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승용 "모두 똘똘 뭉쳐 화합해야… 연대·통합 일단 안할 것"지난해 총선 전 내홍과 비슷한듯 달라… 바른정당·반기문 변수
  • ▲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 박주선 부의장, 장병완 의원, 주승용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린 서울시당 대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 박주선 부의장, 장병완 의원, 주승용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린 서울시당 대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국민의당이 '연대론'을 둘러싼 그동안의 내홍을 정리하고 '자강론'으로 뜻을 모았다. 비록 당의 독자행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내려졌지만, 저조한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을 경우 또다시 내홍으로 이어질 여지를 남겼다는 지적이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13일 "지금은 우리 당이 자강을 해야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자기 이름을 내세우기보다는 당을 빛내려는 마음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정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우리 모두가 똘똘 뭉쳐서 화합하고 지지율 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우리 당의 정체성에 동의하는 모든 이들에게 문호를 개방해서 우리 당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경선을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박신당 등 다른 세력과의 연대나 통합은 단호하게 선을 긋겠다"며 그동안 시사했던 비박(非박근혜)계 등 외부세력과의 연대 가능성을 접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앞서 안철수 전 대표에게 '연대론' 등 대선을 앞두고 당의 입장을 정리하기 위한 '끝장토론'을 제안하며 당내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날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과 주승용 원내대표, 안철수 전 대표는 따로 만나 자강론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으로 매듭지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전날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연대나 통합은 일단 하지 않겠다"며 "우리가 제3지대로 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며, 외부에서 대권 꿈을 가지신 분들이 우리 당에 들어와 우리 당의 텐트 안에서 경선을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연대의 수준을 문호를 개방하는 정도로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정운찬 전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이 국민의당에 와서 경선을 치르겠다면 막지 않겠다는 것으로 컨벤션 효과도 볼 수 있으니 '자강론'과 일맥상통한 셈이다.

    이처럼 당의 입장이 '자강론'으로 굳은 것은 최근 1·15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후보자들 모두 안철수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고,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로 기소됐던 박선숙·김수민 의원 등이 무죄판결을 받으면서 분위기가 반전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동시에 잇따른 호재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전 대표와 국민의당 지지율 부진이 이어질 경우 또다시 연대론이 불거질 가능성도 작지 않다.


  • ▲ 지난해 3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문병호 의원이 저녁 서울 마포 당사에서 야권통합 논의를 반대하는 국민의당 예비후보들의 연호를 받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지난해 3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문병호 의원이 저녁 서울 마포 당사에서 야권통합 논의를 반대하는 국민의당 예비후보들의 연호를 받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결국 이번에 연대론을 둘러싼 엇박자는 안철수 전 대표나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지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민주당의 '야권통합' 공세에 당이 흔들렸다면, 이번에는 당 내부에서 먼저 '연대론'을 꺼내들어 내홍의 성격도 다르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국민의당은 그동안 강조해왔던 '새정치'가 무엇인지 그 실체를 보여줘야만이 '자강론'도 유지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한 거대 양당구도의 폐해를 지적할 수 있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바른정당이 출범하면서 '제3당'의 지위마저 위태롭다. 그동안은 제3당이라는 것만으로도 강조할 수 있었던 '새정치'의 이미지도 더는 내세우기 어렵게 됐다. 

    최소한 당이 출범하면서 기치로 걸었던 '안보는 보수·경제는 진보'의 면모라도 확실하게 하지 않으면 안철수 전 대표가 상정했던 문재인 전 대표와의 양자대결에서도 내세울 강점이 없다는 것이다. 

    한편 전날 귀국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향후 정치적 행보 역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동안 반기문 전 총장 영입에 긍정적이던 국민의당은 일단은 유보적인 입장으로 선회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반기문 전 총장이 어떤 정체성을 갖고 있는지 모른다"면서 "출마 의지부터 일단 해야 하고 여당 후보로 나올지 야당 후보로 나올지 입장도 정확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주변에 친이·친박계의 새누리당 전직 의원이나 관료 출신이 많아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는 "반기문 전 총장의 개혁 의지와 주위 사람들의 개혁성에 의구심이 든다"는 안철수 전 대표와 뜻을 함께한 것으로 해석된다.