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득표 걱정했던 한국당, '기대 이상'이란 평…바른정당 복당 문제는 숙제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자유한국당이 홍준표 후보로 결집해 대선을 치렀지만 문재인 후보에 패배하며 정권을 빼았겼다. 하지만 지지율 한자리수에서 시작한 홍 후보가 20%대 후반 득표율까지 기록하며 정치적 저력을 확인시켰다는 점은 남다른 의미다.

    9일 치러진 제19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41.1%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됐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24%의 지지율을 얻어 2위를 기록했다. 

    자유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홍 후보의 패배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였기에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2위를 고수한다면 당내 입지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상당한 장악력을 얻을 것"이라며 "흔들리던 대구·경북의 민심을 바로잡았고, 탈당 의원들을 안으면서 포섭력과 장악력을 키웠다"고 언급했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거치며 어려운 시기에 홍 후보를 대선후보로 선출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과 황교안 국무총리의 불출마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홍 후보는 자유한국당의 마지막 구원투수였다. 당시의 당 지지율은 10%대까지 추락했고, 문재인·안희정·이재명 후보 등이 차기 대선후보 순위권을 석권하고 있었다.

    홍준표 후보가 자유한국당 후보로 선출된 뒤 여론조사는 줄곧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홍 후보가 15%를 얻을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다. 자유한국당은 이미 선거를 위해 당사 등을 담보로 250억원 가량을 대출받은 상태였다. 선거자금을 보전받지 못하면 당이 파산할 가능성도 있었다.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대구 동성로 유세현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대구 동성로 유세현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그러나 홍 후보는 '강단'과 '결기'를 강조하며 보수 지지층을 한 데 모았다. 강성귀족노조, 전교조 등과 확실하게 각을 세우는 것은 물론, '동성애 반대' 등의 발언도 거침없이 했다. 안보에서는 안철수 후보에 햇볕정책 계승 여부를 물었고, 문재인 후보에게는 '주적개념'을 캐물었다. 보수지지자들로부터 '홍카콜라'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영남권을 집중적으로 방문해 공략했다.

    이들 지역은 자유한국당에는 핵심적인 지역이다. 전체 당원 중 상당한 비중이 영남권에 몰려있다. 이들이 보여준 홍 후보에 대한 높은 호감도를 감안하면, 향후 전당대회가 열릴 경우 홍 후보가 안정적으로 당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당내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이후 지방선거와 총선을 치를 수 있는 토대를 잘 다진다면 차기 대권에 오르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여기에는 변수가 있다. 당장 자유한국당에서 바른정당 의원들의 복당문제를 놓고 이견이 감지돼서다. 홍 후보는 당헌 104조에 의거, 전원 복당키로 했지만 일부의원들이 여기에 반발하고 있다. 특히 바른정당은 이번 선거에서 10%를 넘기지 못했다. 추가 탈당 가능성도 상존하는 셈이다. 일괄 복당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홍 후보의 리더십이 다시금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일괄복당조치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어 대선 이후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