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北核 특사단 분리해 중국 파견...'사드 배치 철회' 가능성 주목
  • ▲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관심과 우려를 잘 알고 있고, 양국이 서로 이해를 높여가면서 조속히 소통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이날 정오부터 약 40여분 간 전화 통화를 하고 한-중(韓中) 관계 및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의견을 교환했다.

    자리에 배석한 윤영찬 홍보수석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통화에서 "(시진핑) 주석님을 뵌 적은 없지만 TV 화면을 통해 많이 뵈어서 아주 친숙하게 느껴진다. 주석님께서 말씀하신 중국의 꿈 그리고 일대일로 구상이 잘 실현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시진핑 주석은 "문재인 대통령님과 아직 만난 적 없지만 대통령님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지켜봤고, 대통령님의 평범하지 않은 개인 경력과 많은 생각 관점이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어 "한중관계는 수교 이후 다방면에서 많은 성과를 이뤄왔으며 이러한 관계 발전의 잠재력은 아직도 무궁무진하고, 한중 간 신뢰 협력함으로써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했다.

    양국 정상은 또 북핵 문제를 논의하며 한반도의 긴장 완화가 중요하고 이를 위해 모든 당사국들이 노력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는 설명이다. 두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가 양국 공동의 목표라는 점에 대해 합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핵 문제의 해결은 포괄적이고 단계적인 방식으로 하면서 압박과 제재와 함께 협상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에 대한 제재에 대해서는 "궁극적으로는 북한을 핵 폐기를 위한 협상장으로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에 시진핑 주석은 공감과 동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으로 한반도 사드(THAAD) 배치 문제와 관련해 시진핑 주석은 중국 측의 기본 입장을 설명했다.

    그러자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관심과 우려를 잘 알고 있고, 양국이 서로 이해를 높여가면서 조속히 소통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은 사드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진출한 우리 국민들과 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제약과 제재가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시 주석께서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이 없어야 사드 문제 해결이 더 용이해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양국 정상은 조속한 시일 내에 상호 특사를 교환하기로 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사드 문제와 북핵 문제를 별도로 논의할 대표단을 중국에 파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시진핑 주석은 양국 정상의 빠른 접촉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을 베이징으로 공식 초청했다.

    이날 양국 정상의 통화 내용이 알려지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사드 배치 철회가 본격적인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중국 관영 언론들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첫날인 10일부터 노골적으로 사드 배치 철회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중-한 양국은 근본적인 이해관계의 충돌이 없었는데 사드라는 결정적인 장애물만 걷어내면 양국 관계는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민일보의 해외판 소셜미디어 매체인 협객도는 한국 대선 관련 분석 기사에서 "한국 새 정부의 특사단이 아마도 조만간 중국을 방문할 것이며 사드에 대한 어떤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화통신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사드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및 중국과 진지하게 협상하겠다"고 발언한 것을 긴급뉴스로 보도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중국은 조속히 사드가 철회되기를 바라고 있고 문재인 대통령은 진출 기업들의 어려움이 해소되길 희망하고 있는 만큼, 양국이 북한을 둘러싼 구체적인 절충점을 만드는 방식으로 차후 본격적인 (사드 철회)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전화통화에서 한반도 사드 문제와 관련해 서로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