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버뮤데즈 박사 “주변에 민가 없고, 기존 비행장 시설 활용할 수 있어 적합”
  • ▲ 美북한군사전문가 조셉 버뮤데즈 박사는 "북한이 원산 갈마비행장 인근에서 ICBM 발사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 내용을 '38노스'를 통해 지난 2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사진은 北원산 갈마비행장 일대 위성사진. ⓒ美'38노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 美북한군사전문가 조셉 버뮤데즈 박사는 "북한이 원산 갈마비행장 인근에서 ICBM 발사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 내용을 '38노스'를 통해 지난 2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사진은 北원산 갈마비행장 일대 위성사진. ⓒ美'38노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美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갈마 비행장 일대에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히자, 한국 군 당국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해 눈길을 끌었다.

    美존스 홉킨스大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북한군사전문가 조셉 버뮤데즈 박사가 분석한 자료를 공개했다.

    ‘38노스’는 “지난 주, 익명의 한국 관리를 인용해 ‘북한이 첫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을 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면서 “한국 관리는 북한이 2가지의 ICBM을 조립 중이며 곧 발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상기시켰다.

    조셉 버뮤데즈 박사는 상업용 위성이 찍은 사진을 토대로, 북한군이 원산 인근 갈마비행장에서 2가지의 ICBM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이 지역에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시설로 보이는 물체에 대해 설명했다.

    조셉 버뮤데즈 박사가 지적한 시설은 갈마비행장이 있는 반도 동쪽의 해변에 있다. 그는 “북한은 2016년 5월과 6월, 해변가에 가로 24m, 폭 17m의 콘크리트 시설을 만들었다”면서 “이곳은 갈마비행장의 지원시설들을 포함해 탄도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기 위한 건물들과 두 개의 관측소 등이 서 있다”고 지적했다.

    조셉 버뮤데즈 박사는 북한이 2016년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0호’ 미사일(일명 무수단 미사일) 발사 시험을 이 지역에서 했던 사실을 지적하고, “북한이 갈마비행장 옆에 탄도미사일 시험시설을 만든 것은 동해와 인접한 바다인데다 비행장을 활용하면, 별도의 레이더 시설을 건설하지 않고도 궤도 추적이 용이하다는 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갈마비행장과 연결된 도로들이 잘 정비돼 있고, 비행장 주변은 다른 나라 국제공항과 달리 주변에 민간인이 별로 없어 2016년 무수단 미사일 발사 실패와 같은 ‘재앙’이 일어났을 때 인명피해가 거의 없다는 점도 ICBM 시험장으로 선택된 이유로 꼽았다.

    다만 갈마비행장 주변에 있는 미사일 시험 시설의 규모 등으로 볼 때 ICBM을 시험하려면 이동식 차량발사대(TEL)를 활용할 것으로 추측했다.

    조셉 버뮤데즈 박사는 북한이 ICBM 시험을 위해 지난 3개월 동안 갈마비행장 일대 시설을 정비했고, 이를 통해 한 발의 미사일이 아니라 여러 발의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 ▲ 美북한군사전문가 조셉 버뮤데즈 박사는 북한이 갈마비행장 주변에서 ICBM 발사시험을 하기 위해 이런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美'38노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 美북한군사전문가 조셉 버뮤데즈 박사는 북한이 갈마비행장 주변에서 ICBM 발사시험을 하기 위해 이런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美'38노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조셉 버뮤데즈 박사의 이 같은 분석은 24일 국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하지만 한국 군 당국은 이 같은 분석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한국군 합동참모본부는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평안북도 구성시에 있는 방현비행장, 평안남도 숙천 등에서 ICBM 등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고 보고 정찰위성으로 집중 감시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군 합참은 이와 함께 ‘38노스’에서 보도한 조셉 버뮤데즈 박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다”면서 “2016년 해당 지역에서 여러 차례 미사일 발사시험을 했던 만큼 기존 시설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미국의 민간전문가와 한미 정보당국의 분석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정보 접근성’에서의 차이 탓으로 보인다.

    한미연합사는 국가정찰국(NRO), 국가지리우주정보국(NGA)과 같은 美정보기관들의 협조를 얻어 북한군 현황을 거의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있다. 이들이 사용하는 첩보위성의 카메라는 상업용 인공위성의 그것과는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의 해상도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