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7-03-12 08:06 | 수정 2017-03-18 21:46
[김현중 칼럼] 철지난 '감성 정치'-남남갈등 유발 언행 중단해야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0일 오후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이 머물고 있는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찾아 팽목분향소를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 통합은 커녕 국민을 분열시키고 갈등을 만들어내는 듯한 행보를 선보이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0일 대통령 탄핵 결정이 되자 세월호 팽목항을 찾았다. 그는 방명록에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광장의 별이었다'며 '미안하다. 고맙다'고 썼다.
유력 대권주자인 문 전 대표가 국민 통합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 갈등의 한 단면처럼 된 세월호 팽목항으로 달려가 "얘들아 고맙다"고 외쳤다니 참으로 개탄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무엇이 고맙다는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탄핵시켜줘서, 집권 가능성을 높여줘서 고맙다는 뜻이라면 상당히 무책임한 궤변이 아닐 수 없다. 뜻하지 않은 불행을 당한 사람에게 고맙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이들을 정치에 끌어들이는 것은 책임있는 정치인이 할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문 전 대표는 그동안 세월호 이슈를 꺼내들며 국민 갈등을 부추기는 듯한 행동을 적잖이 보여왔다.그는 지난 2014년 8월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둘러싼 정국파행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26일 동안 단식투쟁을 벌인 바 있다.
당시 문 전 대표는 세월호 특별법 처리와 세월호 희생자 가족인 '유민 아빠' 김영오씨의 단식농성 중단을 촉구하는 차원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사회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 지난 2014년 8월 22일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 투쟁을 벌이던 문재인 의원.ⓒ뉴데일리DB
앞서 문 전 대표는 2004년 8월 노무현 정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당시 경부고속철 천성산 터널 문제로 지율 스님이 단식 농성에 나서자 단식을 돕는 시민단체를 향해 "단식을 부추기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런 문 전 대표가 당시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유가족과 동조 단식을 벌이자, 여권 안팎에선 "문재인 의원이 단식에 대한 이중적 행태로 사회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이 거세졌다. 문 전 대표가 정국파행을 장기화시킬 뿐 아니라 민주정치의 기본인 타협을 통한 문제해결보다 대결을 조장하는 무책임한 행태를 선보였다는 얘기다.
그는 지난 2015년 4월 4.29 재보궐선거 당일 오전 예고없이 광화문 광장에서 농성 중인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이석태 위원장을 찾은 바 있다. 당시 문 전 대표는 이 위원장에게 "광화문에서 농성하는데 정부에서 어떻게 아무도 방문하지 않느냐.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정부를 비난했다.
문 전 대표의 이 같은 행보에도 불구, 민주당은 당시 재보선에서 한 석도 건지지 못하면서 참패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014년 5월 서울 도심에서는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벌어졌을 당시 자신의 SNS를 통해 "세월호는 또 하나의 광주"라는 글을 올렸다. 5·18을 세월호 참사에 빗대며 국민적 갈등을 부추긴 셈이다.
▲ 문재인이 남긴 방명록 - 문재인 민주당 경선 후보가 10일 진도 팽목항에서 ‘4월 10일’로 날짜를 잘못 쓴 방명록. 문 후보는 이후 ‘3월 10일’로 날짜를 고쳐 방명록을 다시 썼다.-트위터
문 전 대표가 대통령 탄핵 후 팽목항을 찾아 방명록을 쓰면서 날짜를 잘 못 적은 것을 두고도 논란이 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당시 날짜인 '3월 10일'을 '4월 10일'로 썼다. 이후 문재인 전 대표 측은 이날 언론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4월 16일을 생각하다 보니 실수한 것 같다"며 '3월 10일'로 다시 쓴 방명록 사진을 보냈다.
정치권에선 "문 전 대표의 마음이 벌써 4월에 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에서부터 "자신의 세상이 왔다는 흥분으로 이런 실수를 한 것"이라는 비난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문 전 대표가 팽목항을 찾아 세월호 희생자를 "얘들아"라고 칭한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세월호 희생자 중엔 일반 승객 약 40명이 포함돼 있다. 문 전 대표가 일반 승객에게 "얘들아"라고 부를 수는 없다는 점에서, 학생의 희생만 귀하고 일반인의 희생은 헛되다는 식의 인식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비난도 제기된다.
문 전 대표는 또 최근 뉴욕타임즈와 인터뷰에서 한국과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해 "왜 이렇게 (배치를) 서두르는지 모르겠다"며 "미국에 대해 '노(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김정은을 북한 주민들의 지도자로, 우리의 대화 상대로 인정해야 한다"고도 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대권욕에 사로잡혀 또다시 편가르기 발언을 했다는 비난이 나오는 대목이다.
문 전 대표는 지난달 영남과 호남을 돌아다니며 사상 최초로 영호남과 충청 모두에서 지지를 받는 국민통합 대통령의 시대를 열고 싶다고 주장했다.
국민 갈등을 부추기며 국론 분열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받는 문 전 대표는 진정으로 통합 대통령의 꿈을 이루고 싶다면 철지난 '감성 정치' 행태와 남남갈등을 유발하는 편가르기식 발언부터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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