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인 ‘49호 병원’ 환자로 북새통…마약환자 등 범법자 처벌 피하려 입원
  • 2014년 11월 행적이 밝혀진 일본인 납북자 요코타 메구미 또한 평양의 49호 병원에 '수감'돼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TV조선 당시 보도화면 캡쳐
    ▲ 2014년 11월 행적이 밝혀진 일본인 납북자 요코타 메구미 또한 평양의 49호 병원에 '수감'돼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TV조선 당시 보도화면 캡쳐


    한국 사회에서는 재산분쟁, 가정불화 등의 이유로 정신병원에 ‘강제입원’되는 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이와 반대로 정신병원에 입원하려면 뇌물까지 바쳐야 한다는 소식이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5일, 북한 의사들이 함경북도의 한 정신병원에 가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으며, 이 병원에 입원하려는 환자도 너무 많아 뇌물까지 줘야 입원할 수 있는 지경이라고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북한에서 의사들이 안정적으로 돈벌이를 할 수 있는 곳은 ‘49호 병원’으로, 이곳은 시설을 확장해야 할 정도로 환자들이 넘치고 있다”고 전했다. ‘49호 병원’이란 전문 정신병원을 의미한다. 

    북한은 대외적으로 ‘무상의료제’를 채택하고 있기에 의사들이 큰돈을 벌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무상의료제’가 오래 전에 완전히 무너졌기 때문에 현재는 돈벌이가 되는 병원과 안 되는 병원이 따로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함경북도 청진시 부령구역 사하리에 있는 정신병원에 대해 설명했다. 과거에는 북한 의사들도 배치 받는 것을 꺼려하던 ‘49호 병원’이 달라진 것은 이곳에 입원한 환자들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49호 병원에 입원한 사람들 대부분이 마약사범이거나 범법자들로, 돈 많은 마약중독자들이 북한 사법당국에 적발되면 교화소(교도소)에 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범법자들은 정신병원에 입원하기 위해 의사 등에게 뇌물을 주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49호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의 수입이 크게 늘었다는 뜻이었다. 뇌물을 주고 입원한 범법자들은 병원 측으로부터 괜찮은 대접을 받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진짜 정신질환자는 가족의 요청에 따라 입원은 가능하지만, 뇌물을 주고 입원한 범법자들과는 격리돼 ‘버려진 환자’ 취급을 받는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의 다른 소식통은 “청진 사하리의 ‘49호 병원’뿐만 아니라 북한의 모든 ‘49호 병원’들이 범법자들의 대피소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돈 많은 마약범죄자와 노동당 간부들이 ‘49호 병원’ 측과 결탁해 법의학적 판정을 받은 뒤 처벌을 피하는 곳이 됐다는 설명이었다.

    특히 김정은이 2016년 국가보위성 산하에 만든 ‘612상무’가 북한 전역에 대한 검열을 시작하자 돈 많은 범법자와 노동당 간부들이 처벌을 피하기 위해 ‘49호 병원’으로부터 정신감정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때 정신병의 경중에 따라 처벌이 달라지기 때문에 병원 측에 뇌물을 준다는 설명이었다.

    이 소식통은 “49호 병원에 마약중독자, 범법자가 몰리면서 의사들이 받는 뇌물도 상당하다”며 “최근에는 의사들이 49호 병원에 근무하려 인맥을 동원하고 줄을 대는 이상한 현상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소식통들의 이야기대로라면, 한국의 종북 세력들이 북한을 찬양할 때마다 내세우는 ‘무상의료제’는 사라진 지 오래로 아픈 사람은 제대로 치료받을 수도 없고, 병원은 돈 많은 범죄자를 위한 도피처로 전락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