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한솔을 찾아서 - 김정남의 마카오에 가다 - 현장취재(5)

    김정남, 마카오에서 잡지 제작에 참여...포르투갈 식당 애용

    허동혁 /객원 논설위원


    마카오의 한 포르투갈 식당 매니저가 김정남이 마카오에서 잡지제작에 관여했었다고 증언했다.
    해당 식당의 매니저 Я씨는 인터뷰에서 "김정남은 잡지사 관련 종사자로 알고 있으며, 우리 식당에
    잡지용 사진 촬영차 몇번 들른 적이 있다" 고 밝혔다.
    Я씨는 또 "잡지 일 말고도 광동계, 포르투갈계, 마카니즈 (광동계와 포르투갈계의 혼혈) 등 마카오를 구성하는 모든 인종의 사람들과 여기서 파티를 자주 열었고, 전형적인 '이지고잉' (easy-going) 스타일이었다" 고 말했다.
  • ▲ 김정남이 북한 공작원에게 암살되었다고 보도한 마카오 포르투갈어 신문 [주날 트리부나 데 마카우 Jornal Tribuna de Macau].
    ▲ 김정남이 북한 공작원에게 암살되었다고 보도한 마카오 포르투갈어 신문 [주날 트리부나 데 마카우 Jornal Tribuna de Macau].
    또한 아들 김한솔 군도 자주 식당에 왔었다고 밝힌 매니저는 "김한솔은 아버지와는 달리 조용한 스타일로 항상 친구 아니면 남매(김솔희로 추정)와 같이 찾아왔다고"고 말하고,
    아버지 김정남을 포함한 전 가족이 방문했던 일은 딱 한번이었다" 고 기억했다.
"김한솔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작년 12월" 이라면서, 그러나 Я씨는
"김정남의 집안 배경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며, 다른 종업원들도 다들 평범한 한국인으로만 알고 있다" 고 다소 의외의 증언을 덧붙이는 것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그 지역 일대의 다른 식당의 매니저 및 종업원들도 김정남과 김한솔을 모두 알고 있어, 김정남 일가는 이 일대의 유명한 단골 고객이었는데도 그의 집안 배경을 아는 식당은 기자가 이번에 찾은 그 일대 식당 10여개 중 하나 밖에 없었다.

김정남의 배경을 아는 유일한 포르투갈 식당의 포르투갈인 셰프 Ø씨는 "그에 대해 잘 알며
우리 식당에 자주 왔었다"고 밝혔으나, 기자가 자세한 질문을 하자 황급히 자리를 떴다.
  • ▲ 한국 드라마 '궁' 촬영지 포르투갈 식당 '에스파소 리스본' 내부. 이곳도 김정남이 단골로 드나들었다.(허동혁 찍음)
    ▲ 한국 드라마 '궁' 촬영지 포르투갈 식당 '에스파소 리스본' 내부. 이곳도 김정남이 단골로 드나들었다.(허동혁 찍음)
    이런 반응을 보이는 포르투갈 식당은 마카오의 다른 지역에 또 하나 있었다.
    윤은혜.주지훈 주연 드라마 '궁'의 촬영지로 유명한 콜로안 섬의 유명 포르투갈 레스토랑
    '에스파소 리스본'의 오너 엔리케 쿠스타지우 씨는 인터뷰에서,
     "김정남 사건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마카오 시내에서 열린 일반적인 파티에서 그를 몇번 본 적이 있는데, 중국계 친구가 많은 것 같았지만 포르투갈계나 마카니즈 들과도 곧잘 어울렸다.
    아주 편안한 성격의 친구" 라며 웃었다.
    그러나 자신과의 관련성은 극구 부인했다. 식당을 방문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주 오래 전에 한두번 온 것 같지만, 요 근래는 거의 못봤다"고 잘라 말하며,
    추가 질문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에스파소 리스본'의 바로 옆에 위치한, 김정남의 또다른 단골로 알려진 포르투갈식 에그타르트
    맛집 '로드 스토우 베이커리'의 마카니즈 종업원들은 취재에서 김정남의 가게방문 사실을 아예 모른다고 부인했다.
    이렇게 마카오의 포르투갈계 주민들의 김정남에 대한 반응은 특이하게도 양극단으로 갈렸다.
  • ▲ 2001년 일본 밀입국때 김정남, 그의 이력서와 패션을 분석 게재한 일본 잡지 그림기사..
    ▲ 2001년 일본 밀입국때 김정남, 그의 이력서와 패션을 분석 게재한 일본 잡지 그림기사..

    김정남이 과거 페이스북에서 마카오의 포르투갈군 요새를 개조한 포르투갈식 고급호텔
    '포우자다 데 산치아고' 사이트에 '좋아요'를 누른 사실을 비추어 볼 때, 김정남과 그 일가는
    유럽 유학 경험자 답게 마카오의 포르투갈 문화를 상당히 즐겼던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정체와 집안을 숨긴 채 김정남은 이곳 식당의 레벨을 가리지 않고 여러 곳을 드나들며
    보통사람들처럼 지역 주민들과 어울리는 트렌디한 생활을 즐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