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토크쇼 울린 한 청중의 호소… "14년 전부터 광주·전남 공무원 많이 없어져"
  • ▲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13일 조선대학교 서석홀에서 열린 토크쇼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광주=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13일 조선대학교 서석홀에서 열린 토크쇼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광주=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하루이틀 차이로 호남을 찾은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노무현정권 시절 호남의 인사·예산차별에 대해 상이한 인식과 해법을 보였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13일 조선대학교 서석홀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의 길에서 광주의 미래를 찾다' 토크쇼 중 노무현정권의 인사차별을 호소한 한 청중의 질문에,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호남 지역에 대한 인사차별은 없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참여정부 시절 호남 차별이 없었다'는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동시에, 호남에 강력한 구애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토크쇼에서 질문 기회를 얻은 청중은 "우리 광주·전남의 3급 이하(이상을 의미) 공무원들이 (노무현정권이 출범한) 14년 전부터 소외받고 홀대받았다"며 "'내가 좋아서 찍었느냐, 다른 사람 보기 싫어서 찍었다'고 했을 때 광주·전남의 공무원이 많이 없어졌다"고 토로했다.

    이 청중은 "지금은 교육인적자원부에 (광주·전남 출신) 3급 (이상) 공무원이 광주 남구 출신 딱 한 명이 있다"며, 안철수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면 노무현정권 시절부터 시작된 고위직 공무원의 호남 차별 현상을 시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질문 도중에 언급된 '내가 좋아서 찍었느냐' 운운의 발언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했던 "호남이 내가 좋아서 찍었겠느냐. 이회창이 싫어서 찍었겠지"라는 발언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당시 발언은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줬던 호남 민심에 큰 상처를 주면서,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한 현재의 반문(반문재인) 정서에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전날 문재인 전 대표는 전주에서 열렸던 전북기자협회 초청 대선주자 토론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전북 차별의 당사자로 지목된다'는 질문에 대해 "참여정부 때 전북을 차별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인사차별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또한 "역대 정부의 장·차관 가운데 호남 출신 비율이 높았던 정부가 참여정부"라며 "전북에서 섭섭하게 여기는 것이 있다면 홀대 때문이 아니라 압도적인 지지로 참여정부를 만들었는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민주당이나 제가 정권 교체의 희망을 드리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비껴갔다.

    반면 안철수 전 대표는 "3급 이하라고 말했는데, 3급 이상에 대한 인사차별을 말한 것 아니겠나"라고 정정하면서 "인사차별, 예산차별이 절대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안철수 전 대표는 이러한 인사차별·예산차별의 원인을 '계파 패권정치'로 진단하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문재인 전 대표를 위시한 친문 패권이 집권하는 것은 호남 홀대를 해결하는 '정권교체'가 아닌, 이를 연장하는 '패권교체'에 불과하다는 뜻을 나타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노무현정권 시절이었던 지난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른바 '부산 정권' 발언으로도 물의를 빚은 바 있는 문재인 전 대표를 대통령으로 하는 정권이 들어서면, 향후에도 호남이 참여정부 시절처럼 인사·예산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점도 우회적으로 암시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안철수 전 대표는 "지금 박근혜정부가 실패한 것은 다 계파정치와 패권정치의 폐해"라며 "계파정치가 뭔가. 자기들끼리 좋은 자리 나눠갖고 나라 운영하다가 이리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넓은 대한민국에 많은 인재가 있는데, 골고루 등용해서 쓰지 않고 자기들끼리 나눠먹은 폐해가 나타나는 것"이라며 "다음 정부에서는 이런 계파 패권정치가 다시 반복되면 안 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