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선면접 프로그램서 "'종북'이나 '빨갱이' 비난받으면 아프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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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한 방송에 출연해 "종북같은 사악한 표현을 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우리 사회의 보편적 상식에 맞지 않는 발언으로, 유력 대선주인 문 전 대표가 안일한 안보관을 여지없이 드러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2일 밤 SBS에서 방영된 '대선주자 국민면접'에 출연해 자신의 단점에 대해 "5060 세대들로부터는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60대 어르신들에게는 (나도) 같은 60대인데 아직도 지지를 받지 못하고 때로는 '종북'이나 '빨갱이' 비난을 받으면 아프다. 아직 넘지 못 한 약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종북이라는 말 자체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을 편 가르는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약점으로 '종북, 빨갱이라는 비난을 받는 점'을 꼽으며, 극복 방안으로 사악한 '종북'이라는 단어는 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 셈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 사회에 북한 주민의 인권을 심각히 유린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3대 독재 체제의 북한정권을 추종하는 세력들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문 전 대표의 현실 인식이 대단히 잘못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북한정권의 인권탄압엔 침묵하면서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민중민주주의를 주장하고 북한식 연방제 통일, 사회주의 지향, 국가보안법 폐지, 주한미군 철수 등을 여전히 외치고 있는 옛 통진당 세력이 종북(從北)이 아니면 무엇이냐는 지적이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지난 대선을 앞둔 2012년에도 "친북좌파니 종북좌파니 하는 말은 상대와의 공존을 거부하는 사악한 말이다"며 "그런 표현부터 정치권에서 추방돼야 우리 정치가 공존과 타협이 가능한 정치로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최근 옛 통진당 세력들은 최순실 정국을 맞아 각종 집회에 나와 "정당해산심판 무효", "이석기 석방" 등의 구호를 거리낌없이 외치고 있다.

    노무현정부 시절 민혁당 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던 이석기는 당시 참여정부에 의해 두 차례에 걸쳐 특별사면된 바 있다. 당시 문재인 전 대표는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내고 있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2015년 4월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노무현정부 시절인 지난 2003년 국가 내란을 기도했던 이석기를 왜 노 전 대통령이 사면했는가를 당시 문재인 수석이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었다.

    김도읍 새누리당 의원도 같은 해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2003년 4월 문재인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에게 이석기를 사면시키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해 파장을 낳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문 전 대표가 집권할 경우 '이석기 석방'은 현실화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새누리당은 문 전 대표가 종북이라는 말은 사악하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일반 국민 상식과 전혀 맞지 않은 문 전 대표의 우답(愚答)은 안보관 논란을 더 부추길 뿐"이라고 비판했다.

    김성원 대변인은 "문 전 대표는 이제라도 문제의 본질을 들여다봐야 한다"며 "자신에게 왜 그런 딱지가 붙여졌는지, 왜 5060 세대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