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 대통령' 꿈꾼다… 문재인만 직시하며 연일 직격탄
  •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후보자대회에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노무현정권의 아킬레스건인 바다이야기 사건을 한 점 의혹 없이 파헤치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부산=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후보자대회에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노무현정권의 아킬레스건인 바다이야기 사건을 한 점 의혹 없이 파헤치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부산=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대통령 선거 본선에 대비하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후보자가 4인으로 압축된 가운데 자유한국당의 본경선이 시작됐지만, 본선 경쟁자로 유력시되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만 오로지 직시하며 연일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홍준표 지사는 22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후보자대회에서 자신이 집권할 경우, 노무현정권 시절 수많은 서민들의 삶을 파탄낸 '바다이야기 의혹'을 한 점 의혹없이 파헤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1993년 이른바 '슬롯머신 사건' 수사를 통해 '모래시계 검사'로 명성을 날린 홍준표 지사는 당시 '6공의 황태자'라고 불렸던 국민당 박철언 의원을 구속시켰다. 당시 이 사건에 연루돼 검찰·경찰의 고위 인사들이 줄줄이 구속되기도 했다.

    그런데 '바다이야기' 사건은 조(兆) 단위의 서민 자금이 증발했고, 사행성 게임기의 허가 과정에서 무수한 의혹이 불거졌는데도 단 한 명의 유력 정치인도 사법처리되지 않았다. 홍준표 지사가 노무현정권의 '아킬레스건'이라 불리는 이 사건을 재조명한 것은, 문재인 전 대표를 겨낭하는 동시에 자신의 '모래시계 검사' 이미지도 되살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홍준표 지사는 이날 연설에서 "노무현정권 시절을 돌아보면 바다이야기로 대한민국이 도박공화국이었다"며 "서민들의 돈을 훔쳐서 조 단위의 돈을 모아갔는데, 그 돈이 다 어디에 갔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아울러 "서민들의 주머니돈을 전부 훔쳐서 조 단위의 돈을 누군가가 가져갔는데, 그 돈을 가져간 사람이 지금 나오지 않고 있다"며 "내가 집권하면, 바다이야기에 들어갔던 서민들의 주머니돈을 과연 이 땅의 좌파들이 어떻게 했는가 국민들에게 보여주겠다"고 천명했다.

    이날 후보자대회 연설에서 홍준표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자금 비리 사건부터 시작해, 그가 부엉이바위에서 몸을 던질 수밖에 없게 만들었던 '박연차 게이트'까지를 모두 거론하며, 문재인 전 대표가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노무현정권의 도덕성을 문제삼았다.

    홍준표 지사는 "문재인 후보가 민정수석·비서실장을 했던 그 노무현정권은 뇌물로 시작을 해서 뇌물로 끝난 정권"이라며 "어떻게 그런 정권의 핵심 2인자 자리에 있던 사람이 적폐청산을 주장할 수가 있느냐"고 정면에서 비판했다.

    이어 "집권 초기에 뇌물로 시작을 해서 안희정 지사가 징역을 갔고, 끝나갈 무렵에는 박연차의 돈 640만 달러를 받았다"며 "결국 문재인 후보가 가장 핵심에 있던 그 정권은 뇌물로 시작해서 뇌물로 끝난 정권"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10년이 지나서 국민들이 잊어버렸을테니 새로운 뇌물정권을 한 번 세워보겠다는 것이냐"며 "뇌물로 시작해서 뇌물로 끝났던 정권의 적폐는 생각지도 않고, 새로운 뇌물정권을 한 번 만들어보겠다는 게 요즘 문재인 후보가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입만 열면 부르짖는 '적폐청산'의 본질을 폭로한 홍준표 지사는, 문재인 전 대표가 주장하는 '정권교체'도 진정한 정권교체가 아니며, 오히려 자신이 집권하는 게 진정한 정권교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준표 지사는 이날 연설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이야기하는 정권교체는 뇌물공화국이었던 노무현정권 2기에 불과한데, 그건 정권교체가 아니다"라며, 대조적으로 "홍준표정권이 탄생하면 박근혜정권 2기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노무현정권 2기' 창출을 꿈꾸는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게 날카롭게 각을 세운 것과는 달리, 같은 보수정당인 바른정당은 물론 중도 성향 후보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 국민의당을 향해서는 비판을 삼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본경선에서 최종 후보로 선출될 것이 유력시되는 상황인데, 4월초 이후 본격 전개될 반문(반문재인) 연대 형성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유연한 자세를 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홍준표 지사는 19일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을 통해 생방송된 후보자 경선 토론 과정에서도 "우파 후보 단일화에 찬성한다"며 "국민의당은 중도 후보가 나올 것으로 보기 때문에, 나중에 판세를 훑어보고 결정하는 게 맞다"고 바른정당·국민의당 양쪽으로 가능성을 열어뒀다.

    홍준표 지사는 이날 연설에서도 "대선이 되면 지게 작대기도 필요할 때가 온다"며 "대통령 선거(의 판세)가 이래서는 '노무현 뇌물공화국'이 또 들어설텐데 그 때 가서는 어떻게 하려느냐. 대동단결을 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