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연장 불승인, 북한의 안보위협과 어려운 경제상황 등 종합적으로 고려"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뉴데일리 DB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뉴데일리 DB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28일 "최근 국내외에서 가짜뉴스(Fake News)가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관계기관이 모니터링과 단속을 강화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가짜뉴스는 타인의 인격과 명예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정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건전하고 합리적인 공론 형성을 저해하는 등 그 부작용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또한 "가짜뉴스는 일단 전파되고 나면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데 많은 노력과 비용이 소모되는 등 큰 피해가 수반된다"고 설명했다.

    황교안 권한대행의 발언은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를 넘어 주요 일간지와 방송사까지 가짜뉴스 논란을 부채질하는 현실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박근혜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진 가짜뉴스들이다.

     

    1. 박근혜를 샤머니즘 신봉자로 몰아간 언론과 정치인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용 발언을 왜곡한 국회의원. 해당 주장을 놓고 논란이 일자 청와대는 "(이 발언을) 트집잡아 대통령을 샤머니즘 신봉자로 몰아가려는 언론과 야당 정치인들의 시도가 있었는데 이는 브라질 순방 중 그 나라 대표 작가의 소설 문구를 인용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인용한 책은 브라질의 문호,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의 소설 연금술사다.

    앞서 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지난해 11월 긴급 현안질문에서 정부가 제작한 공식달력에 오방색이 들어간 사실 등을 언급하며 황교안 대행에게 "대통령이 어린이들에게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고 했는데 이걸 보고 어떤 생각이 드느냐"고 물었다. 사실상 박 대통령이 샤머니즘을 신봉하는 게 아니냐는 뉘앙스였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5년 4월 25일 브라질 순방 중 열린 비즈니스포럼 인사말에서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연금술사'의 한 구절을 인용해 발언했다. "양국의 경제인 여러분, 브라질의 문호 파울로 코엘료는 연금술사라는 소설에서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고 했다. 미래를 함께 할 진실된 아미고(Amigo·친구)가 되기를 바란다."

    순방 열흘 후쯤 열린 어린이날 행사에서도 박 대통령은 어린이들의 꿈과 노력을 강조하며 이 문구를 또 한번 인용했다. "정말 간절하게 원하면 전 우주가 나서서 다 같이 도와준다. 그래서 꿈은 이뤄진다."

    이재정 의원의 주장을 전후로 언론들은 샤머니즘 의혹을 제기하며 청와대를 몰아붙였다. MBC의 한 예능 프로그램은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서", "상공을 수놓는 오방색 풍선" 등의 자막을 올려가며 박 대통령을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청와대는 "야당 정치인과 언론은 박 대통령 특유의 세심한 외교적 수사와 문학 속 글귀를 인용해 어린이들에게 전한 덕담까지 왜곡보도와 공작정치의 수단으로 이용했다"고 비판했다.

    2. '통일 대박'이 최순실 아이디어라고?

    SBS 측은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 발언이 최순실의 아이디어"라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SBS 측은 "검찰은 '통일 대박'이란 표현이 비선 실세 최순실의 아이디어인 것으로 잠정 결론내렸고, 대통령 연설문 등을 사전에 받아보던 최씨가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딱딱한 말이 아닌 젊은 사람들이 쓰는 단어로 고쳐줬는데, 통일 대박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청와대는 곧바로 "SBS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이 용어는) 2013년 6월 20일 제16기 민주평통 간부위원 간담회에서 처음 나온 말"이라고 반박했다.

    정연국 대변인은 "당시 한 참석자는 신창민 교수가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제목으로 책을 냈고 미국에서 통일은 대박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다니는 데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통일 대박이라는 용어는 신창민 교수의 책에서 나온 것으로 최순실씨와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사실 관계를 바로잡았다.

    당시 참석자의 얘기를 들은 박근혜 대통령은 "아, 통일은 대박이다..."라고 맞받았고 이것이 '통일 대박' 발언의 발단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박 대통령은 5개월 뒤인 2013년 11월 26일 민주평통 상임위원과의 대화에서도 "통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은 것 중에 그 말(통일 대박)이 굉장히 머리에 와 닿는데, 통일은 대박이라는 그런 얘기를 들어보셨죠"라고 언급했다. 

    청와대는 "따라서 통일 대박이라는 용어는 중앙대 경영학부 명예교수이자 당시 민주평통자문위원인 신창민 교수의 책 '통일은 대박이다'에서 나온 것으로 최순실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3. "중앙일보는 여론조작을 멈춰라"

    박근혜 대통령 측 황성욱 변호사는 지난달 21일 밤 법조 기자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박 대통령은 특검에서 말하는 소위 '블랙리스트' 작성을 어느 누구에게도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황성욱 변호사는 문자메시지에서 중앙일보의 보도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익명의 그늘에 숨어 허위보도를 일삼는 특정 세력은 더 이상 여론조작을 그만두고 언론도 확인된 객관적 사실만을 보도해 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중앙일보는 이날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서에 '세월호 참사 한 달 뒤인 2014년 5월 박 대통령의 지시로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졌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박 대통령 측은 25일 중앙일보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중앙일보의 형제사인 JTBC 손석희 보도부문 사장 등 관계자들은 '태블릿PC 조작의혹'과 관련해 모해증거위조죄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김기수 헌법수호애국시민연합 공동대표와 박정섭 구국채널 대표는 지난달 18일 시민 1,000여명을 대표해 남대문경찰서에 형사고발장을 제출했다. 그는 "JTBC의 보도 내용만 봐도 태블릿PC에 저장된 파일들이 최순실이 저장한 파일이 아니라 사후에 입력됐다는 의혹에 충분한 근거가 된다"고 주장했다.

    김기수 대표는 특검을 향해서도 "첫번째 태블릿PC로 인해 국회에서 특검법이 통과되고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는데 이것에 대해선 명확한 해명도 없으면서, 필요없는 세 번째 태블릿PC를 또 꺼냈다. 첫 번째 태블릿PC는 의미가 없고 세 번째가 의미가 있으니 믿으라는 건가, 국민들을 바보로 아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러한 문제들을 의식한 듯 황교안 권한대행은 "SNS와 같은 새로운 정보소통 네트워크 신뢰도를 높이고 누구나 믿고 안전하게 정보통신망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가짜뉴스에 대한 선제적이고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사실확인과 가짜뉴스 신속 차단 시스템 구축 등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고, 가짜뉴스의 명확한 기준과 처벌에 대한 법령을 조속히 정비해 달라"고 당국에 주문했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이날 박영수 특검검사팀의 수사기간 연장 불승인 결정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특검법은 주요 목적과 취지를 달성했으나 매주 도심 한가운데서 대규모 찬반 시위가 이어지고 정치권에서도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북한의 안보위협과 어려운 경제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에 대한 많은 찬반 논란과 여러가지 주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민들과 정치권에서 국정이 안정적으로 유지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해서는 "국제적으로 생산이 금지된 독성화학물질에 의한 테러가 북한 정권의 소행에 의해 이뤄졌다는 사실이 밝혀진 만큼, 강력한 대북(對北) 제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다각적으로 협조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