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에 북한까지 '보수 쓸어버리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밸도 없나
  • ▲ 사진 오른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바른정당 유승민, 자유한국당 홍준표,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 ⓒ뉴데일리
    ▲ 사진 오른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바른정당 유승민, 자유한국당 홍준표,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 ⓒ뉴데일리

     

    모택동은 "전쟁은 유혈(流血)의 정치요, 정치는 무혈(無血)의 전쟁"이라고 했다.

    4,000만명 이상의 동족을 학살한 모택동(毛澤東)의 말이지만, 허투루 넘길 수 없게 만드는 수사적 표현이다.

    '무혈 전쟁' 정치의 핵심은 바로 선거(選擧)다. 국민이 국정에 참여하는 구체적인 주권행사의 방법이자, 각 정당이 경쟁해 정권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의 장(Level Playing Field)이다.    

    9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 내에서는 치열한 '무혈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쏟아지는 문제 제기와 의혹(疑惑), 검증을 틀어막기 위한 고발(告發). 피만 튀지 않을 뿐 상대를 무참히 난도질하는 전투를 방불케 하고 있다.   

    정권을 둘러싼 날선 공방의 뒤편에선 각 진영별 대단합(大團合)이 한창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은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하는 집단의식을 전제로, 당내 비문(非文) 진영을 끌어안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은 일찍이 호남을 중심으로 하는 공고한 캠프를 구축했다. '사드 당론' 변경까지 이뤄낸 안철수 후보는 현재 전략적 요충지인 수도권 표심을 정면 겨냥하고 있다.

    하지만 열기가 고조되는 다른 정당들과는 달리 유독 자유한국당에서만 냉랭한 분위기가 감돈다.

    홍준표 후보의 당선을 위해 피와 땀을 흘리겠다는 당내 의원은 소수에 불과하다. 오히려 바른정당에서 탈당한 의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홍준표 후보를 돕겠다고 나서는 상황이다.

    최근 국회 의원회관 주변에서 심각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일부 자유한국당 의원과 보좌진들의 입에서 '홍준표를 찍을 바에야 문재인을 찍는 게 낫지 않느냐'는 언급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유인 즉슨 2020년 치러지는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본인들이 재당선하기 위해선 문재인 후보가 이기는 편이 유리하다는 식이다. 향후 문재인 정권의 레임덕을 노려 금배지를 사수하겠다는 주장이다.

    심지어 여의도 증권가 정보지에도 "한국당 내부에서 '이제 우리 살 길을 찾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관계자들은 '우리가 공동 집권하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민주당이 되는 게 낫다'는 말을 한다"는 내용이 실렸다.    

    참으로 한심한 패배의식(敗北意識)이 아닐 수 없다.

    '웰빙 보수의 빈곤한 철학'이라는 비판은 결코 틀린 말이 아니었다.

    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19대 대통령 선거는 한반도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역사의 반동(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괴뢰보수세력을 단호히 쓸어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문(親文) 세력의 좌장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극우보수세력을 완전히 궤멸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막말에도 자유한국당의 일부 의원들은 대한민국의 앞날을 외면한 채 자신들의 밥그릇에만 눈독을 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보수는 사적(私的) 이익보다 공적(功的) 대의를 존중한다"는 김무성 의원의 글귀가 돋보이는 이유는 바로 웰빙만 고집하는 일부 자유한국당 의원들 때문이다. 

    이번 19대 대통령 선거는 정권 창출 외에도 '보수 진영의 부활'이라는 대의(大義)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득표 결과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북한 노동당과 이해찬 의원의 주장대로, 보수 진영에 있어서는 생존의 문제와 직결된다. 

    '한반도 급변사태'가 일어날 경우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내 금배지가 먼저다'

    심각한 위기 속에서 이런 황당한 사고(思考)를 누구에게 배운 것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홍준표 후보와 캠프가 총성 없는 전장(戰場)에서 손과 발이 닳도록 뛰고 있는 와중에, 일부 배부른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여전히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들이 언제쯤 육중한 몸체를 일으켜 홍준표 후보를 도울지 알 길이 없다. 

    만약 후보와의 친분 문제나 과거 앙금 같은 사사로운 감정 탓에 선거를 일찌감치 포기한 것이라면 이제라도 훌훌 털어내길 바란다. 오늘의 국회의원이 소심하고 비겁한 졸장부로 기록되는 것은 한 순간이다. 계파라는 한심한 관념(觀念)에 사로잡혀 대의를 그르치는 일 역시 한 순간이다. 북한은 지금 이 순간에도 보수 진영의 궤멸을 획책(劃策)하고 있다는 것을 자유한국당 의원 모두가 명심한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뒤늦게 깨달아봐야 버스는 이미 떠난 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