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시대' 소득 평등도 순위 14위, 다같이 잘살기 시작한 때"
  • 대구 부산간 고속도로 기공식에 참석하여 지시를 내리는 박 대통령 1968.5.11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홈페이지 캡처
    ▲ 대구 부산간 고속도로 기공식에 참석하여 지시를 내리는 박 대통령 1968.5.11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홈페이지 캡처

    박정희 대통령이 이끈 산업화 시대가 없었다면 현재 고임금에 고용의 안정까지 보장받는 대기업 노동조합의 뿌리도 없었다며 노동계가 한국의 산업화 시대를 '노동 착취의 시대'로 치환시켜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같은 주장은 지난 6일 월간조선과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주최로 박정희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박정희 시민강좌'에서 불거졌다.

    이날 '근대화의 국부 박정희를 다시본다'를 주제로 열린 4번째 강연에서 류석춘 연세대 교수는 "현재 고임금에 복지 고용의 안정까지 보장받는 대기업 노동조합의 뿌리는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의 중화학공업 정책에 따른 기능공 양성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민 강좌는 류석춘 교수의 강연(주제 : 박정희 시대의 기능인력 양성 - 노동자들은 정말 착취를 당했나?)을 시작으로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남정욱 대한민국문화예술인 공동대표의 토론으로 이어졌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류석춘 교수는 "오늘날 등장한 노동귀족의 배후에는 노동자를 중산층으로 키워 낸 박정희가 존재한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류 교수는 "우리나라의 노동계에서는 마르크스주의의 선입견을 따라 노동자를 '착취'의 대상으로만 접근해 박정희 대통령이 이끈 산업화 시대가 착취의 시대로 치환되는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류교수는 "박정희가 집권한 초기의 절대빈곤 상황으로부터 시작한 대한민군은 국민 대부분이 '마이카' 그리고 '마이홈'을 누리는 시대를 거쳐 이제는 휴가철이 되면 해외 여행을 가느라 국제공항이 북새통이 되는 국가로 변신했다"며 "만약 사회의 상층 계층만이 특전을 누린 것이라면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류 교수는 한국 노동계가 마르크스주의적 담론에서 벗어나 박정희 대통령이 이끈 경제 부흥기를 제대로 바라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류 교수는 박정희 시대를 통해 노동자들이 상당한 수준의 급여와 혜택을 누리며 중산층에 편입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류 교수는 박정희 대통령이 중화학 공업 노동자를 양성하기 위해 실시한 학교 교육과 직업훈련을 통해 지금의 정규직 숙력 노동자를 길러낼 수 있었다고 봤다.

    류 교수는 "박정희 시대에 양성된 숙련 노동자들이 지금은 노동귀족이라는 호칭까지 얻을 정도로 입금은 물론 복지 수준이 높아졌다"며 "박정희가 이끈 자본주의 시장경제 대한민국은 노동자를 착취하기는 커녕 그들을 중산층으로 육성시키며 국가발전의 핵심 역량으로 키워 냈다"고 강조했다.

    류 교수는 "경제는 생물이다. 매 순간 상황이 변하고 매 순간 경쟁자가 나타난다. 중국과 인도라는 값싸고 거대한 인력을 가진 경쟁국의 등장에 한국은 지금 턱밑까지 물이 찼다. 그럼에도 노조가 쳐놓은 노동시장의 경직성에 발목이 잡혀선 안 된다"며 "노동자를 착취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끊임없이 기업과 갈등하는 강성노조들의 의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기업 노조에 당부하고 싶다. 일자리를 달라는 청년들의 외침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국가의 지원으로 오늘날의 자리까지 왔으니 국가를 위해 보답할 때가 됐다"고 일침을 가했다.


  • 통일벼를 심는 박정희 대통령.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홈페이지 캡처
    ▲ 통일벼를 심는 박정희 대통령.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홈페이지 캡처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박정희 대통령이 주도한 고도성장이 빈익빈부익부의 격차를 만들었다는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갑제 대표는 박정희 시대는 오히려 '고도성장'과 '균형분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던 때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조 대표는 세계은행이 1965~1989년 사이 세계 40개 주요국의 평균 경제 성장률과 소득분배 상황을 조사한 자료를 주요 근거로 내세웠다.

    실제로 세계은행 조사 결과, 한국은 이 기간 중 1인당 소득성장률이 연 4% 이상이고, 소득 분배 지수가 10 이내인 '우량국가'였다. 당시 동(東)아시아에서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 일본, 태국만이 우량국가로 선정됐다.

    조 대표는 "이 자료는 군사정권 때 한국사회의 빈부 차이가 더 커졌다는 소석을 무효화 시키는 통계"라며 "군사정권 때 한국은 국부와 개인소득도 세계에서 가장 크게 늘었을 뿐 아니라 소득 분배도 가장 공평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의 경제 개발은 모든 국민들의 소득이 비교적 골고루 올라가는 경로를 걸었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1975년 세계은행의 조사에서 한국은 전체 조사대상 국가 66개국 중 소득 평등도 순위가 14위, 42개 개발도상국 중에선 6위로 상위권에 해당했다.

    조 대표는 박정희 대통령 개인이 특권을 혐오한 권력자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숱한 기록물들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박충훈 전 국무총리의 회고에 따르면 박정희 대통령은 교복 한번 입어보고 싶다는 여공의 말 한마디에 "공단에서 일하는 아이들이 원한다면 어떤 법을 고치고 또 절차를 바꿔서라도 학교 다니는 아이들과 똑같은 기회를 줄 것"을 명령했다고 한다. 

    1972년 박정희 대통령이 노동청을 방문했을 당시의 속기록에도 박정희 대통령이 노동자를 각별하게 생각한 부분이 등장한다.

    기업주가 종업원들이나 직공들이나 이런 사람을 자기 가족같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일을 시켜야 능률이 오르고 생산이 늘고 이러지. 그런 정신 안 가진 기업체는 나는 절대 성공 못한다고 봐요.

    오늘 기업가들, 기업윤리, 기업정신 경영개선 등 여러가지 구호는 많이 나오고 있는데 그것도 역시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종업원들이나 직공들이 하는 건데, 그 사람들이 자기를 사용하는 고용주가 인간적으로 대우를 해주고, (중략) 그 사람들이 요구하는 것을 다해줄 수는 없겠지만 기업주의 형편으로 할 수 있는 능력 범위 안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성의를 다합니다. 이것으로써 거기 있는 종업원들도 참 이 공장이 내 공장이다. 내 일이다. 그런 생각을 해야 능률이 오르지 않겠습니까?


    남정욱 대한민국 문화예술인 공동대표는 현재의 귀족 노조들은 한국 노동 운동의 시발점이 됐던 전태일의 죽음을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고 일축했다.

    남정욱 교수는 "전태일의 연봉은 당시 우리나라 GDP의 세배쯤 됐다. 쉽게 말해 먹고 살만 했다. 그런데도 그는 분신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통해 근로기준법을 외쳤다. 전태일은 자신의 처지가 아닌 여공들의 참담한 삶에 분노했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여공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싸웠던 전태일의 노동운동과, 자신의 임금 및 복지 개선을 위해 기업들과 투쟁하는 현재의 노동운동은 성격이 다르다"며 "현재의 귀족노동자들처럼 노동자가 노동자를 착취하는 프로세스에서 전태일의 이름이 나와선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