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선후보 토론서 부정했지만… 관련 의혹 국민들 사이서 확산일로
  • ▲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정동영 선대위원장 등이 손을 맞잡고 있는 가운데, 3일 전주한옥마을에서 열린 집중유세에 몰린 1만 청중 위로 현수막이 펼쳐지고 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정동영 선대위원장 등이 손을 맞잡고 있는 가운데, 3일 전주한옥마을에서 열린 집중유세에 몰린 1만 청중 위로 현수막이 펼쳐지고 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5월초 황금연휴를 맞이해 전주 한옥마을에 인산인해의 관광객이 몰린 가운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전국 팔도에서 모인 1만 인파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아들 준용 씨의 특혜취업 의혹을 간접 겨냥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3일 오후 전북 전주한옥마을에서 유세를 펼쳤다. 이 자리에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 등 1만여 명의 청중이 밀집해 안철수 후보의 유세를 지켜봤다.

    사회를 맡은 국민의당 정동영 선대위원장이 "부산에서 온 분, 손 들어보라" "서울에서 온 분들" "경기도에서 온 분들"이라며 전국 팔도의 지명을 읊을 때마다 점차 더 커져 가는 환호 소리는 일대 장관을 이뤘다.

    전주가 전북의 도청소재지이지만 청중들의 특성을 고려한 듯, 안철수 후보는 전북 권역에 특화된 공약·정책 발표보다는 대통령 후보로서의 국가적 과제를 역설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안철수 후보는 "오늘 휴일을 맞아 청년들과 젊은 부부들이 많이 나왔다"며 "이 자리를 빌어서 한 가지 약속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청년들의 꿈을 짓밟는 세 가지 비리가 있다"며 "내가 집권하면 입학비리·병역비리 그리고 취업비리를 뿌리뽑겠다"고 약속했다.

    안철수 후보는 입학비리와 병역비리를 열거한 뒤 '취업비리'를 말하기에 앞서, 이 지점에 방점을 찍으려는 듯 일부러 다소간 사이를 뒀다. "그리고 취업비리"를 말하는 순간, 청중들 사이에서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아들 준용 씨의 이름인 "문준용!"을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문재인 후보의 아들 준용 씨의 한국고용정보원 특혜취업 의혹은 대선 사전투표가 불과 하루 앞으로 다가온 지금까지 명쾌하게 해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충북 음성의 혁신도시에 소재한 고용정보원을 직접 찾아갔지만, 의혹이 규명되기는 커녕 오히려 5대 의혹으로 확산됐다는 지적이다.

    5대 의혹에는 △학력증명서를 제출하지 않고, A4 용지 3매로 작성해야 할 자소서를 12줄만 쓰고서도 합격했다는 점 △합격하기 전부터 고용정보원 내에 청와대 고위급 아들이 낙하산으로 온다는 소문이 파다했다는 점 △문준용 씨 합격을 전후해 계약을 해지당한 비정규직 14명이 언론에서 억울함을 호소하자, 돌연 외부 발설 금지를 조건으로 하는 비밀 각서를 작성하고 재계약이 됐다는 점 등이 포함된다.

    또 △문준용 씨의 채용 관련 서류가 모두 파기됐다는 점 △문준용 씨가 채용된 뒤 출근 첫날부터 상급기관으로 파견근무 지시를 받았는데, 정작 파견처인 노동부의 TF단장은 그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 등도 5대 의혹에 포함된다.

  • ▲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3일 전주한옥마을에서 열린 집중유세에 몰린 인산인해의 인파 앞에서 두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3일 전주한옥마을에서 열린 집중유세에 몰린 인산인해의 인파 앞에서 두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전주(전북)=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급기야 사안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대선후보 토론회로도 번졌다.

    전날 토론회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문재인 후보가 적폐적폐 하니 묻는다"며 "아들 황제취업특혜 의혹은 적폐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자기 능력으로 취업했고, 내가 특권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이날 국민의당에 따르면, 문준용 씨의 채용 및 근무 행태와 관련한 고용정보원 전직 고위직 간부의 아들 증언이 확보됐다고 한다.

    이 간부의 아들은 앞서 지난달 22일 서울대 온라인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권재철 전 원장이 문재인의 청탁을 받아 감사 결과에 문준용이 드러나지 않게 압박을 넣었다고 (아버지가) 매일같이 욕했다"며 "문준용 씨가 입사한 뒤 한 일이 아무 것도 없었다고 아버지께 직접 들었다"는 내용의 글을 적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후보 토론에서의 문재인 후보의 답변과는 달리, 시원한 해명이 이뤄지지 않고 의혹만 커지고 있는 국면인 것이다.

    이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취업비리"를 입에 올리자마자, 청중들 사이에서 "문준용"이라는 외침이 터져나왔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연휴를 맞아 전국 각지에서 전주한옥마을을 찾은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문재인 후보 아들 준용 씨의 특혜취업 의혹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언론이 외면하는 가운데 뒤늦게 국민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이 사안이 6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취업비리 등 3대 비리를 뿌리뽑겠다는 말에 1만 인파가 커다란 환호성으로 호응한 것에 고무된 듯 "세 가지 비리가 청년들의 꿈을 빼앗고 희망을 짓밟는다"며 "3대 비리에 연루된 자는 절대로 다음 정부에서 발도 못 붙이게 하겠다"라고 문재인 후보의 부적격성을 공박했다.

    곧이어 "이번 대선은 국민이 이기는 선거"라며 앞장서서 "국민이"를 세 번 선창했다. 전주한옥마을 유세에 몰린 청중들은 안철수 후보의 선창에 맞춰 "이긴다"를 따라서 세 번 외쳤다.

    마지막 세 번째 "이긴다"의 외침은 거의 "이긴다아아아~" 식으로 절규에 가깝게 이어졌다. "국민이 이긴다"를 함께 세 번 외친 청중들은 스스로도 감격에 벅찬 듯 환호와 함성으로 유세의 대미를 장식하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