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병사 "세수는 물 데울 수 있는 저녁시간에…아침에는 칫솔질만"
  • 최근 북한 군인들이 난방용 땔감 마련에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국 국경을 침범해 도벌(盜伐)까지 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016년 여름, 함경북도 대홍수 피해현장에 대한 복구 작업이 대대적으로 이뤄졌다는 北'노동신문' 보도 일부로 민둥산(빨간색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北선전매체 홈페이지 캡쳐
    ▲ 최근 북한 군인들이 난방용 땔감 마련에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국 국경을 침범해 도벌(盜伐)까지 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016년 여름, 함경북도 대홍수 피해현장에 대한 복구 작업이 대대적으로 이뤄졌다는 北'노동신문' 보도 일부로 민둥산(빨간색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北선전매체 홈페이지 캡쳐

    최근 북한 군인들이 난방용 땔감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국 국경을 몰래 침범해 도벌(盜伐)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북한 당국이 도벌 행위에 대해 엄벌을 경고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양강도 주둔 제10군단 82연대의 한 중대 병실(兵室, 생활관의 북한식 표현)에 들어가 보았는데 차마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추웠다”면서 “군인들이 생활하는 병실은 저녁에만 난방용으로 땔감을 조금씩 공급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그곳 병사들이) ‘세수는 난방이 공급돼 물을 데울 수 있는 저녁시간에 하고 아침에는 칫솔질만 한다’고 말했다”면서 “땔감은 일주일에 한 번씩 식사당번을 맡는 분대가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난방도 자체적으로 해결해야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군인들은 때때로 땔감 마련을 위해 40리(약 16km) 이상 떨어진 인적 없는 산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특히 밀수꾼들에게 받는 돈으로 일반 병사들에 비해 여유가 있는 국경경비대 군인들도 땔감 구입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현재 동복을 껴입은 채 담요를 덮고 자는 등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러한 상황에서) 땔감을 얻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국경을 넘어 중국 쪽 산에서 통나무를 베어오는 경비대 군인들이 늘고 있다”면서 “‘중국의 산림을 훼손하는 자들은 엄벌할 것’이라는 북한군 총정치국의 경고문만 내려왔지 추위에 떠는 군인들을 구제할 대책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대부분의 산이 민둥산으로 변했다. 2010년 말 기준 북한의 산림 비율은 47.1%로 1990년 681.%에 비해 크게 줄어든 상태다. 이후로도 산림복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산림 황폐화를 문제로 지적하고 나무심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그러나 북한 군인들이 땔감을 구하기 위해 중국 국경을 넘나들고 있다는 소식과 2016년 태풍 ‘라이언록’의 영향으로 큰 홍수 피해를 입은 사례 등을 비춰봤을 때 김정은의 녹화사업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