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언론 “삼성, 트럼프 압박에 걸렸다” 부정적 평가…삼성, 10억 달러 투자계획 이미 발표
  • ▲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삼성 관련 글. 액시오스 닷컴의 기사가 링크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쳐
    ▲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삼성 관련 글. 액시오스 닷컴의 기사가 링크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쳐


    지난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한 마디가 주목을 끌고 있다. 트윗 내용은 “감사해요, 삼성! 우리는 삼성을 사랑할 거에요”라고 돼 있다. 트윗에는 ‘액시오스 닷컴’이라는 언론사의 기사가 연결돼 있다.

    기사는 英로이터 통신 보도를 인용한 것으로 “삼성이 미국에 가전제품 공장 건설을 고려  중으로, 월풀과 같은 미국 내 유명가전업체와 손을 잡을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액시오스 닷컴은 “삼성이 미국에 공장을 건설한다고 일자리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겠지만, 미국 내 시장진입이 보다 수월해지는 것은 물론 트럼프 정부로부터도 신뢰를 얻게 될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이익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씨넷, 기즈모도 등 IT전문 매체들 또한 英로이터 통신을 인용, 유사한 내용을 보도했다. 씨넷의 경우 “삼성의 미국 공장 건설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삼성에게 있어 미국 시장은 매우 중요한 곳이므로 실제 투자 계획을 세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씨넷은 삼성전자가 美텍사스州 오스틴에 이미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보유하고 있음을 상기시킨 뒤 “우리는 미국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기 위해 새로운 투자가 필요한지 계속 검토 중”이라는 삼성 관계자의 말을 덧붙였다.

    美IT전문매체들의 보도가 나온 뒤 한국 언론들은 “삼성은 이 같은 보도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부 경제매체는 “트럼프가 트윗을 통해 삼성을 교묘히 압박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언론들은 삼성그룹이 2016년 10월에 이미 오스틴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기 위해 1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美현지에서 밝힌 사실은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이 때문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유세 막판 때나 당선 이후에도 삼성을 향해서는 악담을 퍼붓지 않았다.

    英로이터 통신이나 美IT전문매체들은 삼성의 ‘백색가전 공장’에 주목했지만, 일자리의 질적인 부분에서 접근하면 반도체 공장 증설이 미국인에게 더 도움이 된다.

    사실 트럼프 정부 입장에서는 미국 땅에 노동집약적인 백색가전 공장보다는 고급인력을 더 많이 고용하고 인건비도 높은 반도체 공장과 스마트폰 공장이 생기는 것이 더 이익일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가 북미 지역에서 판매하는 백색가전들은 대부분 인건비가 낮은 멕시코 등 중남미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이 미국 내에 투자계획이 없었다 하더라도 트럼프 정부와 가장 가까워질 수 있는 한국인이 이재용 부회장이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6년 12월 중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세계 주요 IT업체 거물들을 뉴욕 트럼프 타워로 초청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때 이재용 삼성 부회장도 초청을 받았으나 특검의 출국금지 조치 때문에 참석을 못한 바 있다.

    당시 이재용 부회장을 초청한 사람은 이 모임을 기획, 추진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피터 틸' 페이스북 이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