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뛰어넘는 보수세력 결집 이뤘지만…바른정당 탈당파 복당 문제 당장 뇌관
  •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자유한국당 소속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대권 도전에 실패했지만, 보수층을 규합하는데에는 성공하면서 향후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유력하게 꼽히는 것은 당권을 거머쥐는 일이지만, 풀어야할 숙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준표 전 지사는 지난 19대 대선 과정에서 당초 예상을 뒤엎고 24.0%를 득표, 2위를 기록했다. 꾸준히 영남권인 TK와 PK에서 지지를 호소해 보수층을 한데 결집시켰다.

    당초 당 지지율이 10% 초반대를 밑도는 등 비관적 전망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나름대로 선방한 결과라는 평가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상임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은 10일 마지막 중앙선대위 회의겸 해단식에서 "우리에게 불리하기만 하던 여건 속에서 이만큼 성취한 것도 기적"이라며 "희망을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홍 전 지사는 이로써 대선을 통해 인지도를 알리고 보수층에 아이콘으로 떠올랐지만, 바쁜 일정탓에 당내 문제는 모두 대선 이후로 미뤄둔 상태다. 홍 전 지사가 다음 달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거머쥘 수 있을지에 대해 정치권에서 엇갈린 시각이 존재하는 이유다.

    가장 먼저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의 복당문제가 난제로 꼽힌다. 자유한국당 이철우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같은 회의에서 사무총장직을 사퇴하면서 "정당이 집권을 못하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당이 다시 단합해서 새롭게 일어났으면 한다"는 말을 남겼다.

    앞서 홍 전 지사는 "선거에서는 지겟작대기라도 써야한다"며 당헌 104조를 발동,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의 일괄복당과 징계를 받았던 친박계 의원들의 징계해제를 동시에 주문했다.

    이로써 바른정당 의원들의 복당 가능성도 생겼지만, 한편으로는 친박계 의원들도 자유의 몸이 됐다.

  • ▲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그러나 친박계 의원들을 비롯한 자유한국당내 전반적인 분위기는 바른정당 의원들의 복당문제를 논의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일괄복당조치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어 대선 이후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장 이 문제로 홍 전 지사와 견해차가 드러난 대목이다.

    여기에는 현실적으로 박 대통령에 대한 시각차가 판이하게 달라 접점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 문제로 꼽힌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조원진 의원은 자유한국당을 탈당,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겼고, 바른정당 의원들 역시 자유한국당이 아닌 국민의당에 입당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입장에 따라 양 계파 모두 당적을 옮길 가능성이 열려있는 셈이다.

    특히 현재 바른정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복당을 신청한 의원 중에서는 김성태·김학용 의원이 포함돼 있다. 대표적인 김무성계 의원인 두 사람의 복당 신청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김무성 전 대표 역시 자유한국당 복당 의사를 내비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하고 있다. 만일 김무성 전 대표가 복당 의사를 갖고 있다면 당 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바른정당 의원 복당문제가 생각보다 복잡한 방정식이 될 수 있다.

    이때문에 홍 전 지사가 스스로 당권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9일 밤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당 재건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어떠한 답도 하지 않았다. 아직 고민할 부분이 적지 않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됐다.

    홍 전 지사는 현재 경남도지사를 사퇴하면서 직이 없는 상태다. 홍 전 지사가 당권을 거머쥔다고 하더라도 '원외 당대표'가 된다.

    때문에 홍 전 지사가 당권을 거머쥐더라도 강한 결집을 이루는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당내 계파갈등이 끊임없이 불거지며 리더십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미 당대표를 경험한 바 있는 홍 전 지사의 다음 목표는 궁극적으로 대통령일 수밖에 없다. 박수칠 때 떠난 뒤, 당이 안정된 다음 홍 후보가 차기 대선 경선에 나서는 시나리오도 생각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홍 후보는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세상이 나를 다시 부를때까지 기다리겠다"며 "아직 남은 세월이 창창하고 자유대한민국을 위해 할 일이 남았다"고 했다. 당내 분위기에 따라 향후 행보를 결정하겠다는 말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