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사장 선임 코앞..요동치는 MBC, '1노조' 강짜행동에 '3노조' 불만 폭주

  • MBC 신임 사장 선임을 목전에 두고 사내 기류가 요동치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 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1노조 / 신임본부장 김연국) 소속 조합원들이 사옥 안팎으로 천막 농성과 손피켓 시위를 벌이며 "경영진 사퇴" "사장선임 중단" 등을 부르짖자, 상대적으로 온건파인 MBC노동조합(3노조 / 공동위원장 김세의·임정환·최대현)도 1노조 바로 옆에 농성 천막을 치고 "단협합의 학자금 지원을 즉시 실행하라"며 1노조에 맞불을 놓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지난해부터 MBC 사옥 앞 광장에 진을 치고 "청와대 방송 즉각 중단하라" "MBC 안광한을 구속, 엄벌하라" "김장겸 보도본부장 최기화 보도국장 물러나라" 같은 섬뜩한 슬로건을 내세운 1노조와는 달리 3노조는 "근로형태 개선 즉각 시행하라" "MBC에 대한 가짜뉴스, 강력 대처하라" 같은 건설적인 주장들을 내걸어 확실한 비교 우위를 점하는 모습이다.

    특히 1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타 노조에 속한 선임자들에겐 인사를 하지 않는, 이른바 '인사 안하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MBC 구성원들 사이에서도 '반발'이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 MBC노동조합 관계자는 "후배들이 인사하지 않고 선배들 앞을 버젓이 지나가고, 특정 노조 소속끼리만 남보란 듯 거창하게 인사를 나누는 일이 MBC 사내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사장 선임을 앞두고 일부 노조에 속한 동료들이 가깝게는 5년, 멀게는 10년 넘게 차이가 나는 선임자들 앞에서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다니는 모습에 통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국장급이 넘은 MBC 원로격인 선배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목에 힘을 주고 지나갔다'는 모 부서 막내급 기자의 행동이 최근 자주 회자되고 있다"며 "이는 MBC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1노조가 2012년 장기간 파업 직후 의도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선배에게 '인사하지 않기'라는 독특한 문화를 만들면서 시작된 악습"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같은 행동은 해당 노조원들에게만 꾸벅 인사를 하는 유치한 행태로, 공동의 일터에서 특정 세력을 중심으로 편 가르기를 한다는 측면에서 건전한 직장 문화를 해쳐왔다는 것이 MBC 내 중론"이라며 "그 후로 한동안 이어진 '인사하지 않기' 문화는 MBC 내부에서 이른바 성골·육두품을 나누는 차별적인 시그널로 암암리에 퍼져왔다"고 밝혔다.

    해당 노조는 기자나 PD 직군의 사내 기득권 세력이라는 비판을 오랜 기간 받아온 곳입니다. 아직도 해당 노조원들은 보도국을 비롯, 각 부서에서 중요 요직을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노조원 일부가 소수자나 피해자인 듯 목소리를 높이며 정작 일터에서는 다른 구성원들에 대한 차별적 행태를 이어가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만일 해당 노조가 차별적인 문화를 조장하거나 묵인했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라는 판단입니다.


  • 이 관계자는 "다행히 상암 MBC시대가 열리고 새로운 조직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해당 노조가 씨앗을 뿌린 부정적인 차별 문화가 상당히 사라졌었는데, 요즘 또 다시 선후배 동료들에게 인사하지 않는 문화가 고개를 들고 있다"며 "이것이 사장 선임을 앞둔 탓이거나 정치권에 부는 대선 바람 탓이라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한탄했다.

    이 관계자는 "각종 견해나 소속 조직 유무에 따라 한 공간에서 일하는 동료들에게 어떤 방식이든 차별적인 행태를 조직 구성원들이 의도적으로 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만약 특정 노조 소속이나 공채 출신만을 MBC 금수저로 대접하고, 이와 다른 이들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문화가 해당 노조 속에 자리 잡고 있다면 MBC 전체로 볼 때 '암(癌) 덩어리'일 수밖에 없다"고 날을 세웠다.

    타 노조원들의 이런 시대착오적 행태에 대해 우려를 금치 못하며 또 다시 고개를 든 '인사하지 않기'라는 차별적 행동이 일부 개인의 판단이 아닌 정치 파업 등을 염두에 둔 암묵적인 움직임은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열심히 인사를 하다가 갑자기 불현듯 인사를 하지 않는 모습에서 동료로 일하는 상당 수 MBC구성원들은 당혹스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감정을 건드려 조직 안에서 불편한 분위기를 팽배하게하기 위한 것이라면 얼마나 악의적인 행동입니까? 이를 직간접적으로 행하는 이들에게 다시금 자신을 돌아보길 권유합니다.

    끝으로 얼마 전까지 술자리에서 견해는 달라도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인사를 하던 해당 선‧후배 동료들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갑자기 인사 안하기. 누가, 시키는 것입니까?


    한편 MBC노동조합은 지난 단체협약에서 사측과 합의한 대학 '학자금 인상안'은 1노조와 사측의 합의가 완료돼야만 가능한 사안이므로, 더 많은 사원들이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1노조가 속히 단체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1노조는 지난해 10월 MBC노동조합과 사측이 합의한 '대학 학자금 지원 인상안'에 대해 "사내근로복지기금이 미래에 고갈될 수 있어 반대한다"는 내용의 '노보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MBC 측에 따르면 학자금을 학기당 50만원 올릴 경우 발생하는 연간 소요재원은 총 2억 7천만원으로, 근로복지기금 연간지출액의 3% 수준에 불과해 1노조가 주장하는 기금재정 악화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