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북 찾아 지지호소...정계은퇴 번복 논란에 "지금도 진심" 주장
  • 12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북혁신도시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를 방문해 관계자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뉴시스
    ▲ 12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북혁신도시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를 방문해 관계자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뉴시스


    안희정 충남지사가 광주에서 큰 호응을 얻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에 질세라 호남을 찾아 지지세 몰이에 나섰다.

    문 전 대표는 12일 전북을 찾아 구제역 피해현황을 점검 한 뒤 전북포럼 출범식 및 탄핵촉구 정권교체 결의대회에 참석해 지역발전 비전을 제시하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자신을 맹추격하는 안희정 지사에게 야권의 심장인 호남을 내줄 수 없다는 초조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사상 최초로 영남과 호남, 충청에서 모두 지지 받고 전국에서 고르게 지지받을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며 '포용적·통합적 대통령'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호남의 경우 '당선될 것 같은 후보'에게 몰표를 주는 경향을 보이는 만큼 정권교체 의지를 강조하며 자신의 '대세론'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전북 전주KBS에서 열린 전북지역기자 간담회에서 자신의 대세론에 대해 "문재인의 대세라기보다는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이 대세라고 생각한다"며 "반문(反文)연대는 정권연장연대"라고 주장했다.

    그는 안희정 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에 대해선 "그분들의 지지도 상승이 반갑고 기쁘다. 외연이 확장되는 것이고 당 전체의 파이가 커지는 것"이라며 "두 분은 다들 젊고 훌륭한 정치지도자들이어서 기회가 이번에 오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국가를 이끌 지도자로 커나갈 것이라고 본다"고 평했다.

    일각에선 문 전 대표와 안 지사가 같은 날 호남을 방문한 것을 두고 경쟁구도 형성을 통한 정치권의 시선을 집중시키려는 의도적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재인 전 대표는 전북혁신도시에 위치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방문해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이 '기금본부 전북 이전'을 공약하고 (민주당이) 주도해서 국민연금법을 통과시켰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후에도 기금운용본부를 서울로 되돌리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민주당이 잘 막아냈다. 전북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날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해 문 전 대표는 "북한이 우리 정세에 영향을 미치려는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 국민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소 강경한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문 전 대표는 "그간 여러 차례 경고를 했는데도 북한이 또다시 무모하고 어리석은 도발을 한 데 대해 강력 규탄한다"며 "북한이 도발을 계속한다면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김정은 정권의 앞날도 예측이 어렵다는 점을 강력 경고한다"고 보수층을 의식한 발언을 했다.

    전날 목포 방문에 이어 이날 호남을 찾은 안 지사는 광주를 상징하는 5.18 민주묘역을 참배한 뒤 전남대학교 학생들과 만나 의견을 듣고 자신의 청년 정책 공약을 다듬었다.

    지난해 반문(反文) 정서가 팽배했던 호남 일부 지역에선 안 지사가 대세론을 뒤바꾸는 대이변의 주역이 될 수 있을지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대세론을 이어온 문 전 대표와 맹추격에 나선 안 지사의 호남 동시 방문이 향후 광주민심의 향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리는 대목이다.

    최근 문 전 대표는 강기정 전 의원을 캠프에 합류시키는 등 호남출신 인사들을 끌어안으며 호남민심 포섭에 올인하고 있다. 

    이날 전북을 방문한 문 전 대표는 호남에서의 '정계은퇴 번복' 논란과 관련, "호남에서 지지를 거두면 대선에 나갈 수 없고 정치 물러나겠다고 했는데 지금도 진심이다. 실제 호남의 지지없이 어떻게 정권교체가 가능하겠는가"라며 "다행스럽게 호남에서 지지를 보내주고 계셔서 정권교체에 대한 자신감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지난달 22일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선 "많이 부족한 문재인을 미워도 다시 한 번 손을 잡아달라"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절절히 호소한 바 있다. 

    야권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호남에서마저 안희정 돌풍이 이어진다면 대세론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묻어나는 발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