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뇌물수수 혐의 둘러싼 공방, 구속 여부 결정짓는 분수령 될 듯
  • ▲ 박근혜 전 대통령. ⓒ뉴데일리 DB
    ▲ 박근혜 전 대통령. ⓒ뉴데일리 DB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내놓는 육성 메시지인 만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입에 여론의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측 손범규 변호사는 20일 "내일 검찰 출두에 즈음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다음날 오전 9시 30분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마련된 서울중앙지검에 뇌물수수 등 혐의의 피의자로 출석할 예정이다.

    손범규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변호사들을 포함한 주변 인사들과 상의해 메시지를 준비하셨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입장 표명 장소와 내용과 같은 자세한 것은 알지 못한다"고 부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삼성동 자택에서 유영하·정장현 변호사 등을 만나 관련 대책을 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조사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국민들에게 밝힐 메시지를 정리하기 위한 차원으로 관측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삼성동 자택으로 복귀하면서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며 결백을 주장했었다. 본인은 국정농단 사태로 이어지는 일련의 의혹들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그간의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21일 검찰 조사에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을 발표하고 조목조목 사실관계를 따질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변호인단은 피의자 신문 예행연습에 전력을 쏟고 있다는 후문이다. 검찰 조사에서 돌발 질문이 나오더라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침착하게 답변하면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철두철미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 조사의 핵심은 뇌물수수 혐의를 둘러싼 공방이다. 구속 여부를 포함한 박근혜 전 대통령 사법처리 향배도 결국 뇌물수수 혐의의 입증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 측은 특검의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관련 물증과 진술을 바탕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강하게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씌워진 혐의의 근거가 희박하다는 주장을 입증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삼성 특혜의혹과 관련한 뇌물,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강제 모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연결된 직권남용, 청와대 기밀문서 유출 등 13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처벌 형량이 가장 무거운 뇌물 혐의는 조사의 성패뿐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대통령 경호실에서 제공하는 차를 타고 검찰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으로 파면을 당했지만 현행법상 경호 지원은 유지된다.

    검찰은 조사 장소로 서울중앙지검 10층의 영상녹화조사실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보안이나 조사 편의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막판에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