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에 부끄러운 동문 2위 했지만…두 달 만에 달라진 분위기 대자보로 확인돼
  • ▲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 그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 그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서울대에 걸린 탄핵 반대 대자보에 대해 "눈물겹다"는 소회를 밝혔다.

    그간 촛불 세력에 눌려 '탄핵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서울대에서 마저도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등 변화가 감지됐다는 의미다.

    김진태 의원은 27일 자신의 SNS에 "서울대에 누명 탄핵을 반대하는 대자보가 붙었다"면서 "얼마 전 서울대생들이 뽑은 부끄러운 동문상 2위를 했던 나로서는 눈물겹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서는 지난해 12월 9일부터 '제1회 부끄러운 동문상'의 수상자 선정 투표를 시작했다. 이번 투표는 한 서울대 학생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서울대 동문이 일조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팠다"면서 투표를 제안해 시작됐다. 이 투표에서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위,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2위, 조윤선 전 문화체육부 장관이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투표 마감 후 두 달여 뒤, 서울대학교에는 '탄핵은 부당하다'는 제목의 대자보가 올라왔다. 부패한 정치권과 검찰, 언론이 야합한 정변은 실패했다는 주장이었다.

    대자보는 "JTBC는 자칭 '국정 농단'사건 보도에서 최순실의 PC를 확보했다며 PC 화면을 공개했다. 처음부터 거짓이었다"면서 "특검은 선동된 여론을 등에 업고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른다"고 말했다.

    또한 "촛불시위를 과장하고 태극기 집회를 애써 외면했다"면서 "반대 주장은 배제된다. 정치를 하는 언론의 민낯"이라고 했다.

    이밖에도 '서울대는 민노총의 봉인가'라는 글에서는 운동권 논리에 매몰된 학생 운동권에 대한 비판을, '진리는 나의 빛'이라는 글에서는 대한민국의 가치와 통일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서술했다.

    탄핵 정국을 거치며 숨죽였던 보수세력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고영태의 녹음파일이 공개되는 등 여론이 환기되고, 태극기 집회에 많은 참석자들이 생겨나면서 나온 변화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이같은 변화에 감격한 듯 "사랑하는 후배들아, 학교 마크에 있는 Veritas Lux Mea(진리는 나의 빛)를 가슴에 새겨다오"라면서 "세월이 흐른 뒤 후회해도 소용없단다"라고 단언했다. 김진태 의원은 서울대학교 83학번으로, 법대를 졸업해 공안검사를 지냈다.

    한편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27일을 끝으로 변론기일이 종료됐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오는 3월 13일 이전에 탄핵소추안에 대한 판결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