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은 안 된다' 절박한 보수표심, 안희정으로 이동하나
  • ▲ 황교안 권한대행의 지지세가 꺾였다. '한국갤럽'이 1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황교안 권한대행은 9%를 기록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황교안 권한대행의 지지세가 꺾였다. '한국갤럽'이 1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황교안 권한대행은 9%를 기록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보수표심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황교안 권한대행으로 결집하는가 싶었지만 상승세가 꺾였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17일 발표한 대선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황교안 권한대행은 9%를 기록, 지난 주 보다 2%p 하락했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33%로 4%p 올랐고,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각각 22%, 9%를 기록했다. 야권 대선 주자 후보들이 일제히 세 결집을 한 가운데, 보수 진영에서 유일하게 순위권인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만 빠진 것이다.

    특히 황교안 권한대행은 유승민 의원과 함께 순위권에 있는 몇 안되는 대선후보이지만 자유한국당 지지자들 중 53%, 바른정당 지지자들로부터 16%의 지지밖에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민주당에게는 1%의 지지를 받았다.

    반면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야당 후보임에도 바른정당 지지자의 27%, 자유한국당 지지자에게서도 9%의 지지를 받았다. 문재인 전 대표가 각각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에서 5%, 1%를 받은 것과 크게 대조적이다.

    이는 보수 지지층이 문재인 전 대표를 막을 후보를 찾지 못해 갈팡질팡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현재까지 보수유권자들은 황교안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결집해 있지만, 정작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선출마 여부 자체가 불투명하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면 권한대행을 그만둬야 하는데, 이로 인해 국정 공백이 발생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간 야당에 '국정 공백 우려' 목소리를 높여온 황 권한대행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

    또한 황 권한대행을 내세워 문재인 전 대표를 이길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보수색채가 확실한 후보로 정체성이 분명한 것은 장점이지만, 양날의 검으로 야권에 반감 또한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중도층을 당기기 어렵다면 문재인 전 대표를 이기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하에 황교안 권한대행 대신 안희정 충남지사를 택하는 보수들이 있다는 이야기다.

  • ▲ 한국갤럽의 2017년 2월 3주차 여론조사 결과. ⓒ한국갤럽 제공
    ▲ 한국갤럽의 2017년 2월 3주차 여론조사 결과. ⓒ한국갤럽 제공

    비슷한 분석으로는 보수층 지지자가 민주당의 대선 경선을 앞두고 역선택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막기위한 역선택의 일환으로 안희정 충남도지사에 지지를 보낸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지난 15일부터 대선후보 경선 참여 선거인단 모집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우선 3주간 1차로 모집하고, 2차 선거인단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 인용 결정이 내려지면 1주일 간 추가 신청을 받을 계획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은 '국민 경선'으로 치러진다. 기존 민주당 당원만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보수층 유권자도 참여할 수 있는 만큼 '역선택'을 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한편, 같은날 발표된 정당지지도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44%를 기록해 창당 후 최고치를 갱신했다. 〈한국갤럽〉은 이에 대해 "민주당 계열 정당 지지도가 이처럼 40% 선을 유지한 것은 김대중 대통령 취임 첫해인 1998년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각각 11%, 6%로 지난 주에 비해 2%p, 1%p 하락했다.

    17일 발표한 〈한국갤럽〉의 2017년 2월 3주차 여론조사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로, 2017년 2월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표본을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3명이 참가한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구간에서 ±3.1%p 였고, 응답률은 20%(총 통화 5,138명 중 1,003명 응답 완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