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대가 치를 것, 용서 안해"… 성윤환 "협박하는 듯, 지나친 언사"
  • ▲ 자유한국당 김재원 후보가 9일 상주 서문사거리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최근 제기된 보좌진 급여 횡령 의혹을 흑색선전으로 지칭하며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상주(경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자유한국당 김재원 후보가 9일 상주 서문사거리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최근 제기된 보좌진 급여 횡령 의혹을 흑색선전으로 지칭하며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상주(경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4·12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 투표율까지 불과 3일만을 남겨둔 가운데, 재선거 막판 지역 정치권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보좌진 급여 횡령 의혹'을 놓고 난타전이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태·바른정당 김진욱·무소속 성윤환 후보의 자유한국당 김재원 후보 사퇴 촉구 등 계속되는 공세에 마침내 김재원 후보가 입을 열었고, 다시 상대 후보 측에서 이를 문제삼는 등 공방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한국당 김재원 후보는 9일 오후 상주 서문사거리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최근 자신을 향해 제기된 이른바 '보좌진 급여 횡령 의혹'과 관련해 "반드시 그분들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원 후보는 "최근 MBC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나자, 온갖 흑색선전과 모략이 판을 치고 있다"며 "지금까지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이제 한 말씀만 드리는 것"이라고, 자신을 향한 '네거티브 공세'의 원인을 여론조사에서 앞서간 것에서 찾았다.

    김재원 후보가 언급한 'MBC 여론조사'란 안동MBC와 대구MBC가 여론조사전문기관 〈폴스미스〉에 의뢰해 지난 2~3일 설문을 거쳐 4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이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김재원 후보는 48.3%의 지지를 얻어, 무소속 성윤환 후보(14.5%)와 박완철 후보(10.4%), 민주당 김영태 후보(10.3%), 바른정당 김진욱 후보(4.3%) 등을 압도했다. 이와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여론조사 결과가 보도된 날(4일), 무소속 성윤환 후보와 박완철 후보 간에 전격적인 단일화 합의가 있었고, 이후 5일 여론조사를 거쳐 6일 성윤환 후보로의 단일화가 이뤄졌다. 한편 이른바 '보좌진 급여 횡령 의혹'은 단일화가 진행되고 있던 5일 저녁, 한 종합편성채널 단독 보도를 통해 제기됐다.

    17대 국회의원 시절 지역보좌관의 급여를 150만 원만 지급했다는 이 의혹에 대해 김재원 후보 측은 8000만 원을 빌려준 뒤 다달이 상환받은 것이라고 해명하며, 정치적 의도가 있는 폭로라고 주장했는데, 이날 유세에서 명시적으로 "흑색선전"이라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상대 후보 측은 다시금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 공방은 쉬이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 ▲ 무소속 성윤환 후보는 자유한국당 김재원 후보의 9일 상주 서문사거리 유세 발언에 대해 적절치 못한 단어 선택이라고 질타했다. ⓒ의성(경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무소속 성윤환 후보는 자유한국당 김재원 후보의 9일 상주 서문사거리 유세 발언에 대해 적절치 못한 단어 선택이라고 질타했다. ⓒ의성(경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무소속 성윤환 후보는 이날 김재원 후보의 유세 도중 '경고성 발언'에 대해 "누가 흑색선전을 했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대가를 치를 것이고, 용서하지 않겠다는 발언은) 협박하는 듯한 말로 지나친 언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설령 흑색선전이라 여긴다고 하더라도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 정도로만 했어야 한다"며 "(통합을 바라는) 유권자나 시민들을 생각한다면 적절한 단어 선택이 아니라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10일 오전 TBC대구방송에서 후보자 토론회가 녹화된 뒤 11일 0시 20분부터 90분간 녹화방송이 이뤄지는데, 이 자리에서 이 의혹을 놓고 후보자 간의 정면 충돌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지난 7~8일 실시된 4·12 국회의원 재선거의 사전투표율이 11.9%로 최종 집계됨에 따라, 유불리를 놓고서도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11.9%의 사전투표율을 기대 이상의 높은 수치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4·13 총선의 경북 권역 사전투표율 14.1%보다는 다소 낮지만, 국민들의 관심이 저조한 재선거라는 점을 감안하면 예상 외의 높은 사전투표율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같은날 재·보궐선거 사전투표가 진행된 전북 권역의 사전투표율이 9.8%, 경기 권역은 5.4%, 경남 권역은 4.7%, 심지어 대구 권역은 2.6%에 그쳤다는 점과 비교해봐도 알 수 있다. 또, 가장 최근에 치러졌던 2015년 10·28 재보선의 최종 투표율은 20.1%였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상주 출신의 후보 단일화나 이른바 '보좌진 급여 횡령 의혹' 등 판세를 뒤흔들 요소들이 지역사회에 널리 전파되기 전에 상당한 수준의 사전투표가 이뤄진 것은 한국당 김재원 후보에게 유리한 요소가 아니냐는 분석이다.

    사전투표율을 지역별로 뜯어봐도 상주시는 9.4%에 그친 반면 군위군은 17.2%, 의성군은 13.9%, 청송군은 12.1%를 기록했다. 대체로 무소속 성윤환 후보는 상주시에서 강세를 보이는 반면 한국당 김재원 후보는 군위·의성·청송의 3개 군(郡) 지역에서 강세를 나타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성윤환 후보 측은 "그간의 사전투표율을 조사해보면 종래에도 의성·군위·청송이 높았고 상주는 상대적으로 낮았다"며 "상주의 사전투표율이 이번에만 저조했던 게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성윤환 후보 측은 "그간의 경향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라며 "우리도 사전투표를 권했지만 '본날에 하면 되지, 미리 나가 할 필요가 뭐가 있느냐' 하는 게 상주시민들의 정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