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처럼 강인한 사람될 것"… 겉으로는 자신감 피력했지만
  •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4일 대구·경북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4일 대구·경북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4일 대구·경북 지역 선대위 발대식에서 "잘하면 나도 박정희 전 대통령처럼 강인한 사람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홍준표 정부가 들어서는 것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후보는 이날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행사에서 "탄핵에 위축되지 말고 TK가 오늘 다시 뭉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계파 없는 제가 대통령이 되면 모든 사람이 형제가 된다"며 "저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탓하지 않고 최고의 기회라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홍준표는 천하의 싸움꾼이다. 홍준표와 싸워서 패가망신한 사람이 그래 많다"며 "야당의 지지율이 40%, 50%가 된다고 해도 자신이 있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이자리에서 "홍준표 정부를 만드는 것이 박근혜를 살리는 길"이라고 두차례나 강조했다. 지난 14일 "탄핵은 끝났고 이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머릿속에서 지워야 할 때"라고 말한 것과 대조된다.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발언이 홍 지사의 절박한 심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홍 후보의 지난 14일 발언은 경선에서 김진태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박·태극기 세력과의 대립구도를 통해 '파이'를 키우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그는 같은 글에서 "더 이상 박근혜 전 대통령에 매달리면 이번 대선은 없다"고 못 박기도 했다.

    하지만 경선을 거치며 늘어난 것처럼 보였던 대선후보 지지율은 컨벤션 효과를 누리기는커녕 되레 떨어졌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경선에서 패색이 짙어진 데 따른 반사이익을 내심 기대했지만,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 상승을 지켜봐야 했다.

    홍 후보로서는 나고 자란 TK와 정치적 기반을 형성하고 있는 PK의 호응이 절실히 필요하다. 특히 좀처럼 호응하고 있지 않은 '집토끼'를 공고히 해야 중도로 외연 확장이 가능하다. 가장 먼저 경북 상주와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것도 이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홍 후보의 발언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같은 편에 서서 옹호하기 위해 발언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정우택 당대표권한대행은 같은 자리에서 "(홍준표 후보를 롤모델로 한 드라마 모래시계 속에 등장하는) 모래시계 검사가 의미하는 바는 불의와 부정부패에 가차 없는 철퇴를 내려 강한 민주주의를 만들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며 "부정 부패·비리가 없는 사회, 갑질 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 사람은 홍 후보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홍 후보는 같은자리에서 10년 전 대구시장을 하려고 의논한 적이 있다는 말도 꺼내 눈길을 끌었다. 홍 후보는 "내 중고등학교 친구들은 전부 대구에 있다. 그래서 검사할 때 마지막 임기도 대구로 했다"며 "대구에 마땅한 사람이 없다고 해서 저에게 와달라는 요청이 있었는데, 경남도지사를 1년 6개월 하고 보궐선거를 하는 상황이 돼 못 갔다"고 술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