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도 가세 "朴대통령이 보여준 언행만큼 외설적·혐오스러운 것 또 있나" 조롱
  • 논란을 빚고 있는 작품 '더러운 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곧, 바이전(곧, BYE 展)' 전시됐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논란을 빚고 있는 작품 '더러운 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곧, 바이전(곧, BYE 展)' 전시됐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가재는 게 편이라 했던가. 막말에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울 시사평론가 김용민이 '더러운 잠' 그림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을 두둔하고 나섰다.

    지난 24일 김용민 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표창원은 박근혜가 먹어야 할 욕의 갑절을 먹고 있다. 당연하다. 박근혜보다는 표창원 욕하는 게 훨씬 쉽고 안전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같은날 팟캐스트 '김용민 브리핑'에서도 "예술은 상상의 산물이고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란 맥락에서 해석하면 문제없을텐데"라며 "단순히 누드다, 외설이다 이런식으로 접근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유신정부 시대의 잣대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지난 2012년 4·11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現 민주당)은 후보로 출마했던 김용민 씨의 각종 막말 파문은 야권의 패배를 견인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총선에 이어 그해 있었던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패배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당시 김용민 씨는 인터넷 라디오 방송에서 출산율 대책이라면서 공중파 방송에서 성인영화 방영, 최음제 판매 등을 제안하고 우방국인 미국에 대해 테러를 하자면서 논란을 빚었다.

    그는 "매일 밤 10시부터 불을 키는 X새끼들 헬기로 위에서 다 갈겨. KBS, MBC, SBS 지상파TV는 밤 12시부터 무조건 X영화(성인영화)를 두세시간씩 내보내자"라거나 "전국 쓰레기 매립지에 XXX(자위행위)로 쓴 휴지는 반입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등 입에 담기조차 힘든 다양한 음담패설을 쏟아냈다.

    또한 '테러 대책'이라면서 "미국에 대해서 테러를 하는 거에요. 유영철을 풀어가지고 부시, 럼스펠드, 라이스(전 미국 국무장관)는 아예 강간을 해가지고 죽이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한국이 미국에게 먼저 테러를 하면 반미(反美) 테러단체가 한국은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 나꼼수로 잘 알려진 시사평론가 김용민 씨가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을 두둔하고 나섰다. ⓒ김용민 페이스북
    ▲ 나꼼수로 잘 알려진 시사평론가 김용민 씨가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을 두둔하고 나섰다. ⓒ김용민 페이스북

    민주당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도 질세라 거들고 나섰다.

    김홍걸 위원장은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예술가들의 표현의 자유는 보장해야 한다"라며 "게다가 표창원 의원이 일일이 전시에 나오는 작품을 '검열'할 만큼 한가한 사람도 아닌데 표창원 의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옹호했다.

    김홍걸 위원장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이번 경우보다 훨씬 더 심하게 그를 패러디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언론은 물론 본인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면서 "그동안 박근혜가 보여줬던 언행만큼 외설적이고 혐오스러운 것이 또 있을까"라고 비꼬았다.

    또한 "표현의 자유는 그 사회의 문화적 수준과 성숙도를 보여주는 척도"라며 "어떤 것이 혐오스러운 것인지는 대중들이 보고 판단할 일이고 소수의 사람들이 검열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더러운 잠'이 정치권을 넘어 사회, 네티즌 사이에서도 논란이 되는 등 대중들이 이미 강한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음에도 표창원 의원을 감싸고 나선 셈이다.

    김홍걸 위원장은 특히 새누리당 여성의원들이 표창원 의원에게 항의한 보도에 대해 '예술과 풍자를 현실이라고 착각하는 모자란 사람들'이라고 조롱했다.

    김홍걸 위원장은 "백번 양보해서 작품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그것을 그린 작가에게 먼저 따지지 않고 표창원 의원과 그분의 부인을 공격하고 있으니 정치적인 의도가 보이는 것이고 그들이 조폭만도 못한 집단임을 알 수 있다"고 비난했다.

    이같은 발언에 대해 국민통합위원장이란 직책이 무색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이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새누리당 여성의원들의 주장을 맹비난했다. ⓒ김홍걸 페이스북
    ▲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이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새누리당 여성의원들의 주장을 맹비난했다. ⓒ김홍걸 페이스북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은 표창원 의원을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거리두기에 나섰다. '막말'로 인한 지난 19대 총선과 18대 대선 패배에 대한 학습효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지도부와 달리 민주당 소속 및 지지하는 인사들이 여전히 막말을 쏟아내면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작품은 예술가 자유이고 존중돼야 하지만 그 작품이 국회에서 정치인 주최로 전시된 것은 적절치 않았다"고 자신이 '1호'로 영입했던 표창원 의원을 비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만약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당했을 때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벌거벗겨 풍자 그림을 걸었다면 우리가 가만히 있었겠는가"라고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한편 표창원 의원은 지난 20일부터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곧, 바이전(곧, BYE 展)'이라는 제목의 전시회를 열었다. 여기에는 대통령의 나체가 묘사된 '더러운 잠'이라는 제목의 그림도 전시돼 파문이 일었다. '더러운 잠'은 프랑스 유명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작품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은 여야 가릴 것 없이 "성희롱", "인격모독" 등 강력 반발을 쏟아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한국여성유권자연맹 등 여성계 100여개 단체 회원들도 지난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표창원 의원의 대국민 사죄와 민주당의 의원직 제명을 강하게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