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만나 "사드보복, 中정부가 시킨 것 아냐"
  • 북핵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뒤 나서고 있다.ⓒ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핵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뒤 나서고 있다.ⓒ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 측 6자 회담 수석대표 우다웨이(武大偉) 中외교부 한반도사무 특별대표가 11일 한국 대선 후보들을 만났다. 목적은 예상했던 대로 한국 내 ‘사드(THAAD)’ 배치 반대를 요구한 것이었다.

    우다웨이 특별대표는 11일 오전,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와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면담을 가졌다. 하지만 실상은 '사드 배치 반대'를 요구한 것이었다.

    이에 유승민 후보는 “사드는 방어용 무기”라면서 “사드 문제와 한·중간의 경제협력 문제를 분리해 양국 관계가 정상적으로 회복되길 바란다”며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을 강조하고 中정부의 사드보복 철회를 촉구했다.

    이에 우다웨이 특별대표는 “중국이 사드와 관련해 가장 큰 관심을 갖는 부분은 ‘X밴드 레이더(AN/TPY-2 레이더)’”라면서 “사드를 배치하면 중국 북동부 절반이 다 사드 탐지 반응에 의해 커버된다”고 주장했다.

    우다웨이 특별대표는 “사드 시스템은 한국 것이 아니라 미국의 것”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우다웨이 특별대표는 유승민 후보가 “사드는 방어용”이라고 강조하자 갑자기 헛기침을 하면서 불편하다는 기색을 드러냈다고 한다.

    우다웨이 특별대표는 또한 유승민 후보가 中정부의 경제 보복조치를 두고 “빠른 시일 안에 해결되면 좋겠다”고 지적해도 대답 없이 고개만 끄덕이는 등 불편함을 노골적으로 보였다고 한다.

    이날 회담에 배석했던 김영우 바른정당 의원(국회 국방위원장)은 면담 직후 기자들에게 “유승민 후보가 (한국 내 사드 배치에 중국이 반대하는 것에 대해) 안보주권과 국방주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사드 레이더가 문제인 게 아니라 북핵·미사일이 문제다, 문제의 우선순위를 확실하게 해달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김영우 의원은 “(유승민 후보는) 중국은 탐지거리가 더 긴 레이더를 한반도를 향해 배치했으면서 우리에게 언제 사전 설명을 했느냐고 따졌다”면서 ‘경제 보복조치는 민간이 하는 것’이라는 중국의 주장에 대해서도 “그것을 믿는 대한민국 국민은 한 사람도 없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짓이라고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유승민 후보의 지적에 우다웨이 특별대표가 어떻게 반응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 11일 오전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만난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앞줄 오른쪽)와 우다웨이특별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바른정당 홈페이지 캡쳐
    ▲ 11일 오전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만난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앞줄 오른쪽)와 우다웨이특별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바른정당 홈페이지 캡쳐

    우다웨이 특별대표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의 면담에 이어 국회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를 만났다.

    우다웨이 특별대표는 심상정 후보와의 면담에서도 中정부의 사드 반대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이 공개한 대화 전문에 따르면 심상정 후보는 “저와 정의당은 사드 배치에 반대 입장을 계속 피력해왔다”면서 “새 정부가 들어서면 사드 배치 재검토가 국회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계속 밝혀왔다”면서도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성급했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이에 우다웨이 특별대표는 “사드 문제는 중·한 관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면서 유승민 후보에게 했던 말 그대로 X밴드 레이더 문제를 재차 언급하며 “한국 내 사드를 배치 하게 되면 중국의 안보 이익은 반드시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사드' 배치 반대를 촉구했다고 한다.

    우다웨이 특별대표는 “(심상정) 후보께서 사드 한국 배치를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계시는데 우리는 이를 높이 평가한다”면서 “또한 많은 한국 사람들이 사드 배치를 지지하는 것을 우리는 유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우다웨이 특별대표는 롯데그룹의 성주 골프장 사드 부지 제공 결정과 관련해서는 “중국에서는 큰 불만이 있었다”면서 “롯데 슈퍼에서 (물품을) 구매하지 않거나, 한국을 관광하지 않는 자발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지만 그것은 中정부 책임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의당 당 대표실에서 우다웨이(왼쪽)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심상정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의당 당 대표실에서 우다웨이(왼쪽)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심상정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다웨이 특별대표는 “한국 언론들이 중국에서 금한령(禁韓令. 한류금지령)이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면서 “내가 책임지고 말할 수 있는 것은 中정부는 금한령 같은 것을 발표한 적이 없다는 것”이라고 재차 억지 주장을 펼쳤다.

    우다웨이 특별대표는 유승민, 심상정 후보와의 면담에 이어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대위 송영길 총괄본부장, 심재철 국회 부의장 등과 만날 예정이다.

    우다웨이 특별대표는 이후 면담에서도 중국의 사드 반대 입장과 '사드 보복은 中정부의 공식조치가 아니다'라는 주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다웨이 특별대표의 이번 방한은 한국 정부와의 면담보다는 주요 대선후보와의 접촉 때문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사드 배치를 비롯한 차기 정부 안보전략 탐색전”이라는 풀이와 “한국 내 사드 찬반 논란을 가중시키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