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료부족으로 퇴비생산에 진땀…인력난으로 고교생까지 동원"
  • 북한이 최근 심각한 비료부족 현상을 겪고 있으며 심지어 농작물이 말라 죽는 가짜 비료까지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北'조선중앙TV'의 올바른 농사법 관련 선전영상 일부.ⓒ北선전매체 영상 캡쳐
    ▲ 북한이 최근 심각한 비료부족 현상을 겪고 있으며 심지어 농작물이 말라 죽는 가짜 비료까지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北'조선중앙TV'의 올바른 농사법 관련 선전영상 일부.ⓒ北선전매체 영상 캡쳐

    북한이 최근 심각한 비료부족 현상을 겪고 있으며, 이 탓에 장마당에서는 농작물을 말라 죽게 만드는 가짜 비료까지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 협동농장들은 심각한 비료 부족으로 퇴비생산에 여념이 없다고 한다. 이에 필요한 인력도 구하지 못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한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회령시 고급중학교(고등학교) 학생들은 5월 1일부터 전부 부식토 생산에 동원되고 있다”면서 “공장 기업소는 모두 살림집 건설에 동원돼 고급중학교 학생들로 부족한 농촌 인력을 메우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흑보산 비료(모자라는 비료 보충을 위해 부식토에 거름을 섞어 만든 것)를 만들기 위해 농장원들과 고급중학교 학생들이 등짐으로 부식토를 나르고 있다”면서 “고급중학교 학생들은 매일 1㎥의 부식토를 생산해내야 한다”고 전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지금껏 조선에서 필요한 화학비료는 중국에 석탄을 판 대가로 수입해 들여왔다”면서 “그러나 2017년 중국이 석탄수입을 중단하고 원유수출도 제한하면서 당장 화학비료를 생산하기 어렵고, 화학비료를 수입할 자금 확보도 여의치 않게 됐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흑보산 비료는 화학 비료 대용이라 하지만, (화학 비료 보다) 100분의 1정도 밖에 효과가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에서 개인들의 화학비료 거래는 불법이라고 한다. 비료는 농업성이 협동 농장에 공급하는 것 외에 유통망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유아시아방송’이 접촉한 소식통에 따르면 2017년부터 중국 장사꾼들이 가지고 나온 화학비료는 개인들 간 거래가 가능하다고 한다.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국가가 농사에 필요한 비료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다보니, 개인이든 협동농장이든 자체로 구입해서 사용하라는 의미”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개인 간 비료거래 허용은 북한산 가짜 비료가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가짜 비료를 뿌리면 최악의 경우 곡식이 노랗게 말라 죽거나, 아무런 효과도 나타나지 않는다”면서 “가짜 비료는 눈으로 보거나 혀끝으로 맛을 보고, 손으로 알갱이를 부수려 뜨려 만져보아도 진짜 비료와 구분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의약품에서 담배에 이르기까지 온갖 가짜가 판을 치더니 이젠 화학비료까지 가짜가 나왔다”면서 “가짜 비료를 막기 위해 중국인들이 가지고 온 진짜 비료도 장마당에서 팔지 못하게 단속한다”고 푸념했다.

    소식통은 “가짜 비료는 함흥에서 개인들이 몰래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2016년 이로 인해 피해를 본 농사꾼들이 많다”면서 “사법기관들이 가짜 비료를 제대로 뿌리 뽑지 못하면 개인은 물론 국가의 알곡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