 속도를 높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회의를 마친 뒤 임종석 비서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께서는 오늘 오전 5시 49분에 국가위기관리센터 상황실로부터 관련 내용을 보고받아 기초상황을 파악한 후에 NSC 상임위를 준비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고 경위를 전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의 설명이다. "(제가) 오전 6시 8분에 대통령에게 보고를 드렸고, 대통령은 안보실장이 직접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6시 13분에 제가 안보실장에게 전화를 걸어서 대통령의 지시 상황을 전달했다. 그리고 즉시 안보실장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를 드렸다. 관련 내용은 6시 22분에 안보실장이 전화를 걸어와서 대통령에게 보고를 완료했고, NSC 상임위를 즉각 소집할 것과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서 주재하시겠다는 지시를 받았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 그리고 7시에 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가 열렸고, 이어서 8시에 대통령이 참석해서 NSC 상임위를 주재했다."

    한편, 북한 김정은 정권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나흘 만인 이날 오전 5시 27분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