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비공개 일정으로 세월호 유가족 찾아...향후 촛불집회 참석 여부에 "확정된 건 없어"
  •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0일 오후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이 머물고 있는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찾아 팽목분향소를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0일 오후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이 머물고 있는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찾아 팽목분향소를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 직후 진도 팽목항을 찾아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광장의 별빛이었다"라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선고 후 첫 일정으로 세월호 유가족들이 있는 '진도 팽목항'을 방문, 방명록에 "너희들의 혼이 1000만 촛불이 되었다. 미안하다. 고맙다"라며 이같이 썼다.

    이날 팽목항 방문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목적"이라는 게 문 전 대표 측 입장이다. 문재인 캠프는 "절박한 희망이 다시 시작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곳이 팽목항이다"며 "문재인 후보 본인이 감당해야 할 새로운 대한민국의 희망과 마주하기 위해, 각오와 의지를 다지기 위해 팽목항에 가시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방문 취지를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탄핵 이후 첫 일정으로 팽목항을 찾은 것은 국민 통합이 절실한 지금의 상황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문 전 대표 측도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해 비공개 일정으로 추진했다. 그러나 일정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이날 문 전 대표의 방문 소식을 들은 진도주민들은 팽목항 분향소 부근에서 문 전 대표를 향해 적폐 청산과 사드 철회를 촉구했다.

    일부 주민들은 '얼렁뚱땅 문재인, 이리가꼬 바뀌겠나', '세월호 수장시킨 학살집단 처단하자'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방문에 대해 "헌재의 탄핵결정 속에 세월호 참사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그 무책임으로 인한 생명권 침해가 탄핵 사유로 그렇게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세월호 가족들은 또 그만큼 더 섭섭했을 것으로 생각이 돼서 이분들 위로 드리려 그렇게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오늘 헌재가 생명권 침해 사실을 따로 탄핵 사유로 삼지 않은 것은 아직까지 세월호 7시간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그 부분은 앞으로 검찰수사를 통해서, 또 검찰 수사가 미진하다면 특검수사를 통해서 충분히 규명돼야 한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세월호 선체의 인양을 주장하며 "미수습자들의 수습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고, 또 우리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앞으로 정권교체가 된다면 선체인양이 지금까지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꼼꼼하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탄핵반대 집회에서 사망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선 "그런 희생이 생겨서 정말 안타까운 심정이다. 그 희생당하신 본인들이나 유족들께 아주 깊은 위로 말씀 드리고 싶다"며 "국민들의 아픔들 이제는 치유하고, 다시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향해서 한마음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그렇게 국민통합을 위해서 저부터 앞장서서 노력하겠다"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가 큰 이슈를 전후해 세월호 유가족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15년 4월 4.29 재보궐선거 당일 오전 예고없이 광화문 광장에서 농성 중인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이석태 위원장을 찾은 바 있다.

    당시 문 전 대표는 이 위원장에게 "광화문에서 농성하는데 정부에서 어떻게 아무도 방문하지 않느냐.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정부를 비난했다. 문 전 대표의 이 같은 행보에도 불구, 민주당은 당시 재보선에서 한 석도 건지지 못하면서 참패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인용 결정에 대해 "헌법 제1조의 숭고하고 준엄한 가치를 확인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헌재 결정 직후 입장 발표문을 통해 "위대한 국민께 경의를 표한다"며 "위대한 국민의 힘으로 역사는 전진한다. 대한민국은 이 새롭고 놀라운 경험 위에서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 전 대표는 "전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기록될 평화로운 광장의 힘이 통합의 힘으로 승화될 때 대한민국이라는 이름과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이 더욱 자랑스러워질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당분간 광장 정치를 이어갈 뜻을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문 전 대표 측은 향후 촛불집회 등에 참석할 지 여부와 관련 "확정된 것은 없고 아직 캠프에서 정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