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명 직후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코드’ 문제로 갈등…측근 그룹과도 갈등 계속
  • ▲ 美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8일 "맥마스터 美NSC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내용의 외부 칼럼을 게재했다. ⓒ美블룸버그 통신 관련보도 캡쳐.
    ▲ 美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8일 "맥마스터 美NSC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내용의 외부 칼럼을 게재했다. ⓒ美블룸버그 통신 관련보도 캡쳐.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과 허버트 R.맥마스터 美국가안보보좌관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주장이 나왔다. 美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8일(현지시간) “워싱턴 정객들은 모두 좋아하는 맥마스터 장군, 트럼프는 아냐”라는 외부 기고 칼럼을 게재했다.

    이 칼럼에 따르면, 美백악관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맥마스터 NSC 보좌관 사이에 ‘충돌’이 빈번하다고 한다.

    칼럼은 “지난 2월에 임명된 맥마스터 NSC보좌관은 군사적 지식이 출중해 공화·민주 양당으로부터 존경을 받는 안보전문가지만, 대통령에게는 그렇지가 못한 듯 두 사람은 백악관 내부에서 종종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고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주장했다.

    칼럼은 트럼프 대통령과 맥마스터 NSC보좌관 사이의 충돌 사례 가운데 하나로 스티브 배넌 美백악관 선임 전략가의 NSC회의 퇴출 문제를 거론했다.

    칼럼은 “맥마스터 NSC보좌관의 우군이나 반대자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그에 대해 환멸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면서 “이 직업 군인은 브리핑이나 현안 설명을 통해 대통령의 마음을 사로 잡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칼럼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나는 맥마스터의 업무 처리가 심각한 수준인 것을 보고는 행복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는 것을 근거로 삼았다.

    칼럼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한 ‘심각한 수준의 업무 처리’가 한국 내 ‘사드(THAAD)’ 배치에 관해 그가 김관진 韓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한국 정부에 ‘사드’ 비용을 부담하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은 공식적인 정책이 아니다”라고 전화통화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칼럼은 “트럼프 대통령은 맥마스터 NSC보좌관이 김관진 韓국가안보실장과 ‘사드’ 비용에 대해 논의한 것에 불만 때문에 지난 주말 호주 총리와의 정상회담 때 맥마스터 NSC보좌관 대신 K.T. 맥팔랜드 NSC부보좌관을 대동했다”고 주장했다.

    칼럼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사석에서 맥마스터 장군을 NSC보좌관으로 인선한 것에 대해 후회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면서 “맥마스터 NSC보좌관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존 볼턴 前유엔 대사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국가안보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칼럼은 트럼프 대통령과 맥마스터 NSC보좌관 간의 갈등 조짐은 지난 2월 마이클 플린이 러시아 대사와의 관계로 인해 물러난 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 모두의 지지에 따라 NSC보좌관에 임명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대면 때부터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마이클 플린 前NSC보좌관을 옹호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코드’가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맥마스터 NSC보좌관이 공개적인 의견 충돌을 보인 것은 2월 말 美의회 연설 원고 때문이었다고 한다. 당시 맥마스터 NSC보좌관은 연설 원고에서 ‘급진 이슬람 테러리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뜻에 따라 해당 용어는 그대로 원고에 남았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美의회 연설에서 ‘급진’ ‘이슬람’ ‘테러리즘’을 강조해 말하는 식으로 반발하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것이다.

    칼럼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그룹과 맥마스터 NSC보좌관 간에도 충돌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시작은 NSC에서 정보기관 담당 선임국장인 에즈라 코헨 왓트닉이었다고 한다. 맥마스터 NSC보좌관은 美중앙정보국(CIA)에서 마이클 플린 前NSC보좌관의 흔적을 지우고 싶어 했지만 스티브 배넌 수석 전략가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제라드 쿠쉬너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한다.

    맥마스터 NSC보좌관은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 측근 그룹들과의 충돌 때문에 美백악관 내부 이야기가 언론에 흘러드는 ‘구멍’으로 의심을 받기도 했고, 자신의 부보좌관으로 릭키 와델 준장을 임명하려 시도한 것도 무산됐다고 한다.

    美블룸버그 통신이 게재한 외부 칼럼의 내용은 “맥마스터 NSC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내 측근 세력들로부터 배척을 당하고 있으며, 그가 사임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 배치한 ‘사드’ 체계와 그 비용 문제는 칼럼 내용 가운데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지난 9일 대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이후 美백악관의 공식 반응은 “환영한다. 협력을 기대한다”는 의례적이고 수사적 표현이었다. ‘사드’나 ‘한미 FTA’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맥마스터 NSC보좌관이 美블룸버그 통신이 게재한 칼럼 내용에서처럼 백악관 내부 알력에 의해 사임하게 된다면, ‘사드’나 ‘한미 FTA’를 둘러싼 일각의 우려가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