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회원 "여성 대통령 다 벗겨 전시하는 나라가 어디 있나? 대통령 불쌍하다" 한탄
  • ▲ 애국·보수 시민사회단체 회원 10여명은 22일 박근혜 대통령 풍자 누드화 그림 '더러운 잠'을 전시하고 있는 나꼼수의 본거지 벙커원(Bunker1) 앞에 모여 '더러운 잠'을 강제 철거하겠다며 무력 진입을 시도했다. ⓒ뉴데일리 강유화 기자
    ▲ 애국·보수 시민사회단체 회원 10여명은 22일 박근혜 대통령 풍자 누드화 그림 '더러운 잠'을 전시하고 있는 나꼼수의 본거지 벙커원(Bunker1) 앞에 모여 '더러운 잠'을 강제 철거하겠다며 무력 진입을 시도했다. ⓒ뉴데일리 강유화 기자

    애국·보수 시민사회단체 회원 10여명이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 걸려 있다 나꼼수의 본거지 '벙커원(Bunker1)'으로 옮겨져 '2차 전시'에 들어간 박근혜 대통령 누드화 그림 '더러운잠'의 무력 철거를 시도했다.

    22일 오후 2시, (사)월드피스자유연합, 우리대통령님을사랑하는모임(대사모) 등 애국·보수 시민사회단체 회원 10여명은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위치한 벙커원 앞에 모여 '더러운 잠' 철거를 요구하는 집회 시위를 열었다. 

    앞서 지난 달 표창원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 내에 대통령 풍자화 '더러운 잠'을 전시했지만, 해군 예비역 제독으로 알려진 한 시민이 이를 내동댕이 쳐 파손하는 등 전시로 인한 비난이 커지자 지난 달 24일 철거했다. 

    그러나 문제의 그림을 그린 이구영 작가와 '시국비판 풍자전시회(곧, BYE! 展)'참여한 작가들은 이에 반발해, 벙커원으로 원본 그림을 가져와 전시하고 있다.

  • ▲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위치한 벙커원(Bunker1)에 전시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풍자 누드화 '더러운 잠'. ⓒ뉴데일리 강유화 기자
    ▲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위치한 벙커원(Bunker1)에 전시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풍자 누드화 '더러운 잠'. ⓒ뉴데일리 강유화 기자

    월드피스자유연합은 이날 "여성 대통령을 모욕한 그림이 아직도 버젓이 걸려 있는 것에 분개한다"며 "오늘은 무력을 써서라도 그림을 철거하겠다"고 선포했다.

    안재철 월드피스자유연합 대표는 "추미애 누드 사진이 저기 걸려있었으면 어떨 것 같은가. 문재인 마누라가 저기에 있었다고 해도 저렇게 그림을 놔둘 것인가"라며 맹비난을 했다. 

    그는 "여성 대통령의 누드화 사진을 걸어 놓은 것은 대한민국 사회를 조롱하는 것인데 우리 국민들은 참 무심하다"며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시끄럽다는 말만 할 줄 알지 아무도 화를 내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국민의례 후 '더러운 잠' 그림을 전시하고 있는 벙커원 진입을 시도했지만, 미리 대기하고 있던 경찰벽에 막혀 무산됐다.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가운데 무력 진입을 시도하는 집회 측과 경찰의 실랑이는 약 1시간 가량 이어졌다.

  • ▲ 박근혜 대통령 풍자 누드화 '더러운 잠'을 철거하겠다며 벙커원(Bunker1)에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애국·보수 시민사회단체 회원. ⓒ뉴데일리 강유화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풍자 누드화 '더러운 잠'을 철거하겠다며 벙커원(Bunker1)에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애국·보수 시민사회단체 회원. ⓒ뉴데일리 강유화 기자

    시위 도중 무력 충돌이 발생하며, 경찰의 폴리스 라인이 무너지는 상황이 잠시 발생했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시위대는 경찰벽에 가로막혀 진입이 어렵게 되자 마이크를 잡고 "벙커원 관계자는 여기로 내려오라"면서 "뭐가 무서워 안 내려오느냐"고 소리쳤다. 

    회원들은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면서 "한 나라의 대통령을 다 벗겨서 전시하는 나라가 어디있느냐"고 성토했다.

    한 회원은 "잘잘못을 떠나서 대통령이 불쌍하지도 않느냐"면서 "여자고 미혼이다. 인간으로 저런 능욕을 당하는 게 불쌍하다"고 한탄했다. 

    이날 집회에는 지난 달 1일 촛불집회 시위자들에게 테러를 당해 부상을 입었던 장민성 대사모 대표도 참석했다. 그는 깁스를 한채, 무력 진입을 시도했다.

  • ▲ 장민성 우리대통령님을사랑하는모임(대사모) 대표가 벙커원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벽에 가로 막혀 무산됐다. ⓒ뉴데일리 강유화 기자
    ▲ 장민성 우리대통령님을사랑하는모임(대사모) 대표가 벙커원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벽에 가로 막혀 무산됐다. ⓒ뉴데일리 강유화 기자

    장 대표는 경찰과 계속해서 실랑이를 벌이며 벙커원 안으로 들어가겠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시위대는 결국 집회 시작 1시간 30여분가량이 지나 집회를 철수했다. 

    벙커원 측에 따르면 이들의 시위는 약 20일 가까이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벙커원 측은 "이렇게 무력으로 진입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벙커원 측은 이번 달 28일을 기점으로 더러운 잠 전시가 끝난다고 밝혔으나, 애국·보수 시민사회 단체들은 "28일까지도 기다릴 수 없다"며 강제 철거를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애국·보수 시민사회단체의 '더러운 잠' 강제철거가 실패함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 누드화 그림은 벙커원 2층 난간에 걸려있게 됐다.

  • ▲ 벙커원에 전시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풍자 그림. 돌잡이를 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그림으로 주사기, 권총 등이 돌잡이 상에 올라와 있다. ⓒ뉴데일리 강유화 기자
    ▲ 벙커원에 전시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풍자 그림. 돌잡이를 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그림으로 주사기, 권총 등이 돌잡이 상에 올라와 있다. ⓒ뉴데일리 강유화 기자

    이밖에도 벙커원은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는 다수의 그림을 전시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돌잡이 상황을 가정해 돌잡이 책상 위에 주사기, 권총 등을 그려 넣은 그림, 세월호 사고 희생자들을 연상시키는 캐릭터 속에 박근혜 대통령을 형상화한 캐릭터가 이불을 덮고 자고 있는 그림이 전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