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대통합' 강조한 MB…'반기문 외교특사' 거론한 安의 동향 주목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이명박 전 대통령이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집무실에서 만났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이명박 전 대통령이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집무실에서 만났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전 대통령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에 이어 홍준표 후보에게도 '보수대통합'을 주문하면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만남도 성사될지 주목된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이 전 대통령의 집무실을 방문, 예방했다.

    홍 후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후 "저는 친이계는 아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서는 제가 대통령이 되는 게 최상의 길"이라며 "저에게 각별히 몇가지 당부의 말씀을 하셨다"고 했다.

    홍 후보가 전한 이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보수 대통합'이었다. 홍 후보는 "(이 전 대통령이) '대선엔 사람을 포용해라, 니 성질대로 하지말고'라 했다"며 "듣기 싫은 말이 있어도 참아라. 적극적으로 그리 하라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바른정당에 관해서도 "그건 당연히 합쳐야지. 이 전 대통령도 그리 말했다"고 연신 답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 달 30일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를 만난 바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도 "김무성 고문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위촉한 것은 잘했다"며 통합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기득권에 얽매이지 말고 용기 있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주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두 후보에 각자 통합을 강조하며 '보수 대통합'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처럼 최근 보수 후보들의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예방이 유독 잦고 역할론이 대두되는 까닭은 만날만한 전직 대통령이 없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정치권에서 대선후보는 현충원을 방문한 뒤 전직 대통령을 예방한다. 전대 대통령의 잘한점은 계승하고 잘못된 점을 바로잡는 것에서 첫 행보를 시작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YS까지 서거하면서 87년 개헌 이후 만날만한 전직 대통령이 거의 남아있지 않게됐다.

    특히 최근 탄핵정국이 불거지는 것은 물론 북핵 문제까지 겹치면서 대내외적 위험성은 높아졌지만, 이를 극복할만한 조언을 남겨줄 대통령이 절실한 상황이다. MB의 역할론이 더 크게 대두된다는 설명이다.

    홍준표·유승민 후보가 잇따라 MB를 만나면서 정치권에서는 안철수 후보까지 MB를 만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최근 안 전 대표는 보수 성향이 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외교특사로 임명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등 보수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 역시 MB를 만나 보수대통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가능성이 정치권 일각서 제기되는 이유다.

    정치권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의 후보로 결정되면서 안 후보가 자칫 박스권에 갇힐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면서 광폭행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홍 후보는 이후 김종필 전 총재를 만난 직후에도 "김종필 전 총재가 우파 결집을 해서 대통령이 꼭 돼라 했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옛날에 DJ하고 DJP연합을 하고 내각제를 할 때 줄탁동기라는 말이 있었다"며 "하늘의 뜻과 다 맞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줄탁동기는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으로 보수대통합을 강조한 대목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