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장애인 울린 文과 安, 끌어안은 沈
  • ▲ 심상정 정의당 대표. ⓒ뉴시스
    ▲ 심상정 정의당 대표. ⓒ뉴시스

     

    야권 지지층의 민심이 '원내 1당' 민주당에 맴돌고 있지 않은 모양새다. 다른 '왼쪽'으로의 이동이 감지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기류는 지난 9일 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출연한 JTBC 썰전의 시청률을 통해 알 수 있다.

    닐슨코리아의 10일 시청률 조사(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에 따르면 'JTBC 썰전 심상정편'은 7.0%를 기록했다. 이는 지금까지 출연한 전체 야권 대선주자 중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7.4%로 1위 시청률을 기록한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는 불과 0.4% 차이다. 민주당의 또 다른 주자 안희정 후보는 6.6%를 기록했다.

    이같은 수치는 TNMS의 같은 날 시청률 조사(전국 3200가구 대상)에서도 나타난다. 조사에 따르면 심 후보가 출연한 JTBC 썰전 시청률은 5.987%다. 이 역시 지금까지 출연한 야권 대선주자 중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선두는 7.757%를 기록한 문 후보다.

    이와 관련 민주당 후보들의 최근 행보가 심 후보의 시청률 확보에 한 몫 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대세론'을 형성 중인 문 후보는 측근들의 반노동적 발언으로 야권 세력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문재인 캠프의 전윤철 공동선대위원장은 대기업 정규직 노조를 "귀족노조"라고 정의했고, 측근 양향자 최고위원은 시민단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을 향해 "전문 시위꾼"이라고 폄하했다.
     
    안희정 후보도 다르진 않다.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아래 공동행동) 활동가들은 지난 9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에서 안 후보를 만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촉구했다.

    공동행동에게 돌아온 안 후보의 대답은 모호했다. 안 후보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해야 한다'는 여러분들의 요구에 전격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임기 5년 내에 당장 폐지할 수 있느냐는 따져보고 말씀드릴 것"이라고 확답을 피한 것이다.

    반면 심 후보는 '노동자가 행복한 대한민국'이란 구호와 '노동부총리제' 등 구체적 노동정책으로 표심을 호소하고 있다. 또 그는 장애인계를 위한 '장애인 자립 권리장전 10대 선언'도 밝힌 바다.

    노동계 및 장애인계는 야권을 지탱하는 구심점이란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즉 민주당 후보들의 빈축행보가 노동-장애인계의 실망감을 유발했다는 것. 민주당 후보들의 이같은 구설이 계속된다면 본선에서 큰 화를 입을 수 있다는 풀이기도 하다.

    이는 썰전에 출연했던 심 후보 발언에서도 유추할 수 있다. 심 후보는 전원책 패널이 '주목받지 못한 사람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예언한 것과 관련 "저건 틀림없이 심상정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