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적 영향 남아 있는 북한에서 정통성 자처하기 위해 장남 가족 제거”
  • 지난 2월 한 세미나에 참석해 생각에 잠긴 태영호 前공사.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2월 한 세미나에 참석해 생각에 잠긴 태영호 前공사.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천리마 민방위’라는 미확인 단체가 탈출을 도왔다고 알려진, 김정남의 장남 김한솔 또한 김정은에게는 제거대상일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지난 8일 서울에서 가진 태영호 前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와의 기자간담회 발언 내용들을 9일 일제히 보도했다.

    대부분의 일본 언론들은 납북당한 요코다 메구미 씨의 사망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다뤘으나 개중에는 태영호 前공사의 다른 발언을 다룬 곳도 있었다.

    日언론들에 따르면, 태영호 前공사는 김정남 암살 배경에 대해 “지도자로서 정통성을 얻으려는 김정은의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면서 “유교적 영향이 남아있는 북한에서 김정은이 유일하게 적통을 이을 후계자를 자처하는데 김정남이 최대의 장애물이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태영호 前공사는 “김정은이 (김정남 암살) 사건이 세계에 알려질 것을 감수하고, 자신의 권위를 위협하는 존재를 제거하기로 선택한 것”이라면서, 김정남의 암살 배후는 김정은이라고 분석했다.

    태영호 前공사는 또한 “김정은 입장에서 보면, (김한솔 또한) 사라져야 할 존재”라고 지적하고 “김한솔이 얼마나 살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한편 일본 언론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가진 납북자 요코다 메구미 씨에 대해서는 “북한 외무성 내에 ‘이미 사망했다’고 떠돌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면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고 한다.

    태영호 前공사의 설명에 따르면, 일본과 납북자 관련 대화를 할 때 처음에는 북한 외무성이 대화 파트너였으나 곧 보위성이 이를 감독하면서 요코다 메구미 씨의 유골을 일본에 반환해봤자 좋을 일이 없을 것“이라는 등 내부적으로 의견충돌이 있었다고 한다.

    日언론들에 따르면, 태영호 前공사는 북한이 일본과의 협상에서 “일본이 돈을 얼마 줄 것인가”에만 관심이 있다고 지적한 뒤 “북한이 일본과 납북자 협상을 하는 것은 한미일 공조를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므로, 일본 정부가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한미일 공조를 통해 김정은 정권을 무너뜨리는 길 밖에는 없다”고 강조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