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 의원 겨냥 "캄보디아 '킬링필드' 연상시켜" 비난
  •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7차 국민주권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뉴시스
    ▲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7차 국민주권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뉴시스

    "극우 보수를 궤멸시켜야 한다"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과 관련, 보수 진영의 반발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해찬의 공주 유세를 보면서 섬뜩함을 느낀다"며 "'집권하면 보수를 궤멸시켜버리겠다'는 말은 캄보디아의 '킬링필드'를 연상시킨다"고 비난했다.

    홍 후보는 이 의원을 문재인 후보의 '상왕'으로 지칭하며 "그동안 숨어있던 문재인의 상왕이 모습을 나타낸 것은 그만큼 다급해졌다는 것"이라며 "노무현 정부 때 이해찬 총리의 패악을 기억하시냐. 문재인이 집권하면 이제는 (이 전 총리가) 좌파공화국의 상왕이 돼 이 땅의 보수세력들을 문재인 말대로 불태우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를 높였다.

    앞서 문 후보 측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이해찬 의원은 전날 충남 공주 유세장에서 "극우 보수 세력을 완전히 궤멸시켜야 한다"며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다음에는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같은 사람들이 이어서 쭉 장기 집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준길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다"며 "선거가 끝나기도 전에 결과를 예단하고, 반대 세력을 궤멸시킨다고 협박하고, 다음 대통령까지 정해주는 문재인 후보 측의 기고만장한 모습을 보면, '질리게 한다'는 안희정 지사의 말이 떠오른다"고 지적했다.
  •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의 관영매체를 통한 선거개입 노골화가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北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30일자 6면 일부.ⓒ北선전매체 홈페이지 캡쳐
    ▲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의 관영매체를 통한 선거개입 노골화가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北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30일자 6면 일부.ⓒ北선전매체 홈페이지 캡쳐

    정우택 자유한국당 상임중앙선거대책위원장도 이날 회의에서 "문재인 후보는 이해찬 의원의 보수세력을 궤멸시켜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명확히 해명하라"며 "본인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또 문재인 후보의 주적은 우리 보수세력인지 아니면 북한의 김정은 정권인지 당당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일각에선 이 의원의 '극우 보수 궤멸' 발언이 북한 노동신문 논평과 흡사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전날 노동신문은 '역사의 반동들을 단호히 쓸어버려야 한다'는 제목의 정세논설에서 "보수패당의 재집권 책동은 발악적 단계에 이르고 있다"며 "'안보위기'설을 요란스럽게 내돌리면서 재집권의 구멍수를 열어보려고 획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특히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을 '악질 보수 패거리'라고 힐난하며 "최악의 파국에 처한 북남관계의 현 실태도 괴뢰 보수패당의 반(反)통일 대결 죄악과 절대로 떼어놓고 볼 수 없다"고 대선 개입 의도를 노골화했다.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들은 공교롭게도 이 의원과 노동신문이 같은 날 비슷한 취지로 발언을 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 의원이 북한식 논평에 버금가는 주장을 했다고 맹비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