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때는 침실까지 들어가 소통했는데, 친박 때문에 박근혜 저렇게 됐다"
  • ▲ 바른정당 정운천 전 최고위원이 8일 오전 경북 의성염매시장에서 유승민 대선 후보와 김진욱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의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의성(경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바른정당 정운천 전 최고위원이 8일 오전 경북 의성염매시장에서 유승민 대선 후보와 김진욱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의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의성(경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이명박정부에서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을 지낸 바른정당 정운천 전 최고위원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까지 됐는데도 친박(친박근혜) 중에서 아무도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없는 현실을 개탄하고 나섰다.

    바른정당 정운천 전 최고위원은 4·12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같은 당 김진욱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8일 경북 의성염매시장을 찾은 자리에서 "석고대죄를 해야 할 친박들이 표를 얻겠다고 나선 것은 후안무치하고 염치도 없는 일"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날 지원유세에서 정운천 전 최고위원은 자신이 이명박정부 시절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을 맡고 있다가, 좌파들의 허위·왜곡에 의한 광우병 사태가 터졌을 때를 회고하며 말문을 열었다.

    정운천 전 최고위원은 "옛날에 광우병 난리가 났을 때는 한밤중 11시에라도 이명박 대통령이 자는 침실에까지 들어가서 '재협상은 안 되고, 농민들을 살리려면 원산지를 표시해야겠다'고 이야기하면, 다음날 아침 국무회의에서 바로 이야기가 나왔다"며 "이렇게 소통이 됐는데 (박근혜정권에서 친박들은) 불통을 만들어놨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아울러 "광우병으로 난리가 나서 나라가 혼란에 빠지자,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며 "대통령을 지키려면 측근들이 책임을 져야하는데, 불통을 만들어놓은 친박들이 반성을 하지 않고 또 표를 얻겠다고 나선다"고 비판했다.

    정운천 전 최고위원은 이명박정부의 첫 농림수산식품부장관으로 입각했으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문제로 좌파가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자,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장관 자리에서 물러난 적이 있다.

    이후 전북 전주로 낙향해 묵묵히 표밭을 갈면서 낙선을 거듭했다. 그래도 전주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는 정운천 전 최고위원의 노력 덕분에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전북에서 13.2%의 이례적으로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광주광역시(7.8%)의 두 배 가까운 수치다.

  • ▲ 바른정당 정운천 전 최고위원이 8일 오전 경북 청송군 진보면의 진보시장에서 유승민 대선 후보, 김진욱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와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청송(경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바른정당 정운천 전 최고위원이 8일 오전 경북 청송군 진보면의 진보시장에서 유승민 대선 후보, 김진욱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와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청송(경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지난해 4·13 총선에서는 전북 전주을에서 37.5%를 득표해 더불어민주당 최형재 후보(37.4%)를 불과 0.1%p 차로 누르고 32년 만에 전북에서 보수정당 후보로 처음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다만 그 이후의 일화를 술회한 것을 들으면 친박의 행태에 씁쓸함을 느끼게 된다는 지적이다.

    정운천 전 최고위원은 "전북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당선시키려 노력해서 늘 한 자리수만 나오던 것을 두 자리수로 올려놨다"며 "이후 3년 만에 (국회의원에) 당선돼서 면회라도 하려고 했는데, 친박들이 번번이 가로막고 연결을 안 시켜줘서 얼굴 한 번 제대로 못 봤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도 장관을 해봤지만 의원이 돼서 들어가보니 (친박들이) 박근혜 대통령 주위를 꽉 다 막아놓고 있더라"며 "친박 때문에 대통령이 저렇게 된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처럼 자신의 경험을 담담히 토로하며 자유한국당에 잔류한 친박계를 성토한 정운천 전 최고위원은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인 유승민 후보와 4·12 재선거에 출마한 김진욱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정운천 전 최고위원은 "7~8년 전에 내가 농림수산식품부장관할 때, 둔갑판매방지법을 만들어 돼지고기·닭고기를 다 원산지 표시하게 했다"며 "벨기에나 칠레에서 삼겹살이 들어오면 30%가 국산으로 둔갑했었는데, 둔갑판매방지법으로 축산농가가 살아났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어 "이렇게 정치가 중요하다"며 "김진욱 후보가 당선되면 나와 함께 의성농민을 위하고 농업을 위해서 큰 일을 할 것"이라고 추어올렸다.

    유승민 후보에 관해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외롭게 충언을 했던 유승민 후보를 경북에서 안 키워주면 누가 키워주겠느냐"며 "옳은 말 했던 충신 유승민 후보가 경북에서 새벽을 깨우고 대한민국 새벽을 깨워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지도자가 되도록 의성군민 여러분이 키워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