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란, 시리아 외에 중국 등 ‘권위주의 독재체제’ 문제도 심각
  • 왜 권위주의의 부상은 세계적인 재앙인가?

    Garry Kasparov and Thor Halvorssen

    북한 주민들을 위해 '드론'으로 외부 정보를 유입시키는 계획을 세웠던 美인권재단에서 칼럼을 보내왔다.

    칼럼의 필자인 게리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는 美인권재단(Human Rights Foundation) 회장이며, 토르 할보르센(Thor Halvorssen)은 美인권재단 대표이자 이사장이다.

    이 칼럼은 美‘워싱턴 포스트’에도 게재됐다.


    지난 1월, 세계의 엘리트들이 경청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 경제 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물론 중국 독재 체제의 지도자인 시진핑은 자신과 측근들이 인권 운동가들을 수감하고 실종시켰으며, 소수 민족과 종교 단체를 박해하고, 방대한 검열과 감시 시스템을 운영한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세계를 보다 더 낫게 만드는” 임무를 스스로에게 부여하고 있는 포럼이 억압적인 정권의 지도자에게 이와 같은 중요한 자리를 제공한다는 것은 충격적인 사실이다. 시진핑 주석은 “세계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요?” 라는 질문을 던지며 발언을 시작했다.


  •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바로 이 문제의 일부이다.

    현재 권위주의 사업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美인권 재단(HRF)의 조사에 따르면, 94 개국의 시민들이 비민주적인 체제 하에서 고통 받고 있다. 다시 말해 현재 39억 9,000만 명이 독재자, 절대 군주, 군사 독재 또는 경쟁적인 독재 정권에 의해 통제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전 세계 인구의 53%에 해당한다. 따라서 통계적으로 보았을 때, 권위주의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 과제 중 하나이다.

    세계에 현존하는 다른 위기들의 규모를 고려해 보자. 약 8억 3,600만 명이 극심한 빈곤 속에서 살고 있으며, 7억 7,300만 명은 깨끗한 식수를 마실 수 없다. 전쟁과 분쟁으로 인해 6,5 00만 명이 넘는 난민들이 생겨났다. 1994년부터 2013년 사이 한 해 평균 2억 1,200만 명의 사람들이 자연 재해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

    이것들은 끔찍하고 다루기 힘든 문제들이지만, 적어도 이 문제들을 각각 해결하기 위한 유엔 산하 기관들과 원조 단체 그리고 美국무부 팀들이 존재한다.

    반대로 독재자와 선출된 권위주의자들은 이러한 관리 및 통제로부터 자유롭다.

    세계은행은 억압적인 정권들을 매번 구제해준다. 반독재 UN 특별 전담반, 독재 없이도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 반독재를 위한 활동가 군단은 세계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들은 권위주의의 폐해를 몸소 겪었다. 우리들 중 한 명은 물리적 폭력을 당했고, 블랙리스트에 올랐으며 러시아 정부 요원들에 의해 강제로 추방을 당했다.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은 가차 없이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고 후안무치하게 크림반도를 병합했으며, 전 지구적인 그의 군사 행동은 냉전을 상기시킨다. 다른 필자는 자신의 어머니가 베네수엘라 보안관에게 총살당하는 장면을 보아야 했고, 그의 첫째 사촌은 거의 3년째 양심수로 감옥에서 말라가고 있다. 오늘날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는 반체제 인사를 주기적으로 구속하고 시위자들을 학대하고 있다. 또한 그는 국가 경제를 파탄에 이르게 하는, 만연한 뇌물 수수와 부패에 연루되어 있다.

    푸틴과 마두로는 세계 곳곳에 공모자들을 두고 있다. 그들의 동료를 자처하는 독재자들은 언론의 자유를 붕괴시키고 자신들의 반대파를 수감하며, 선거를 조작하고 많은 수의 인권 침해를 저지르고 있다.

    한때 민주주의가 발전할 것으로 기대되었던 터키에서도 민주주의는 그 숨결을 다해가고 있다.

    터키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은 149개의 매스컴을 폐간했으며, 2,000개 이상의 초·중학교와 대학교를 폐교했다. 또한 12만 명 이상의 공무원들을 해고했으며, 반체제 인사들로 의심되는 4만 5,000명 이상을 투옥했다.

    북한의 김정은은 세계에서 가장 전체주의적인 정부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는 2500만 명 이상의 인민들은 세뇌하며 공개처형을 통해 그들을 위협하고 사람들을 기근에 빠뜨렸다. UN조사관들에 따르면 김정은은 캄보디아의 폴 포트와 나치 독일을 상기시키는, 광범위한 강제수용소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세계에는 바레인, 카자흐스탄 그리고 적도 기니와 같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은 독재자들도 존재한다.

    이들은 자신들 국가의 천연자원으로부터 나온 이익을 착복해 해외에 있는 개인계좌로 송금한다. 그들은 자신의 가혹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로비스트와 홍보회사를 고용하고, 심지어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정책 집단까지 고용하여 자신들의 행위를 덮으려 한다.

    부정과 억압에 더해, 권위주의 국가의 정부들은 막대한 사회적 비용도 감당해야 한다. 독재국가들은 높은 수준의 정신질환 발병률과 낮은 수준의 건강 지표 그리고 짧은 기대수명을 보인다. 또한 아마르티아 센의 유명한 주장처럼 이들 국가는 기근에 처할 가능성도 높다.

    독재국가의 시민들의 교육 수준은 낮으며 이들은 더 적은 수의 특허 신청을 한다. 2016년 전체 아랍 국가들보다 프랑스에서 더 많은 특허 신청이 있었는데, 이는 아랍인들이 프랑스인보다 기업가 정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아랍인들 다수가 억압적인 독재정권 하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표현의 자유와 창의성에 대한 탄압은 혁신과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명백하다. 독일, 한국, 칠레와 같이 자유롭고 개방적인 사회의 시민들은 경제와 과학, 기술 분야에서 벨로루시나 미얀마, 쿠바가 꿈밖에 꿀 수 없었던 정도의 발전을 경험했다.

    또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은 서로 전쟁을 치르지 않는다는 점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는 역사를 통해 정치학 이론에 존재하는 유일한 철칙임이 증명된 것이다. 이에 반해 독재자들은 항상 전쟁을 치르는데, 외국과는 종종, 그리고 자신들의 시민과는 항상 전쟁 상태에 있다.

    만약 당신이 공중보건이나 빈곤, 혹은 평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바로 독재에 저항하는 것이다.


  • 안타깝게도 국제 제도와 국제기구들은 지금까지 권위주의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 서구 정부들은 때때로 러시아와 이란, 그리고 북한과 같은 국가들에서 자행되는 인권 침해에 대해서는 항의했지만, 중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국가들의 인권침해는 무역협정과 안보협정을 유지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묵인해 왔다.

    세계의 평화와 정의를 공고히 하기 위해 설립된 UN의 인권위원회에는 쿠바와 이집트, 르완다가 포함되어 활동하고 있다. UN인권위원회에서 민주국가들의 대표들은 독재국가의 대표들과 동일한 정당성을 부여받는다. 일부는 자신의 시민들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반면, 나머지 일부는 반대로 자신의 시민들을 침묵시키려 한다.

    2006년 6월과 2015년 8월 사이에 UN인권위원회는 중국과 쿠바, 이집트,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터키의 압제적 정권에 대해서는 단 한 번의 규탄 성명도 내지 않았다.

    독재 정권이 열악한 보건 및 교육 체계, 그리고 빈곤을 포함한 세계적인 병폐들의 근원지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의 주요 회의에서 권위주의 문제는 거의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세계 경제 포럼(WEF)과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Clinton Global Initiative)를 비롯한 많은 기관들이 권위주의적 지도자들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고 있기 때문이다.

    소수의 인권 단체만이 독재 정권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대부분의 대규모 국제단체들은 민주적인 정부와 정책을 비판하는 데 상당한 예산을 소비하고 있다. 독재자들은 거의 주목받지 않는다.

    독재에 맞선 고귀한 투쟁은 독재 통치 하에 있거나 망명 생활을 하고 있는 개별 운동가들과 반체제 인사들에게 넘겨졌다. 시민 기자 아발라지즈 알함자(Abalaziz Alhamza)와 메론 에스테파노 (Meron Estefanos)는 평화로운 자유민주주의 국가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리아와 에리트레아에 대한 취재에는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두 명의 시민 기자는 엄청난 잠재적 위험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직접 취재에 나섰다.

    이현서 씨는 탈북 후 중국에서 성매매 피해자들이 종종 외면당하고 무시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직접 중국 정부에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로사 마리아 파야 (Rosa María Payá)는 자신의 아버지이자 쿠바 민주주의 지도자인 오스왈도 파야(Oswaldo Payá)가 2012년 의문사하자 직접 나서서 아버지의 사망에 대한 정식 수사와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공정한 처우를 요구했다.

    이들 개인은 자국 내에 합법적으로 항의할 수단, ACLU, 워싱턴포스트 같은 신문사, 권리를 주장하는 야당 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인 지지와 도움을 필요로 한다.

    권위주의와 독재 정권,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군사 분쟁, 빈곤 및 극단주의를 포함한 많은 결과물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반체제 활동에는 자금 조달, 전략적 자문, 기술 훈련, 주의와 연대가 필요하다. 억압에 맞서기 위해선 모든 분야의 사람들이 이와 같은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예술가, 기업가, 공학자, 투자자, 외교관, 학생까지 신분을 막론하고 누구든 위험에 처한 시민 사회 단체에 연락하여 자신의 지식, 자원 또는 기술을 이용하여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오늘날 권위주의 정권은 지구상에서 지배 영역을 더욱 늘려가는 반면 자유민주주의 세계의 지도자들은 UN과 같은 새로운 민주주의 연맹을 창설하기 위한 동기와 의지가 결여돼 있다.

    한편, 자유로운 사회에 살고 있는 개인으로서, 인권 침해 사례들을 폭로하고 타인들 또한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리의 도덕적 의무라고 할 수 있다.

    [美인권재단(HRF) - 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