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파면 소회 밝힌 뒤 '타는 목마름' 들으며 '눈물'
  •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전교조 광주지부장을 지낸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13일 교육청 공식회의에서 민중가요를 틀어 구설에 올랐다.

    연합뉴스는 "장휘국 교육감이 13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진실과 정의를 위한 마음을 잊지 말자'며 민중가요를 틀었다"고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장 교육감은 이날 오전 교육청 회의실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과 관련한 소회를 밝힌 뒤 "지난 토요일 마무리 (촛불) 집회할 때 마지막에 '타는 목마름으로' 를 제창했는데, 마음속으로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고 눈물을 흘렸다"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타는 목마름으로'를 틀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타는 목마름으로'는 김지하 시인의 시로 작곡한 노래로, 1990년대 시위 현장에서 애창됐던 대표적인 민중가요다. 장 교육감은 노래가 흘러나오는 중간 중간 눈시울을 붉혔으나 따라 부르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 교육감은 "진실과 정의의 편에서 약한 사람들과 그들을 차별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일 해왔다"며 "여러분들도 그렇게 해주실 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 마음을 잊지 않고 다짐하자는 뜻에서 함께 불러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라로서는 불행하고 슬픈 일이지만, 대통령이라고 헌법을 어기면 준엄한 심판을 받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우리 공무원도 헌법과 법률을 잘 준수해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는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장 교육감이 공식 회의 석상에서 민중가요를 튼 게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간부회의가 실·국장 등 20여명이 참석하고 교육청 사무실마다 TV로 생중계 되는 등 공식적인 자리였다는 점에서, 교육감이 일방적으로 민중가요를 트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류충성 광주교총 회장은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할 수 있지만 광주교육청의 수장으로서 공식적인 자리에서 논의의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민중가요를 튼 것은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류 회장은 "사전에 정제된 과정을 통해서 한 번 쯤 협의를 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교육감이 민중가요를 틀었을 때 현재의 분위기상 참석자들이 적절성의 유무를 발언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정치적으로 진보와 보수가 나눠져 있지만, 교육감은 양쪽을 아우를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했다. 

    대통령 탄핵을 지지하는 촛불시위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등 정치적인 사안에서 노골적으로 한쪽 편을 드는 행위를 해온 장 교육감이 민중가요를 튼 것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의무'에 반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형곤 역사정립연구소 소장은 "대통령 탄핵을 놓고 찬반이 갈리는 상황에서 대통령 탄핵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하며 민중가요를 튼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밝혔다. 

    조 소장은 "장 교육감이 기각이든 인용이든 법치주의 관점에서 헌재의 판결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면 상관이 없겠지만, 대놓고 탄핵이 인용돼야 한다고 했던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민중가요를 트는 것은 교육적으로 올바른 선택은 아니"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