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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갈마 비행장 일대에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히자, 한국 군 당국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해 눈길을 끌었다.美존스 홉킨스大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북한군사전문가 조셉 버뮤데즈 박사가 분석한 자료를 공개했다.
‘38노스’는 “지난 주, 익명의 한국 관리를 인용해 ‘북한이 첫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을 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면서 “한국 관리는 북한이 2가지의 ICBM을 조립 중이며 곧 발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상기시켰다.
조셉 버뮤데즈 박사는 상업용 위성이 찍은 사진을 토대로, 북한군이 원산 인근 갈마비행장에서 2가지의 ICBM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이 지역에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시설로 보이는 물체에 대해 설명했다.
조셉 버뮤데즈 박사가 지적한 시설은 갈마비행장이 있는 반도 동쪽의 해변에 있다. 그는 “북한은 2016년 5월과 6월, 해변가에 가로 24m, 폭 17m의 콘크리트 시설을 만들었다”면서 “이곳은 갈마비행장의 지원시설들을 포함해 탄도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기 위한 건물들과 두 개의 관측소 등이 서 있다”고 지적했다.
조셉 버뮤데즈 박사는 북한이 2016년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0호’ 미사일(일명 무수단 미사일) 발사 시험을 이 지역에서 했던 사실을 지적하고, “북한이 갈마비행장 옆에 탄도미사일 시험시설을 만든 것은 동해와 인접한 바다인데다 비행장을 활용하면, 별도의 레이더 시설을 건설하지 않고도 궤도 추적이 용이하다는 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갈마비행장과 연결된 도로들이 잘 정비돼 있고, 비행장 주변은 다른 나라 국제공항과 달리 주변에 민간인이 별로 없어 2016년 무수단 미사일 발사 실패와 같은 ‘재앙’이 일어났을 때 인명피해가 거의 없다는 점도 ICBM 시험장으로 선택된 이유로 꼽았다.
다만 갈마비행장 주변에 있는 미사일 시험 시설의 규모 등으로 볼 때 ICBM을 시험하려면 이동식 차량발사대(TEL)를 활용할 것으로 추측했다.
조셉 버뮤데즈 박사는 북한이 ICBM 시험을 위해 지난 3개월 동안 갈마비행장 일대 시설을 정비했고, 이를 통해 한 발의 미사일이 아니라 여러 발의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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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버뮤데즈 박사의 이 같은 분석은 24일 국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하지만 한국 군 당국은 이 같은 분석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한국군 합동참모본부는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평안북도 구성시에 있는 방현비행장, 평안남도 숙천 등에서 ICBM 등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고 보고 정찰위성으로 집중 감시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군 합참은 이와 함께 ‘38노스’에서 보도한 조셉 버뮤데즈 박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다”면서 “2016년 해당 지역에서 여러 차례 미사일 발사시험을 했던 만큼 기존 시설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미국의 민간전문가와 한미 정보당국의 분석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정보 접근성’에서의 차이 탓으로 보인다.
한미연합사는 국가정찰국(NRO), 국가지리우주정보국(NGA)과 같은 美정보기관들의 협조를 얻어 북한군 현황을 거의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있다. 이들이 사용하는 첩보위성의 카메라는 상업용 인공위성의 그것과는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의 해상도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