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노무현 대통령이 뇌물을 받았다고 말하는 건가... 그 말 책임져라" 반발
  • ▲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 타워에서 열린 서울방송과 한국기자협회 공동 개최 '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홍준표(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 타워에서 열린 서울방송과 한국기자협회 공동 개최 '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홍준표(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13일 서울 상암동 SBS 공개홀에서 열린 대선후보 첫 합동토론회는 그야말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했다.

    각 당의 후보들이 문재인 후보의 대북 문제 등 약점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면서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특히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 "친북 좌파"라고 돌직구를 날리는 등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문 후보를 당황케 했다.

    홍준표 후보는 이날 자신에 대한 유승민 후보의 공세가 이어지자 "지금 주적은 문재인 후보다. 문 후보한테 공격해야지 지금부터 계속 그래서 되겠느냐"며 비난의 화살을 문 후보에게 돌렸다.

    이에 문 후보가 "왜 내가 주적인가"라고 발끈했다. 그러자 홍 후보는 그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 "친북 좌파이기 때문에 그렇다. 당선되면 가장 먼저 북한 김정은을 찾아간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당황한 듯 "하하하"라고 웃었다.

    문재인 후보는 홍 후보를 향해 "선거 때마다 차떼기로 정치자금을 받고 국정농단사태에서도 재벌로부터 돈을 받아내는 것은 반기업 아니냐"고 반격을 시도했다.

    홍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도 돈을 받지 않았나"라고 응수했고, 문 후보는 "차떼기에 비하겠나. 차떼기 정당 대표도 하지 않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후보와 문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놓고도 격한 언쟁을 벌였다.

    홍 후보가 "노 전 대통령이 640만 달러를 받을 때 몰랐느냐"고 질문했고, 문 후보는 "몰랐다. 지금 노무현 대통령이 뇌물을 받았다고 말하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이에 홍 후보가 "그렇다"고 짧게 답하자 문 후보는 "(뇌물 받은 게) 아니다. 그리고 그 말은 책임져야 한다"고 반발했다.

    홍 후보는 "이미 중수부에서 발표한 것이다. 알았나 몰랐나. (수사를 통해) 계좌까지 다 나왔다"며 거듭 답변을 요구하자 문 후보는 "몰랐다. (그 말에) 책임져야 한다"고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문 후보는 홍준표 후보의 직설적인 비난 질문이 계속되자 굳은 표정으로 언성을 높이는 등 여유를 잃어버린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문 후보는 이날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홍 후보의 '주적' 비난에 대해 "사람들을 적대시하는 그것이 지금까지 이명박 정권을 이끌어왔던 정치세력의 DNA가 아닌가 싶다"고 힐난했다.

    특히 그는 "이제는 국민들을 네편 내편 나누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종북좌파라고 적대시하는 시대는 끝내야 한다"며 "저는 전국 각 지역에서 고르게 지지를 받아 지역적으로 통합되는, 보수·진보를 뛰어넘는 국민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