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채용' 의혹 놓고 공방...홍준표 "아들 황제취업은 적폐 아닌가" 돌직구

  • 2일 열린 마지막 대선후보 TV 토론회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날선 질문에 적잖게 당황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홍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개최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TV 토론회에서 문 후보를 향해 "김정은과 북한 독재정권은 적폐인가, 아닌가"라며 돌발 질문을 던졌다.

    문 후보는 "적폐다"고 답했고, 이에 홍 후보는 "그럼, 청산해야겠네요"라고 되물었다. 이에 문 후보는 순간 머뭇거린 뒤 "그렇죠"라고 답했다.

    그러자 홍 후보는 "김정은과 북한 독재정권이 청산해야 할 적폐라면 곧 주적(主敵) 아닌가"라고 송곳 질문을 이어갔고, 문 후보는 "주적이요? 허허허"라며 웃음을 보였다.

    문 후보는 이어 "군사적으로는 북한이 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통일의 대상"이라며 대통령 후보가 주적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원하는 답변이 나오지 않자 홍 후보는 처음부터 다시 질문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래서 내 말은, 김정은과 북한 독재정권이 적폐는 맞는다는 것이냐"고 거듭 물었고, 문 후보는 "그렇다"고 했다.

    홍 후보는 "적폐가 맞는다면 청산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적폐라면 (김정은과)대화도 하지 않겠네요"라고 물었다.

    이에 문 후보는 "북핵 문제나 경제 협력 등을 위해 북한 통치자의 실체를 인정하고 대화해야 하는 것"이라고 답했고, 홍 후보는 "적폐고 청산 대상이더라도 대화하느냐"고 문 후보를 비판했다.

    홍 후보와 문 후보는 이날 문 후보 측의 '보수 궤멸' 발언, 4대강 녹조 현상 등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홍준표 후보는 "문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보수를 불태우겠다고 했는데 그럼 나는 화형당하겠네"라고 물었다. 이에 문 후보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횃불 발언을 이야기하느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홍 후보는 "지난번에도 그러더니 할 때마다 거짓말을 하면 어떡하느냐"며 문 후보의 해명을 요구했다.

    문 후보는 "홍 후보가 질문할 때 말하는 것마다 거짓이라는 게 언론 팩트체크로 드러났다"고 역공을 펴며 "우리 시민이 든 촛불이 더 커져서 거대한 횃불이 되고, 그 횃불이 보수정권이 만든 적폐를 다 청산한다는 말이었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후보가 "보수를 불태운다고는 안 했군요"라고 거듭 묻자, 문 후보는 "횃불은 상징적 표현"이라고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이종현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이종현 기자

    앞서 문 후보는 지난해 11월 26일 서울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가해 "가짜보수 정치세력을 거대한 횃불로 모두 불태워 버리자"라고 주장해 거센 파장을 낳은 바 있다.

    지난달 30일 문 후보 측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이해찬 의원은 "이번에 우리가 집권하면 극우 보수세력을 완전히 궤멸시켜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준표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문 후보를 향해 "이해찬 의원은 보수를 궤멸시키겠다고 했다. 그러면 난 문드러지겠네"라고 비꼬았다.

    문 후보는 "이번에 정권교체를 확실히 해서 국정농단 세력에 정권을 맡길 수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홍 후보는 "이해찬 의원은 상왕이죠?"라고 돌직구를 날렸고, 문 후보는 웃으며 "그런 말씀 마시라"고 말한 뒤 서둘러 사드 배치 문제로 화제를 돌렸다.

    앞서 문 후보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녹조가 늘었다"며 4대강 문제를 들고나왔다. 이에 홍 후보는 "4대강 사업은 잘한 것"이며 "수량이 풍부해지고 가뭄과 홍수가 없어졌다"고 반박했다.

    특히 홍 후보는 '녹조 현상은 물을 가둬뒀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문 후보를 향해 "강의 유속 때문에 녹조가 발생하는 게 아니라 지천에서 흘러들어온 질소와 인을 포함한 축산하수, 생활하수가 고온다습한 기우를 만났을 때 녹조가 생긴다"며 "무엇 때문에 (녹조가) 생기는지도 모르고 말씀한다. 식견이 있었으면 한다"고 면박을 줬다.

    홍 후보는 토론 말미에 문 후보의 아들 특혜채용 의혹 문제를 꺼내들기도 했다. 그는 문 후보를 향해 "(아들 취업 특혜의혹) 진실이 무엇이냐"며 "'아들 황제 취업은 적폐가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문 후보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며 "자기 능력으로 취업했고, 제가 특권을 행사한 바가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