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변양균? "측근만 챙기는 문재인의 시계는 여전히 2002년"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공준표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공준표 기자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좋은 인재를 잘 선별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면 모든 일이 순리대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이 말은 주로 정치권에서 권력다툼 및 논란의 소지가 존재할 때 거론된다. 그리고 최근 정치권에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꼬리표로 대신 사용되고 있다.

    야권의 선두 잠룡인 문재인 전 대표는 18대 대선에 출마한 전국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대세론'을 구축한 대선주자다. 문 전 대표의 강점으로는 고정적인 지지층을 확보한 점이 꼽힌다. 지난 2015년 말 입당한 친문(親文) 10만 온라인 당원이 이를 증명한다. 많은 이들이 따르는 후보란 얘기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표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상당수 존재한다. 최근 눈에 띄는 점은 '영입인사(인재영입)' 문제다. 문 전 대표가 정치인이 아닌 일반인일 경우, '영입인사' 문제는 크게 부각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문 전 대표는 '정치인'이다. 또 대통령직에 지원한 대선주자다. 때문에 이 문제는 예사롭지 않게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 됐다.

    대통령은 한 국가 행정권의 수반이 되는 최고 통치권자다. 때문에 유능한 인재를 적재적소 활용해 국가를 통치해야 한다. 인재 활용을 원활하게 못할 경우, 그 나라의 살림살이는 매우 힘들어질 수 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자신의 캠프에 영입한 인사들을 살펴보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의 구설이 대표적이다. 전 전 사령관은 이전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민주운동 진압) 지시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다. 야권 지지층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인사란 얘기다.

    뿐만 아니라 19대 국회 당시 '시집 강매' 논란으로 20대 국회 공천을 받지 못한 노영민 전 민주당 의원은 현재 문재인 캠프의 조직본부장을 맡고 있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대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 14일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장·차관 60여명으로 구성한 자문그룹 '10년의 힘'이 비판의 대상이 된 것. 자문그룹 인사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구태 정치인'으로 가득하다는 지적이다.

    이삼걸 전 행정안전부 차관이 대표적이다. 그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활약한 인물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 때 차관을 지낸 고위공직자다. 또 다른 자문인사인 변양균 전 기획예산처 장관(참여정부)은 이른바 '신정아 스캔들'로 공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공동위원장을 맡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필리버스터를 해서라도 사드 배치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한바탕 매국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밖에도 이영탁 전 국무조정실장,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조직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전 대표의 인사 논란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진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15일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전 대표의 자문그룹 '10년의 힘' 관련) 구태도 이런 구태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떻게든 과거 인물을 끌어 모아 세 과시와 측근 챙기기에만 열을 올리는 걸 보면 문 전 대표의 시계는 2002년에 맞춰져 있는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말로는 차기정부에서 사드 배치를 검토하겠다면서 속으로는 사드를 반대하려는 문재인 전 대표의 진심이 반영된 것 아니냐. 북핵과 미사일 고도화가 현실화하는 시점에서 정세현 전 장관이 자문단 공동위원장을 맡은 것은 어떤 의미냐"고 꼬집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도 지난 11일 문재인 전 대표의 영입인사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이 논란 끝 하차한 것과 관련 "박근혜 인사가 또 계속돼선 안 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