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살길 바쁜 여당, 전당대회 흥행은 누가 챙기나…자체 후보경쟁력도 줄어
  • ▲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왼쪽)과 조원진 의원(오른쪽). 사진은 김 의원이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했을 당시 모습이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왼쪽)과 조원진 의원(오른쪽). 사진은 김 의원이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했을 당시 모습이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자유한국당 대선 경선 후보인 김진태 의원이 당의 경선 룰 변동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당이 특정 후보에 유리한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는 뜻으로, 당 내에서 여러 후보들이 경쟁해 상승효과를 노리기보다 단일화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으로 해석된다.

    김진태 의원은 21일 오전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 룰, 이게 끝까지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자유한국당의 경선 룰은) 처음부터 특례 규정 때문에 한 차례 진통이 있었다"면서 "그게 좀 마무리가 될 듯 싶으니까 1차 컷오프 여론조사 결과가 슬그머니 또 언론에 수치까지 흘러나왔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래서 저는 어제 2차 컷오프 결과는 아예 공개하라고 했지만 이제는 끝까지 공개 안 했다"면서 "지방 다섯 군데를 다니면서 순회 연설을 하기로 했던 것도 사실상 한 군데를 제외하고는 다 TV 토론회로 대체키로 했다"토로했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경선 예비후보 등록을 앞두고, 예비경선 후에도 후보를 둘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어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에 대해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자, 자유한국당이 그를 위한 특례 조항을 만든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한 자유한국당은 예비경선이 끝난 후에는 권역별로 지방을 돌며 비전대회를 열 생각이었지만 이마저도 축소돼 대부분 TV 토론회로 대체됐다. 특히 당에서는 컷오프 결과에 대해 통과자만 적시키로 했지만, 이내 〈조선일보〉등은 "1차 경선 결과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혼자 과반에 육박하는 46%를 득표했다"며 경선 결과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승적 차원에서 제가 다 안고 끝까지 완주하겠다"면서 "어차피 제가 가는 길은 한 걸음 한 걸음 가시밭길이다. 더 이상 그런 룰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은 김 의원의 지적이 단순히 자유한국당 경선 룰의 형평성을 비판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황 권한대행이 특례조항 적용을 받는 것에 대해서는 큰 이견을 달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 분은 지금 시험 칠 형편이 안 되지 않느냐"며 특례조항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김 의원이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어디였을까. 자유한국당이 '단일화'를 미리 바라보고 움직이는 것에 대한 비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을 만나 '특정후보'를 묻는 질문에 "제가 말씀을 드리지 않아도 알 것이다. 여론조사 수치가 흘러나온 것이 누구에게 유리했나를 생각하시면 된다"면서 홍 지사를 겨냥한 것임을 숨기지 않았다.

    현재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김진태 의원과는 달리 친박과 비박 세력을 모두 끌어 안을 수 있는 후보로 평가된다. '양박'에 날을 세우면서도, 자신이 당한 사례에 한정하면서 "김진태 의원은 친박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어서다.

    이에 자유한국당이 전당대회 이전이라도 일찍이 홍 지사를 후보자로 낙점하면서 바른정당 등과의 단일화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치열한 당내 경선을 통해 보수의 가치를 확립하고 서로 상승효과를 내기 어려워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키우기 보다는 선거공학에 치우친 움직임이라는 비판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자유한국당이 스스로 말하지 않기로 한 경선 결과를 언론에 흘리는 등 사실상 '홍준표 대세론'을 나서서 만드는 모습"이라며 "후보자 단일화를 통한 기득권 지키기로 비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