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2명, 무인 발권기 앞에 있던 김정남을 앞뒤에서 공격, 수건으로 얼굴 감싸
  • 외신들이 공개한, 김정남 암살 장면을 찍은 공항 CCTV 화면. 원 안의 흰색 여성이 뒤에서 김정남의 얼굴을 수건으로 덮어씌운 모습이다. ⓒ호주 뉴스닷컴 관련보도 화면캡쳐
    ▲ 외신들이 공개한, 김정남 암살 장면을 찍은 공항 CCTV 화면. 원 안의 흰색 여성이 뒤에서 김정남의 얼굴을 수건으로 덮어씌운 모습이다. ⓒ호주 뉴스닷컴 관련보도 화면캡쳐


    호주 뉴스닷컴, 日후지TV 등 주요 외신들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김정남 암살 당시를 찍은 CCTV 영상을 입수,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암살 용의자들이 김정남을 공격하고, 그가 쓰러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2.3초. 영상을 본 외신들은 암살에 사용한 액체의 정체에 더욱 궁금증을 나타내고 있다.

    호주 ‘뉴스닷컴’이 공개한 쿠알라룸푸르 공항 CCTV 영상을 보면, 흰색 옷을 입은 여성과 어두운 색 옷을 입은 다른 여성이 무인발권기로 향하는 김정남을 발견한 뒤 주변에서 서성인다.

    그러다 김정남이 혼자가 되었을 때 흰색 옷을 입은 여성이 수건으로 보이는 천을 들고 뒤에서 빠르게 접근, 김정남의 얼굴을 수건으로 뒤덮는다. 어두운 색 옷을 입은 여성은 앞쪽에서 김정남이 저항할 수 없도록 두 팔을 잡는다. 흰 옷을 입은 여성이 김정남의 얼굴에 수건을 둘렀다가 풀 때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2.3초. 두 여성은 곧 인파 속으로 사라진다.

    여성들의 공격을 받은 김정남은 곧바로 공항 안내데스크를 찾아 직원에게 뭔가를 설명한다. 이어 경찰들이 공항 의무실로 김정남은 안내한다. 말레이시아 경찰에 따르면, 이때 김정남은 “여성 2명이 갑자기 공격했다”고 진술한 뒤 심한 두통을 호소했다고 한다.

    참고로 수건에 묻은 액체 형태의 독극물은 호흡을 통해서, 또는 눈을 통해서 인체에 흡수될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짧은 시간 내에 인체에 흡수되는 양은 극히 미미하다. 때문에 외신들은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독극물의 정체에 궁금증을 나타내고 있다. 

    냉전 시절 정보기관 암살부대가 주로 사용했던 독극물인 리신이나 러시아가 반정부 인사에게 사용했던 방사능 물질 ‘폴로늄 210’과 같은 경우에는 인체에 흡수된 뒤 사망에 이르기까지 수 시간에서 며칠 가량 걸린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독소로 불리기도 하는 ‘보톨리눔 톡신’의 경우에는 사망까지 3~4시간 걸리고, ‘시안화 수소’, 즉 청산가리의 경우 1시간 이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독극물은 모두 0.1g의 미량만 흡입해도 사망한다.

    해외 일부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신경계 화학무기 ‘VX 가스’의 경우에도 극소량만 마셔도 사망한다. 사망에 걸리는 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내외라고.

    하지만 외신들조차 궁금하게 만드는 점은 이 여성들이 수건에 액체 형태의 독극물을 묻힌 뒤 김정남의 얼굴을 감쌌지만, 범행을 저지른 당사자들에게서는 그 어떤 독극물 중독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때문에 대기 중에 퍼지는 특징을 가진 화학무기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김정남을 암살하는 장면이 찍힌 영상은 20일 현재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도 공개돼 세계인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