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집 라작 "北, 말레이시아 국민들 호의적으로 대해야 우리도 그렇게 할 것"
  •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북한 당국에게 “우리와 장난하지 말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사진은 나집 총리.ⓒ말레이시아 '더 스타 온라인' 영상 캡쳐
    ▲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북한 당국에게 “우리와 장난하지 말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사진은 나집 총리.ⓒ말레이시아 '더 스타 온라인' 영상 캡쳐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북한 당국에게 “우리와 장난하지 말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말레이시아 중문매체 ‘성주일보(星洲日報)’, 태국 영자지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날 나집 총리는 켈란탄州의 한 병원 기공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나집 총리는 “(북한이) 말레이시아를 존중하고 우리 국민들을 호의적으로 대하면, 말레이시아도 북한을 존중하고 우호적으로 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정남 암살 사건 이후 말레이시아와 북한의 외교적 갈등은 단교 직전까지 간 상황이었다.

    강 철 駐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대사의 ‘말레이시아-한국 결탁설’ 발언이 문제가 됐다. 이는 결국 비자면제협정 파기와 강 철 대사 추방으로 이어졌고, 북한은 보복으로 자국 내 말레이시아 국민 9명의 출국을 막았다. 말레이시아도 즉각 자국 내 북한 국적자 출국을 금지켰다.

    말레이시아 이민국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북한 주민 2,453명이 말레이시아를 찾았다고 한다. 이 중 801명이 취업 허가를 받았고, 193명은 말레이시아 이주 프로그램인 ‘제2의 고향 프로그램(My Second Home programme)’에 해당된다고 한다. 또한 북한 국적 유학생이 11명, 사라왁州 광산 노동자가 180명이라고 한다.

    아마드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에 따르면 현재 말레이시아 내 채류 중인 북한 주민의 수는 315명이며 나머지는 북한으로 귀국했다고 한다.

    나집 총리의 경고는 자국민 무사 귀국을 위한 북한과의 협상 과정에서 일방적을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말레이시아는 친족이 와야 김정남 시신을 넘겨줄 수 있으며,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지목된 駐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이 경찰 조사에 협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수일 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말레이시아 협상에서는 이 두 가지가 주요 쟁점으로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니파 아만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북한에 억류된 자국민 귀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조만간 북한 당국과 공식협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자히드 부총리는 “나집 총리가 말레이시아-북한 간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양국 간 우호적인 대화 개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여기에 제3국이 개입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