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文 턱밑 추격하자 선제적 호남行, 호남 청년 민심 공략완전국민경선 이뤄지는 민주당 경선룰 활용한 노무현式 전략
  • ▲ 안희정 충남지사가 지난 11일 광주 촛불집회에 참석한 모습. ⓒ안희정 캠프 제공
    ▲ 안희정 충남지사가 지난 11일 광주 촛불집회에 참석한 모습. ⓒ안희정 캠프 제공

     

    더불어민주당 경선 판도가 술렁일 조짐이다. '야권의 성지' 광주를 방문한 안희정 충남지사의 이른바 '젊은 리더십' 행보가 경선 판도에 변화를 재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안희정 지사는 '대연정(여야 공동정부 구상)-선별복지정책' 등 우클릭 행보를 선보이며 중도-보수층 공략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야권 대선주자 중 외연확장력이 가장 뛰어난 인물로 평가받게 됐다. 이는 지난달 대비 3배 이상 상승한 안희정 지사의 지지율이 방증한다. 당초 안 지사의 지지율은 한자릿수에 불과했으나 최근엔 20% 지지율을 코앞에 두고 있다.

    자신감이 붙은걸까. 지지율 상승세를 탄 안희정 지사는 '집토끼' 공략을 위해 호남으로 발을 돌렸다. 안 지사는 지난 11일부터 12일 양일간 광주를 방문했다. 안 지사의 광주행 관련 많은 얘기가 나온다. 그중 안 지사가 중도-보수는 물론, 진보까지 끌어안으며 '정권교체 적임자' 이미지를 구축하려 한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실제 안 지사는 12일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열린 '안희정 후보 경선선대위 연석회의'를 통해 "제가 정권교체를 확실하게 이뤄낼 수 있는 민주당의 후보"라고 강조했다.

    안희정 지사는 정권교체를 이루기 전 넘어야 할 큰 산이 있다. 그 산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다. 야권의 선두 잠룡인 문 전 대표는 지난 18대 대선후보로 등판해 얻은 전국적 지지도로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다. 나아가 문 전 대표 대세론을 지탱하는 '용골(선체를 지탱하는 중요한 축)'로는 당내 온라인 10만 당원이 꼽힌다. 이 엄청난 수의 당원들은 문 전 대표가 대표시절 가입한 사람들이다.

    견고한 '트로이 성벽'을 연상시키는 문재인 전 대표의 온라인 10만 당원을 견제하지 못한다면 안희정 지사의 '정권교체' 꿈은 수포로 돌아간다. 문 전 대표를 향한 10만 당원의 표심을 분산시킬 전략이 안 지사에게 절실하다는 얘기다. 안희정 지사 역시 이를 모르진 않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안희정 지사는 '문재인 대세론'을 격파하기 위한 '트로이 목마' 건설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지난 10일 한국갤럽의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가 발표된 이후 이런 움직임은 본격화 됐다. 그동안 대선후보로 거듭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지지율 단독 2위를 달성한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문재인 잡기'에 돌입한 느낌이다.

    '트로이 목마'가 될 재료는 '젊은 리더십'이다. 안 지사는 광주에서 "대한민국의 젊고 합리적인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어 내는 데 제 사명을 걸겠다"고 외쳤다.

    그 일환으로 안희정 지사는 기존 정치인과 다른 행보도 선보였다. 안 지사는 12일 오전 5·18국립묘역에서 참배를 마친 후 '쳥년 열사'인 전영진·박관현·윤상원 열사 등 묘지에서 무릎을 꿇은 채 묵념을 했다. 또 광주 서구 쌍촌동에 위치한 5·18민주화운동 학생기념탑을 방문했다. 안 지사는 이날 오후 전남대학교를 방문해 대학생들의 고충을 들어주는 '만나러 갑니다' 캠페인 활동도 진행했다.

    안희정 지사의 이같은 행보는 신선했다는 후문이다. 안 지사는 "학생기념탑 방문은 생소하다"는 기자들 질문에 "저도 처음 왔다. 이전 5월 광주항쟁 소식 들을 때 저녁마다 선배들과 울었던 기억이 난다"고 밝혔다.

    안희정 지사가 '젊음-참신함-새정치'로 이어지는 '젊은 리더십'을 강조하는 데는 문재인 전 대표의 온라인 10만 당원을 향한 갈라치기 전술을 구사한 것으로 보여진다. 흔히 '온라인 세대'라고 하면 '젊은 세대'를 연상하기 쉽상이다. 즉 안 지사가 '젊은 리더십'을 통해 참신함을 갈망하는 20-30-40대 세대에 구애공세를 펼치는 것이다. 안 지사의 참신한 리더십은 '젊은 층'인 온라인 10만 당원의 마음도 어느 정도 흔들 것이란 얘기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젊은 층을 향한 안희정 지사의 구애는 '완전국민경선'으로 이뤄지는 민주당 경선 룰도 염두한 것으로 보여진다. 완전국민경선은 국민과 당원이 '1인 1표'를 행사하는 것이 골자다. 스마트폰 및 온라인 기기 접근이 용이한 젊은 층이 안 지사에게 힘을 실어준다면 역전극은 가능하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민주당 경선 당시 호남민심의 전략적 몰표는 물론, 온라인 당원들의 화력이 뒷받침했다.

    기자가 지난 11일부터 12일 양일간 광주의 20대 민심을 청취한 결과, 안희정 지사의 호감도는 상당하다. 지난 11일 광주 금남로 인근에서 진행된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집회에 참석한 안 지사에게 다수의 젊은이들은 몰려왔다. 그리고 안 지사와 기념사진 등을 촬영했다. 안 지사의 모습을 스마트폰에 담던 이모(28·여·황금동)씨는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중 가장 잘생겼다. 유튜브를 통해 안 지사 발언하는 모습을 봤다. 차분한 톤으로 얘기하는 게 좋았다"고 밝혔다.

    한편 문재인 전 대표는 이상징후를 느낀 탓일까.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탄핵 완수를 외쳤던 문 전 대표는 이날 전북 전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안 지사에게 호남주도권을 뺏길 수 없다는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