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유세서 "흑색선전 난무… 국민은 알아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왔다"
  • ▲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8일 걸어서 국민 속으로, 뚜벅이 유세를 진행하며 대전중앙시장을 지나던 중 상인들을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있다. ⓒ대전=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8일 걸어서 국민 속으로, 뚜벅이 유세를 진행하며 대전중앙시장을 지나던 중 상인들을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있다. ⓒ대전=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120시간에 걸친 뚜벅이 유세 '걸어서 국민 속으로'의 최종 종착지로 대전을 택했다.

    카이스트 교수로 대전에 살 때 '청춘콘서트'를 시작하면서, 국민은 그를 정치로 불러냈다. 이후 그가 창업주인 국민의당은 대전에서 창당했고, 그는 대전에서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여기에 대선 마지막 유세지로 대전을 선택하면서, 호충(호남+충청)연대의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대전 은행동 문화의거리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에서 "이곳 충청은 내가 카이스트 교수로 청춘콘서트를 시작한 곳이고, 국민의당이 태어난 곳이며, 나를 대통령 후보로 뽑아준 곳"이라며 "대전·충청은 내게 초심(初心)"이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이곳 대전·충청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면, 영남·호남을 비롯한 강원·제주·수도권에서 고른 지지를 받은 안철수 대통합정부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안희정 지사의 훌륭한 통합정신, 반기문 전 총장의 탁월한 외교능력을 개혁공동정부에서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충청을 찾은 자리에서 '대망론'을 실현할 대권주자로 지역민의 기대를 모았으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덧없이 스러져간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거론하며 자신이 그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 자리에는 반기문 전 총장의 지지모임인 반딧불이 김성회 중앙회장도 참석해 안철수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지난 4일부터 '뚜벅이 유세'를 시작한 이래, 안철수 후보는 닷새간 일 평균 1만 보를 훌쩍 넘는 5만9749보를 걸으며 국민들과 만났다. 걸은 거리는 마라톤에 버금가는 41.26㎞에 달한다.

    '뚜벅이 유세'를 대전에서 마무리하며 감정이 북받쳐오른 듯 안철수 후보는 청중들 앞에서 이러한 유세 방식에 나서게 된 배경을 털어놨다.

    안철수 후보는 "나 안철수, 많이 부족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구름처럼 몰린 청중들은 "아니다" "괜찮다" 등을 일제히 외치며 격려했다.

  • ▲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8일 지난 닷새 간의 걸어서 국민 속으로, 뚜벅이 유세를 마무리하며 대전 은행동 문화의거리에서 최종 유세를 전개하고 있다. ⓒ대전=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8일 지난 닷새 간의 걸어서 국민 속으로, 뚜벅이 유세를 마무리하며 대전 은행동 문화의거리에서 최종 유세를 전개하고 있다. ⓒ대전=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그러자 안철수 후보는 "고맙다"며 "세력도 약하고 조직도 약하다. 온갖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선거에서 '진실은 거짓을 이긴다'는 믿음만으로, 국민은 마침내 알아줄 것이라는 믿음만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토로했다.

    선거전 내내 기승을 부렸던 친문(친문재인) 성향의 '댓글부대'의 온갖 '양념' 음해공작에 맞서 과감히 '걸어서 국민 속으로' 몸을 던졌다는 설명이다.

    안철수 후보는 "내 부족함은 오직 국민이 채워줄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맹세했다.

    그러면서 "함께 싸워달라" "개혁을 위해 싸워달라" "통합을 위해 싸워달라" "미래를 위해 싸워달라"고 외치자, 대전시민들은 안철수 후보의 외침이 끝날 때마다 점점 큰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뚜벅이 유세'를 마무리한 안철수 후보에게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뜻밖의 '선물'이 왔다. 312년 미국 예일대 수학과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종신교수가 된 오희(吳熙) 교수가 '뚜벅이 유세'를 태평양 건너에서 페이스북 라이브로 지켜보던 중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오희 교수는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프린스턴대, 캘리포니아 공대, 브라운대 등에서 교수를 맡다가 모교 예일대의 종신교수로 채용됐다. 올해 권위 있는 구겐하임 펠로십을 수상하기도 했다.

    안철수 후보는 "'걸어서 국민 속으로, 뚜벅이 유세'를 미국에서 생중계로 지켜보며, 국민 속으로 가서 한분 한분과 대화 나누는 모습이 좋았다고 하더라"며 "편가르고 싸우는 나라가 아니라 다양성이 존중되는 나라, 전문가와 토론하며 국정을 운영하는 대통령이 돼달라고 했다"고 전하면서 지지 선언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오희 교수의 지지 선언을 이끌어낸 안철수 후보의 '뚜벅이 유세'는 지난 나흘간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800여만 명이 접속했으며, 8일 중 누적 접속자 수 1000만 명 돌파가 예상된다.

    안철수 후보는 이에 고무된 듯 "뚜벅이 유세 열풍이 불고, 전국에서 선거의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제 바로 내일, 5월 9일, 기적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